| 사측 “천막 철거하면 용역들 내 보내겠다”
“화요일 단체 교섭은 꼭 하겠다”던 한올제약이 14일 오후 7시,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직장폐쇄를 진행했다.
현재 66명의 한올제약지회 조합원들은 공장 안에 설치한 농성천막을 지키며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소식을 듣고 대전지역의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달려왔으나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공장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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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을 막고 있는 용역 업체, 이들은 서울에서 내려왔다. |
공장 정문과 후문, 공장 내 각 부서 건물 출입구는 30여명의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서울 지역에서 내려 왔으며, 모든 사안에 대해 사측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11시경, 노조 대표자와 사측 대표자간의 면담이 있었으나 사측은 여전히 “천막을 철거하면 용역업체를 나가게 하겠다”는 입장만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영호 위원장은 “우리보고 천막을 걷으라고 하지만 임금과 근로복지 등 우리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요구안을 먼저 이야기 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며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부분파업 기간에도 회사에 타격을 안 주려고 열심히 일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들 조합원들은 농성 천막을 지키며 용역업체 직원들과 대치중에 있다.
“15일 날짜로 만들어진 문서, 그 자리에서 14일로 고치고 용역 배치”
“말이 좋아 재고 확인, 천막철거가 진짜 목적
소식을 듣고 지역의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대전광역시 대덕구 상서동에 위치한 한올제약에 도착했으나, 이미 정문은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이들은 투쟁조끼나 투쟁머리띠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장장이 회의 중이라서 못 들어간다. 회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며 출입을 막고 있었다.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 한올제약지회 김승겸 조직부장에 의하면, 14일 오후 7시경 사측이 노조로 직장폐쇄를 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와 동시에 공장 내에는 용역업체 직원들이 탄 승합차들이 들어왔다.
김 조직부장이 보여준 공문에는 재고조사가 목적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일시를 15일에서 14일로 급하게 수정한 흔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조직부장은 “15일로 되어 있는 공문을 주길래 우린 안 받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볼펜으로 날짜를 고치고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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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측이 보낸 공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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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측이 보낸 두번째 공문에는 직장폐쇄 이유가 재고조사 때문이라고 쓰여져 있다. |
이보다 앞서 사측이 보낸 또 다른 공문에는 조합원들에게 협조 사항으로 천막 철수를 이야기 했으나 이후 보낸 공문에는 직장폐쇄 이유가 재고확인이 목적이라고 보내왔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은 “사측이 천막을 철거하려는 것을 포장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조직부장에 의하면 “치과를 운영하는 대표이사는 항상 우리에게 ‘내가 이 회사 때려 치워도 1억 이상 번다’며 일상적으로 조합원들을 협박하고 다녔다”고 분개했다. 또한 공장장 역시 일상적으로 조합원들에게 “문을 닫겠다고 협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10% 정도 인원 감축을 하겠다”는 소문을 내 “조합원들을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지난 5월 27일 노조 고문으로 있던 조합원을 서울로 발령전보를 냈고 이에 노조 측은 “단협에 명시된 ‘사전 노조와의 협의’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부당발령임을 주장했다. 그리고 6월 12일 천막농성을 시작했으나 사측은 “오전에는 교섭을 하자고 한 후 점심을 먹고 돌아와서는 노조가 말하는 것은 다 인정 못한다”며 “말 바꾸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어이없는 직장폐쇄, 사측은 우리더러 더 빡쎄게 투쟁하라고 등 떠민 것”
조합원들 역시 갑자기 당한 직장폐쇄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조합원은 “우리는 그래도 교섭을 한다는 말을 믿고 파업기간에도 정시 작업을 했다. 그런데 우리가 퇴근하고 나서 바로 직장폐쇄를 하다니 더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원들 중에는 임산부들도 있는데 용역업체를 부른다는 게 말이 되냐”며 “우리가 원하지 않았지만 사측의 행동으로 인해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합원은 “사측은 여직원들을 각 부서별로 모아서 회유를 하곤 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썼던 방법은 ‘아이도 있는데 집에 안가냐? 남편들은 당신들 말리지 않냐’며 가족까지 들먹이며 조합 탈퇴를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조합원 역시 “낮에 우리가 일을 하고 있을 때 사측은 집으로 편지를 보냈었다. 바로 얼마 전 일인데 자신이 한 일들에 대해선 아무런 이야기도 않고 무조건 노조가 잘못했으니 가족들이 조합 활동을 못하게 막으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이렇게 나온 이상 우리가 얌전히 있어서야 되겠느냐. 더 빡쎄게 투쟁할 것”이라며 “지역 동지들이 연대하고 있는 이상 두려울 것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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