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간간히 비가 뿌려졌다.
오늘부터 사흘간 사회당대전시지부에서 1인시위를 할 예정인데 첫날부터 비가 오다니 왠 불길한 징조런가
정성껏 만들어놓은 피켓을 들고 사무실을 출발했다.
대전역에 도착하니 따사로운 햇살과 약간 차거운 가을 바람이 분다.
날이 좋다.
철도노조에서 피켓과 프랑카드를 들고 나와 나무에 묶기 시작했다. 어제 들은바대로 역시 할아버지들이 와서 줄도 잡아주고 균형이 안맞는다고 훈수도 두고 한참 웅성거렸다. 할아버님들의 도움으로 1인시위 프랑카드는 팽팽하게 잘 걸렸다. 민주노총에서 만든 피켓과 대전노동자운동연대에서 만든 피켓을 바닥에 깔고 사무실에서 만들어간 피켓은 몸에 걸었다. 다른 단위에서 피켓을 만들어 오면 사회당피켓도 바닥에 깔리고 나중에는 공투위 소속 모든 단위의 피켓이 대전역바닥을 뒤덮으리라.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바로 옆에서는 철도노조에서 나와 '민영화 저지! 백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철도노조의 앰프덕에 외롭지 않은 1인 시위를 하게 되었다.
잠시 후 대전노동자연대 김철호대표가 지원차 들렸다. 씩씩하게 유인물을 한다발 들고 출구쪽으로 사라졌다. 출구쪽에서 나오는 사람들 손에는 유인물이 한 장씩 쥐어져 있다. 아직까지 버리는 사람은 없다. 다행이다.
어제 한통계약직 동지들이 국회를 기습타격하였다..
9시 뉴스에 그 생생한 장면이 나왔다. 같이 티비를 보던 사람들 입에서 동시에 앗! 소리가 터져나왔다. 양복을 입은 젊은놈들에 멱살이 잡히고 사지가 몽땅 들려 나오는 장면도 있었다. 국회의사당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됬단다. 신성한? 국회에 이 뭔일이냐고 몇몇 국회의원이 호통치는 장면도 보였다.
제놈들에게는 신성하겠지만 노동자 서민들의 눈에는 도적놈들의 소굴일진데 어찌 신성할 수가 있겠는가. 민심을 외면하고 제놈들 권력싸움에 골몰하는 음모와 협잡의 썩은냄새가 진동하는데 거기에 머리를 조아릴 노동자민중이 어디 있겠는가. 배고픈 서민과 노동자 농민의 살림살이를 편안케 하기는커녕 제놈들 잇속차리는데 혈안이 된 국회가 어찌 민중의 설움을 달래줄수 있을까.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법이 우리 노동자를 해고자로, 비정규직으로 내동댕이 치고 있는데, 국가산업을 민영화해서 돈벌이한다는데 쳐다만 봐도 욕이 튀어나오지 않겠느가.
한국통신계약직 동지들의 국회돌격투쟁은 정부와 국회의 도적놈, 강도짓거리에 대한 노동자들의 피맺힌 울분이자 곧이어 터져나올 거센투쟁을 암시하는 경고였다.
어제의 국회돌격사건 때문인가
사람들의 관심어린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티비 봤는데 그거 맞죠"
"예 그 한국통신계약직 투쟁 맞아요"
1년 넘게 싸우고 있다는 소리에 사람들이 놀란다. 그 쇼킹한 장면이 주는 생생함 속에는 1년 넘게 처절한 투쟁의 절규가 숨어있다는데 놀라는 것이다.
티비뉴스에는 2분정도 방송이 됬지만 공투위의 1인시위는 한달간 계속된다.
그리고 기필코 승리하리라.
○ 한통계약직 노동조합 선봉투쟁 비정규직 철폐하자!
○ 이번에는 국회! 다음에는 청와대다.! 김대중은 각오하라!
○ 비정규직 양산하는 김대중정권 박살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