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또다시 배신과 굴종의 역사를 반복할 수 없다
- '철거민연대 준비위원회' 발족에 부쳐
2002년 7월31일 자칭 철거민들의 생존권과 주거권의 자주적 사수를 위한 "철거민 연대 준비 위원회"가 발족되었다고 한다. 물론 누구나가 개발로 인한 철거민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조직을 결성할 수 있으며, 이는 누구도 가타부타 이의를 제기하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철거민연대(준)의 구성인자들을 보았을 때 철거민 대중, 빈민 대중들은 실로 깊은 우려와 함께 분노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전체 운동진영은 개량과 굴종, 타협의 기류가 상층에 이미 깊이 또아리를 틀고 있으며, 아주 급속도로 대중들 속까지 파고들어 가 끊임없는 후퇴와 절망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 민중들은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조차 아주 철저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박탈당하며 투쟁조차 가로막혀 이곳 저곳에서 피맺힌 생존의 절규만이 메아리치고 있는 실정이다. 수많은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때약볕 아래서도 뜨거운 아스팔트에 앉아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노점상들은 거리정화라는 미명아래 동원된 용역깡패들의 살인적인 단속에 맞선 투쟁을 벌여나가고 있다.
철거민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개선한다는 허울좋은 명목 속에 정작 건설자본의 고이윤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무계획적인 개발사업이 횡행하고, 이 속에서 철거민들은 목숨 건 결사항전을 통해서만 겨우 삶의 터전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투쟁하는 철거민이 철거에서 해방된다'라는 구호는 바로 철거민들이 투쟁 속에서 체득한 원칙인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타협을 조장한다면 당장의 주택문제 역시도 해결치 못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런데 가장 원칙적인 것조차 수행치 않으며, 대중들을 볼모로 개인의 야욕을 채우려는 우리 전체 운동의 암적인, 개량과 기회로 뭉친 이들이 규합한 것이 바로 철거민연대(준)인 것이다. 겉으로는 투쟁! 투쟁!을 끊임없이 외쳐대지만, 뒤로는 적들과의 협상을 알선하는 거간꾼 노릇을 하는 사람, 앞에서는 노동자 민중의 정치를 실현한다고 하지만 정작 부르주아 정치모리배들과 다름없이 개인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하여 안달이 난 사람, 노동자민중의 해방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이를 위한 실천적인 투쟁에 꽁무니를 빼며 도망가는 사람.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 이합집산적으로 모여 결성된 철거민연대(준)는 더 이상 철거민을 비롯한 도시빈민, 전체 노동대중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작태를 중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후 전철연은 철거민운동의 전진을 가로막고, 또다시 배신과 굴종으로 얼룩지는 역사를 반복하는 작태에 대하여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전철연은 앞으로로 빈민해방/노동해방을 위하여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2002년 8월 4일
전국철거민연합 ; 839-5564
*첨부자료 확인 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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