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구몬(antikumon.or.kr)'의 운영자는 지난 4월 24일 공문교육연구원(주)(구몬학습)으로부터 "게시물삭제단행가처분신청'에 관한 내용증명을 받았다. 이는 민사적 손해배상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한 것이며 더 나아가 그 핵심의도는 사이트의 운영을 차단하기 위함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안티구몬의 성립배경과 경과
안티구몬의 성립배경과 경과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구몬교사로 일한 적이 있었고 그 속에서 분노스러울 만큼의 부당함을 느꼈고 그것이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임을 인식하여 부당함의 폐해가 소비자인 학부모를 지나 회원인 학생에게까지 미치고 있음을 지적하며 작은 실천과 작은 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사이트를 생성하게 됐다. 이 후 생업과 기타요인으로 인해 서씨는 간헐적인 사이트 관리에 그치게 되었으나 구몬자본에 상처받고 피해 받은 이들은 줄지 않고 더욱 늘어나 사이트의 운영은 원성과 분노의 목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게시물삭제
구몬학습을 상품으로 판다는 회사는 (주)공문교육연구원으로 빨간펜으로 대표되는 교원아카데미와 교원여행사등을 함께 소유한 교원그룹의 계열사이다. 이들은 안티구몬사이트의 몇몇 게시물들이 위법 내지 허위라 주장하며 이미 형사 고소를 진행시킨바 있고 이것이 검찰로부터 '공소권없음'이라는 결과를 받자 손해배상 운운하며 삭제단행가처분을 해달라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가처분신청의 문제점
인터넷의 범람과 함께 이미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거대 포스코자본에 억눌렸던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저항을 담았던 안티포스코의 대법원 승소판결이 작년 이맘때쯤 있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안티 사이트들과 패러디 사이트들이 크고 작은 공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이런 사이트들이 특히 안티구몬과 같은 사이트가 영리를 목적으로 취한 바도 없고 영리를 취할 이유조차 없음에도 구몬회사가 게시물의 불법운운하는 것은 종국적으로 사이트의 운영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여 말살시키겠다는 의도이며 학습지로 대표되고 있는 특수고용직의 노동운동을 연계고리부터 끊어 놓겠다는 저의가 표현된 것이다.
즉 안티구몬은 단지 구몬의 불법적 부당한 행위의 토로장이 아니라 소위 4대학습지라 명명되는 학습지계의 대기업들에 공통적으로 피해입은 이들의 하소연장이 된 것이다. 나만 멍청해서 나만 당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하는 현재 가장 대중적인 사이트로서 안티구몬이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회사가 가처분신청서에서 막대한 영업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백번양보해도 억지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구몬학습은 안티구몬이 생기고도 2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에 오른 회사이다. 회원도 약120만으로 업계 2위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많은 교사들이 눈물로 이뤘고, 어이없게도 수확물은 교사의 손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대체 무슨 영업방해를 받았다는 것인지...
학습지회사들은 흔히 학습지를 상품으로 판다고 한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학습지회사는 단지 학습지로 이윤을 획득하지 않는다. 요약하면 학습지 회사들은 학습지 교사 자체가 돈벌이가 되는 것이다. 더 많은 교사들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는 교사들의 소외현상을 필연적으로 유발하며 구조 상 피해속출의 교사들은 지금도 앞으로도 부지기수 일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이런 연유로 안티구몬의 게시물들은 다소 감정적일 순 있지만 허위는 없다.
아니 오히려 사이트에 글을 올릴 정도의 사람이면 일선 현장에서 일방적으로 당하진 않는다. 문제는 익명의 글로조차 표현 못하는 주눅 든 사람들이 더 많고 더 어이없는 피해를 많이 본다는 점이다.
회사의 법적조치는 인터넷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업의 유린행위다. 대한민국 사교육의 한 획을 지고 있는 교육전문 회사라는 자부심을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회사라면, 아픈 소리에 보복을 생각하기 보단 생산의 주체들과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겸허하게 반성하는 좀더 성숙한 모습이 있어야 한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구몬지부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구몬자본은 학습지노동자들의 입과 귀를 막는 게시물삭제단행가처분신청을 즉각 철회하라!
구몬자본은 일선교사들의 상시적 피해사례를 즉각 수집, 현실을 인정하고 시정하라!
구몬자본은 구몬교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