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주택공사는 용두동 주민의 정주권을 보장하라.
'도시저소득 주민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임시조치법'의 목적은 해당지구 주민이 그 지역에 재정착할 수 있는 정주권을 보장하는 가운데 도시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다. 그러나 대전시 중구청과 주택공사 대전충남지사는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주민보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주민의 알권리를 전혀 보장하지 않고, 구청장이 임명한 추진위원을 바람잡이로 내세우고 용역을 시켜 설문지형식을 통하여 주민 대부분이 동의한 것처럼 조작하여, 사업지구지정을 받고, 형식적인 공람기간과 설명회를 거쳐 주민들을 그 지역에서 몰아내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조선 백성들의 토지를 빼앗기 위해 일제시대 동양척식회사가 사용하던 토지조사사업에서 유래한 기만적 행정과, 군사정권 당시 용역깡패를 고용하여 무자비하게 주민을 내몰고 엄청난 개발이익을 챙겨 군사정권을 먹여 살리던 악한 개발독재의 관행으로서, 민간정부가 들어선 지금까지도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주택공사는 국민의 권리를 짓밟고 재산과 이익을 수탈함으로써 공기업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짓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저항하는 용두동 주민 230세대(전체세대 774세대 중 세입자 394세대를 제외한 토지 및 가옥소유자 450세대 중 51%)으로 조직된 용두동 주민대책위원회(대표 조야연, 구속)를 해체하기 위하여 행정력은 물론 경찰과 검찰 등의 공권력을 총동원하여 2차에 걸친 강제철거와 주민탄압으로 많은 주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떠날 수밖에 없었고, 7월 18일 용역깡패를 동원한 폭력적 강제철거 후 남은 42세대가 지금까지 100일이 넘도록 중구청 앞에서 항의집회와 목숨을 건 노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자신의 정주권을 보장받기 위하여 토지보상 대신 자신이 살고 있던 건평만큼의 아파트를 특별공급하고, 추가로 원하는 아파트 평수만큼 건설원가로 보장하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요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공사측은 주민들의 투쟁에 의하여 양보한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이유로 전혀 수용하지 않았고, 강제철거에 의한 가구훼손과 생업손실에 대하여 배상하라는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도 철저히 묵살해왔다. 게다가 주민들에 대한 용역깡패의 폭력행위와 경찰의 직무유기, 주택공사 직원의 공작과 위증에 의한 주민대표와 고엽제 피해자인 정진용씨의 구속 등 대하여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요구에 대하여 공정해야 할 사법기관 역시 수사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않고 있다.
한편, 주택공사측은 주민들이 입주시기까지 거주할 용두동 내의 가수용단지에 대하여 법이 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기피하다가 주민의 요구에 밀려 억지로 수용하겠다고 약속하고서도, 여러 가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42세대 중 14세대를 비해당자로 규정함으로써 단결된 주민들을 갈라놓으려 하였으나 주민들의 반발을 사서 결국 협상은 평행선을 긋고 있다. 심지어 주택공사는 가수용단지가 세워질 때까지 한 달 정도 머무를 임시수용시설로써 포로수용소 같은 컨테이너박스 3개를 세워 놓고서 그곳에 주민들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속한 가수용단지 공사조차도 전혀 진행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주택공사는 용두동주민들의 끈질긴 저항의 결과 억울한 주민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대전시에 의하여 내려진 100% 주민동의 원칙과, 건설교통부에 의해 내려진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주민에 대한 현물보상원칙이 용두동 주민의 요구수준과 다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기 위하여 용두동 주민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파렴치한 작태를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경찰은 용두동 주민들의 끈질긴 집회와 시위, 그리고 노숙을 차단하기 위하여 중구청 앞을 비롯한 집회 가능지역에 대하여 일부 유령단체를 종용하여 11월부터 1년간 위장집회신고를 하게 함으로써 주민들이 아무런 집회를 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봉쇄하였다. 그리고 주민들의 가두시위에 대하여 경찰 측이 만든 내규를 내세워 엄격하게 규제함으로써 가두시위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여, 결국 집회 및 시위를 통하여 자신의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이제 용두동 주민들의 처절한 저항 1년 8개월, 목숨을 건 노숙 100일을 넘기면서, 연로한 주민들의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지 않고 버티고 있는 중구청과 주택공사 측에 성실한 대화를 통하여 사태를 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우리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다시 밝힌다.
1. 사법기관은 주택공사측의 주민와해 공작과 위증으로 억울하게 구속된 조야연 대표와 정진용씨를 즉각 석방하라.
2. 사법기관은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주민와해공작을 자행하고, 법정에서 위증을 한 주택 공사와 중구청 책임자를 구속하라.
3. 중구청과 주택공사는 주민들의 정주권을 보장하여야 할 법의 정신에 따라 주민들이 요구한 현물보상을 실시하고, 강제철거에 의한 주민의 피해를 즉각 배상하라.
4. 대전시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개발사업과정에서 주민의 동의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주민 알권리보장 조례를 제정하고, 용두동사태를 나서서 속히 해결하라.
5. 청와대와 민주당은 주택공사의 악한 관행에 의한 과오를 인정하고, 주택공사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기업으로 철저히 개혁하라.
2002년 10월 30일
대 전 지 역 철 거 민 공 동 대 책 위 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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