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에 동료 수십명과 함께 짤렸다.
하늘이 노랬다.
온 세상이 비웃고 있는것 같았다.
평소 아니하던 부부 싸움도 가끔씩 했다.
그러나 아내는 잘 참아 주었다.
짤리고나서 다른 해고자와 함께 산이나 바다에 가기도 했지만 몸은 추었고
마음은 편하지 아니했다.
일자리를 알아보기 이직장 저직장 다녀 보았다.
결과는 허탕이었다.
그후 마음을 잡기위해 책을 보았다.
졸업후 1차에 합격한것도 잘되지 아니했다.
처음엔 한,두장 보다가 공원에 가서 울었다.
마음을 잡고 몇장 넘기다가 또 울었다.
짤린것이 억울해서가 아니라 우리노동자 신세가 비참해서 울었다.
싸움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느사업소에서 누가 짤렸는지도 잘모르고
우린 그렇게 직장을 나와야만 했다.
1년동안 회사에서 계약직 1명만 뽑았다고 했다.
해고되는 과정에서 노조지도부를 원망 하기도 한것은 사실이었다.
투쟁의지가 약하거나 전술상에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일이 잘 풀리지
아니했기 때문이다.
지난지방선거에서 모후보를 도와 성과(?)가 있었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 왔다. 부족 하지만 알고있던 민주노동당 지구당에
가서 나름대로 도왔다.
해고될때 동료들이 모아준 돈으로 목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재취업이 안될 때에는 조그마한 가게를 내기 위해서이다.
더러운 세상! 악락한 두산! 당신이 가시면 누가 바꾸겠읍니까?
동지! 다시 살아서 돌아오세요!
동지여! 혹시 노조간부로서 우리 해고자에게 대한 책임감이 무거웠다면
다시 살아서 돌아오세요!
이제 우리 노동자는 한,두번의 해고에 의기 소침해지지 않도록
하겠읍니다.
동지여! 혹시 우리가 동지의 지도에 무기력 했다면
다시 살아서 돌아오세요!
앞으로는 잘 따르겠읍니다.
열사여! 혹시 법원의 가압류,선고, 권력의 억압이 너무 무거웠다면
다시 살아서 돌아오세요!
이제 우리노동자가 정치적으로 단결된 힘이 커져 역사의 주인으로 나서고
있지 않읍니까?
동지! 다시 살아서 돌아오세요!
동지여! 다시 살아서 돌아오세요!
열사여! 다시 살아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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