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미 제국주의의 압력에 굴복한 국회는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전민중의 투쟁으로 파병결정 철회하자!
- 미 제국주의의 압력에 굴복한 국회는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결국 일은 벌어졌다. 국회는 마침내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전쟁 파병에 손을 들어 주고 말았다.
정부 원안에 대해 찬성 179표, 반대 68표, 기권 9표로 통과되었다. 이 숫자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한다는 의회에서 한국이 이라크 침공의 전범인 미국에 전쟁공범이 될 것을 결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서 한국의 행정부와 입법부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
이제 전 세계 노동자 민중의,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의 반발과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노무현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통해 개인적인 정치역정을 토로하면서 '전쟁을 막아야 할 책임'을 들먹였다. 노무현대통령은 "명분을 앞세워 한미관계를 갈등관계로 몰아가는 것보다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국회는 찬반토론이라는 요식 절차를 거쳐 '파병'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노무현대통령의 국회 연설과 '파병' 결정은 지배계급 내부의 균열을 한시적으로 봉합한 것에
불과하다. 지난 대선에서 권력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분파간 격돌로 인한 지배계급 내부의 대립은 지금까지 그 긴장 정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병을 둘러싼 대립 구도는 지배계급 내부의 균열을 심화 확대시켰다. 지배계급은 초국적자본과 미 제국주의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이해에 따른 이라크 침공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결정히지 못한 채 혼란과 동요를 거듭하였다. 국회동의안 결정을 두 번이나 미룬 것은 사안의 중대성에 따른 심사숙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지배계급 내부의 극심한 혼란과 동요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지배계급의 '파병' 결정을 둘러싼 혼란과 동요의 본질은 인륜적, 도덕적인 문제 또는 명분과 실리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계급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위기관리상의 누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파병 결정은 이 위기를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다. 이 위기 무마 과정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데올로기를 동반하고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가 없어야 투자자들이 몰리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 수 있다는 주장을 잇따라 펼치고 있다.
냉전 질서가 붕괴된 이후 세계 초국적자본의 이윤 확보를 위한 대결 대립과 세계 질서에 대한 미제국주의의 패권전략은 지구촌 곳곳의 분쟁과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 대립과 전쟁의 원인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자본의 축적 위기에 있다. 자본의 지구화와 금융의 세계화는 막바지에 몰린 축적 위기의 왜곡된 형상에 불과하다. 자본의 축적 위기는 제국주의 지배질서의 위기에 다름 아니다. 이라크 침공은 제국주의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위기 해결을 위한 극약 처방인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인륜과 역사와 생명의 존엄조차 말살하는 살육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보여지듯 전쟁과 살육을 동반한 초국적자본과 제국주의의 본질과 속성상 도덕적 기준과 정치적 협상으로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다. 결국 한국 정부의 '파병' 결정은 국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초국적자본의 세계화 흐름과 미 제국주의 헤게모니 강화에 조응하는 것으로 자본주의 착취 수탈 체제로 깊숙이 개입하기 위한 조치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노무현정권이 말하는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평화 정책의 요지, 이른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실현은 한국 자본의 축적 위기의 변형된 구상에 불과한 것으로 국익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파병 결정과 의회의 승인은 미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을 용인하는 것이자 전쟁 공범임을 자청하는 것이다. 이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자유를 깨뜨리는 반역사적 결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를 요구하는 것은 더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 파병 결정은 전쟁 지원이라는 반인륜적이고 반도덕적인 차원의 문제를 넘어 전후 형성될 초국적자본 및 제국주의 헤게모니 구축 과정에 깊숙이 포섭되는 것인 바 이후 노동자 민중의 생존의 근저를 위협할 전주곡이다. 이제 노무현정권의 파병 결정을 즉각 철회시키고 파병을 저지하기 위한 전민중적인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파병 결정 철회'와 '파병 저지' 투쟁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봉합된 지배계급 내부의 혼란과 갈등을 터뜨려 냄으로써 신자유주의 지배세력의 반노동자성, 반민중성을 폭로해 나가야 한다. 또한 파병 결정이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위기 해결과 평화를 가져온다는 논리가 한국 자본의 축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위장된 허구의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노동자 민중 스스로 각인해 나가야 한다.
정세는 매우 엄중하다. 이제 우리는 노무현정권과 국회의 미 제국주의의 이라크 침공을 지원하는 '파병' 결정을 온 몸으로 거부하며, 노동자 민중과 함께 '파병 결정 철회'와 '파병 저지'를 위한 전민중적인 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다짐한다.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함께 이 땅의 노동자 민중과 전면적인 반전 투쟁을 벌임으로써 초국적자본의 세계화 공세와 미제국주의의 헤게모니 구축을 저지하는 투쟁에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이 임해나갈 것이다.
2003년 4월 2일
노동자의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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