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선 투쟁에서 전국회의등 ‘자주파’의 과오는 엄중하다 >
먼저 글쓴이 역시 소위 ‘자주파’ 이고, 전국회의성원임을 밝힌다.
이번 대선 후보 결정에서 전국회의는 권영길 후보를 선택했다. 권영길 후보가 심상정 후보나 노회찬 후보보다 민족의 통일과 반미 투쟁에 좀더 적극적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국회의에서 권영길 후보를 선택한 것은 남쪽의 운동 전반을 분열로 몰아가는 엄중한 결과를 가져왔다.
사실 심상정 후보나 노회찬 후보나 권영길 후보나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을 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보다 솔직히 말하면 FTA 반대 토론등을 통해 심상정 의원의 능력은 일반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또한 노회찬 의원 역시 핵심을 찌르는 논리와 통쾌한 비유등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권영길 의원은 담당 분과가 통일분과여서 그런지 그렇게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대선 후보 선출에서 소위 ‘자주파’로 불리는 민주노동자 전국회의는 심상정 의원은 소위 ‘평등파’이고, 노회찬 의원 역시 비슷한 사상 경향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여 결국 권영길 의원을 후보로 결정하였던 것인데, 결국 대선이 패배하자 소위 ‘평등파’ 일부 동지들은 권영길 후보를 지지했던 전국회의등을 향해 ‘종북주의’,‘친북주의’, ‘김일성주의’ 때문에 패배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물론 심상정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이 대선 후보로 나섰다 한들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 남쪽의 유권자들이 7,80년대의 ‘빨갱이 소동’ 때문에 의식이 혼돈을 가져올 만큼 여전히 어리석지는 않다고 본다,
문제는 심상정 의원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지 않음으로 인해 우리 운동 대오의 분열을 가속화 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글쓴이는 소위 ‘자주파’는 진정으로 ‘종북주의’도 ‘친북주의’도 아니라고 본다. 어떤 이는 아예 ‘김일성주의자’가 민주노동당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던데 이는 진정으로 김일성주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무식의 소치에서 나온 말이다. 물론 글쓴이도 잘모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극단적으로 말하면 소위 ‘평등파’일부 동지들이 말하는 것처럼 소위 ‘자주파’ 동지들은 ‘김일성주의자’라는 말조차 붙일만한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통일뉴스에 올라오는 김일성주석의 회고록에 관한 글을 읽어보면, 김일성 주석이 항일무장투쟁할 당시의 행적이 나오는데, 당시 반일 무장부대 중에서는 민족주의자이면서 골수 반공주의자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들은 김일성 주석이 이끄는 항일무장대오를 습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한다. 이에 대해 격분한 김일성 주석의 부하 간부들은 이들을 무장으로 소멸하자고 주장했는데, 이때 김일성 주석은 자기 한몸이 죽음을 각오하고 반일 민족주의자 지도자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해서 결국은 반일 무장투쟁에서 연합전선에 참여토록 했다고 한다.
나는 요즘 대선 패배를 둘러싸고 ‘종북주의’등등의 말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제대로 ‘종북주의’를 했으면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다수의 자기 부하들을 잔혹하게 죽이기까지한 골수 반공 반일 민족주의자까지도 용서하고 그들을 설득해서 반일투쟁에 합류하도록 한 김일성 주석의 발끝이라도 따라갔다면 이번 대선에서 이런 패배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심상정 의원이면 어떻고, 노회찬 의원이면 어떤가? 그 동지들도 양극화에 처절하게 저항하고 몸부림치고 있는 이땅의 서민들의 눈물을 씻어주기위해 누구보다고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동지들 아닌가?
그들이 조국통일문제에 대해 설혹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모두 같이 힘을 합쳐 헤쳐 나가야할 문제 아닌가?
만약 진정으로 위 통일뉴스의 기사에서 실린 것처럼 김일성 주석의 사상에 충실한 사람들이었다면 이번 대선에서 권영길 의원을 후보로 선택하는 어리석음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별 차이도 없었던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 후보들을 자신들의 잣대로 재단해서 ‘심상정, 노회찬은 안된다’는 결정을 한 소위 ‘자주파’ 일부 동지들야말로 역으로 반북주의자이고 반김일성주의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될 수 없고, 지나간 역사를 되돌려서 가정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지만, 만일 이번 대선에서 전국회의등 소위 ‘자주파’의 일부 지도부 동지들이 통크게 결심해서 심상정, 노회찬 의원을 지지했다면 우리 남쪽의 운동은 적어도 10년이상은 발전했을 것이다. 안타까운 심정이다.
07년 북의 신년공동사설이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소위 자주파들은 최소한 이것조차 뇌리 속에 없었고, 오로지 나와 친한 ‘우리편’을 대장으로 내세우려는 편협한 생각 때문에 운동에 엄중한 난관을 조성한 것이다. 그런판국에 무슨 ‘종북’이니,‘친북’이니 할 것인가?
이러할진대 ‘자주파’와 ‘평등파’가 무엇이 다른가?
‘자주파’는 민족자주를 중시해서 반미가 중심이어야한다고 주장하고, ‘평등파’는 노동해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노동자계급투쟁이 중심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 남한의 민중들은 반미투쟁도 해야하고, 계급투쟁도 해야한다. 뭐가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가? 단지, 서로 강조점이 다르다고 느낄뿐이다. 더욱이 97년 IMF 이후부터는 신자유주의가 우리 민중의 목을 휘감아 질식하기 일보 직전인데, 신자유주의의 원흉은 미국이라것은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자주냐 평등이냐에 관한 이념 논쟁은 이젠 끝나간다고 본다. 이런 판국에 ‘평등’을 주장하는 후보라고 능력이 있어도 배척하는 행위는 치졸한 자리다툼으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1월1일자 한겨례 신문 보도에 의하면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무려 15%가 감소했다고 한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는 자들이 노다지 싸움박질이나 하고,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나 떠들고 하는데 어찌 국민들이 지지하겠는가?
소위 ‘자주파’동지들은 ‘평등파’의 일부 동지들이 ‘종북주의’라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아니라’고 변명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으로 그대들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사상을 제대로실천하지 못한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시작해야한다. 어디서부터? ‘자주파’든 ‘평등파’든 서로가 모두 자기가 대장이 되려고 하는 ‘종파’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다시 내려가야한다. 어디로? 대중들이 있는 현장으로!
이번 대선 투쟁의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현장 노동자들(농민, 서민모두 포함)을 내내 방치하고 있다가 선거철이 되니까 표를 구걸하는 ‘선거메뚜기’였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바보인가? 대중들은 ‘선거메뚜기’들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그들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는 그런 ‘친구’나 ‘동생’이나 ‘형’을 원한다.
지금까지 민주노총의 대부분의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을 보면 제대로된 ‘교육’한번 하고 있는 노동조합이 없다. 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분임토의등과 같은 일상활동은 80년대의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해답은 간단하다.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교육’과 ‘분임토의’내지는 ‘간담회’ 이것이 모든 활동의 기초이다.
이것을 하지않고서는 우리 운동이 한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
그리고 지도부에서는 현장 조합원들이나 일반 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의 조직과 선전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한다.
얼마전 호주 좌파 정부를 탄생시킨 호주 노총의 사례는 매우 시사적이다. 호주 노총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조합원들로부터 200억의 기금을 모아 100억이상을 TV 선전에 활용했으며, 선거 1년 반전부터 활동가들이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일일이 직접 비정규직 문제를 선전, 조직하였다고 한다.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돈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뛰자. 우리의 현실에 맞게 어쨓든 대중속으로 들어가는 창조적인 방법을 모색하여 시작하는 길만이 승리로 한걸음씩 전진하는 길일 것이다.
맨날 길거리에서 ‘반미’ 열 번 외치는 것보다도 비정규 노동자 한사람을 만나 비정규노동자가 살길은 ‘반미’밖에 없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계급의 해방’ 열 번 외치는 것보다 식당이 없어서 눈비 맞으면서 차가운 도시락을 까먹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 한명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화하여 투쟁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