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선거운동을 시작한 후 처음 맞이하는 일요일입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나 노동조합이 쉬는 관계로 현장방문은 하지 못하고 선본사무실에서 간만에 동지들과 만나 지난 일주일을 평가하고 다음 주 계획에 대해 토론 하였습니다.
저는 중앙선관위에서 제작한 제6기 임원선거 정책자료집을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상대후보는 물론이고 부위원장으로 출마하신 모든 동지들의 한결같은 민주노총에 대한 사랑과 투쟁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호와 소속은 다를지 몰라도 우리 모두는 ‘민주노총파’ 입니다.
공약의 대부분은 어디를 ‘혁신’할 것인가? 어떻게 ‘단결’할 것인가? 그래서 그 힘을 바탕으로 ‘투쟁’하여 ‘승리’할 것인가? 로 맞추어져 있습니다. 결코 다를 수 없으며 오히려 각 선본의 지혜를 모아야 할 부분입니다.
다만 허영구 후보님의 공약에서 우리와 견해를 달리 하는 부분은 ‘사문화된 배타적 지지방침 철회와 폭력적 진보정당 통합사업 중단’입니다. 주장의 배경에는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과 분당되었고 사회당이나 사노련 등 다른 진보정당들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조합원들이 어떤 진보정당이나 자유롭게 지지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동자 정치운동의 확산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저는 먼저 배타적 지지방침이 사문화되었다면 사문화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일을 풀어나가는 순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러한 사업방식은 비단 여기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입니다. 진단이 잘못되었는데 정확한 처방이 나올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 패배와 연 이은 소위 ‘종북주의 논란’으로 촉발된 민주노동당의 분당원인을 제거하여 진보정당의 통합을 성사시키는 것이 ‘사문화된’ 배타적지지 방침을 ‘소생’시키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종북주의 논란은 진보운동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1의 가치로 삼는 우리가 상대의 사상에 대해서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을 떠나서- 낙인을 찍는 것만큼 무서운 일이 있을까?
그러나 저는 다수파의 패권적 운영에 대한 소수파의 문제제기는 충분히 가능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수파의 입장에서는 ‘너희들도 열심히 해서 다수파가 되면 되지 다수파라는 것 자체가 모든 일의 책임을 질 이유는 없는 것 아니냐’ 라고 억울해 하실지 모르겠습니다.하지만 다수파이기 때문에 때로는 억울한 것이지요. 억울해도 다수파니까 다수파다운 ‘품’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수파의 패권주의는 소수파의 분파주의만큼 위험한 것입니다.
두 번째 폭력적 통합중단과 관련하여서는 현재 존재하는 진보정당의 성격에 대해서 분명히 해야 오해가 없을 듯합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대중적 진보정당’을 지향하고 있고 정강정책이 유럽의 우파정권보다 더 오른 쪽인 것이 현재 두 당의 정치적 위치입니다. 국보법이 존재하는 척박한 현실에서 우리는 그것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편 사회당이나 사노련이 추진하는 정당은 제가 잘 모르기도 하지만 대중적 진보정당보다는 변혁적 전위정당으로 이해가 되며 정당의 기본성격이 다른 것들을 인위적으로 통합시킬 하등의 이유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주장하는 진보정당 통합은 대중적 진보정당을 추구하는 두 당이 통합으로 반MB전선의 확대와 당면한 지방선거 승리를 염원하는 조합원 ‘대중’들의 요구를 거부해서는 ‘대중정당’이 아니라는 명백한 사실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성격이 맞지 않는 것끼리 통합할 이유도 없고, 되지도 않는 것임으로 저는 결코 ‘폭력적’ 통합사업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오직 ‘대중적’ 통합사업을 힘 있게 진행시켜 나갈 것입니다.
MB정권하에서 고통 받는 민중들을 생각할 때, 그리고 사실상 모든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 일당독재의 정세의 엄중함을 볼 때 공동의 적 앞에서 사소한 차이로 분열하는 것 보다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요? 대중들은 이미 지방선거승리의 해법을 알고 있는데 우리만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해온 낡은 관성일 뿐입니다.
이번 지방선거 전에 반드시 분열된 두 당이 통합해야 하는 이유는 의석 몇 개 더 얻고자 함이 아니라 ‘단결하여 투쟁하니 승리하는구나!’ 라고 하는 만고의 진리를 현장 조합원들과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혁신하니 진보진영이 단결하고 민중들과 투쟁하니 명박산성 별거 아니구나!’ 라고 하는 자신감. 잃을 것은 무기력과 고립이요. 얻는 것은 민중들의 신뢰와 자신감! 이것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제가 동지들께 제안하는 희망메세지입니다.
[김영훈 후보의 개인 블로그] 꿈꾸는 기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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