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명 서
서울지노위는 부당한 행정지도 결정을 철회해야한다.
서울일반노조의 노동쟁의조정신청에 대한 서울지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자의적인 법 해석을 통해 노동자들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1.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한화개발(주)”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2004부해520)에서 한화개발의 사업은 “호텔사업부문과 외식사업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는 바, 이 두 사업부문은 인사, 회계, 임금체계 등이 분리되어 있는 등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또한 호텔 사업부문에는 노동조합(서울프라자호텔노조)이 결성되어 있으나 외식사업부문에는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지 않아 임금교섭 등도 별도로 분리하여 진행해” 왔음이 사실이라고 판단한 뒤 이를 토대로,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에 반하게도 노조가 아니라 외식사업부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대표가 동의해준 정리해고는 정당하다는 판단을 행한 바 있다.
2. 위 사건과 동일한 회사에 근무하던 한화개발 노동자 수 명이 지난 2004년 5월 3일 “서울지역일반노조”에 가입하였고, 한화개발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한 바 있다. 다섯 차례의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한화개발은 서울지역일반노조가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교섭을 거부하였고, 서울일반노조는 더 이상 자주적인 교섭을 통한 타결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 하에 서울지노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서울지노위는 2005년 10월 4일 노동쟁의조정회의 결정서(2005조정118)에서 “한화개발 호텔사업부에 설립된 서울프라자호텔노동조합의... 가입범위는... 외식사업부 소속 근로자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도 외식사업부 소속 근로자들이 (처음부터) 서울프라자호텔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에서 배제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하면서, 지난 해 부당해고 구제신청사건에서는 명백하게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던 스스로의 결정에도 모순․배치되는 억지 논리를 들며 서울지역일반노조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설립을 금지하고 있는 복수노조에 해당되므로 한화개발에 대한 적법한 단체교섭 요구권이 없다는 결정을 행하였다.
3. 서울지노위는 준사법기구로서, 노동관계에서 발생하는 노사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정․판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행정기관이다. 그런데 하나의 사업장에 관련된 같은 사안에 있어,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는 사용자의 의견을 전폭 수용하여 노조가 없으므로 정리해고절차에 하자가 없어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판정을 행하고,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에서는 또한 사용자의 의견을 전폭 수용하여 이미 기존 노조가 있으므로 복수노조가 인정되어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권이 인정된다는 모순된 판단을 행하였는 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서울지노위 스스로가 사실로 인정한 내용을 동일한 내용의 다른 사건에서 부정해버리면서 일관되게 사용자에게 유리한 판단만을 행한다면 어떻게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심판기관으로서의 자격이 있다 할 수 있겠는가. 이번 서울지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은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며 노동위원회의 존립취지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4.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기업별 노조인 서울프라자호텔노조와 초기업단위 노조인 서울지역일반노조는 애초부터 이른바 복수노조에 해당될 여지가 전혀 없다라는 사실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자유로운 노조설립을 원칙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다만 부칙을 통해 한시적으로 기업별 복수노조의 설립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법원은 복수노조 설립금지규정은 실질적으로 조직대상이 중복되지 않는 경우(가입대상범위가 다른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나아가 기업별 복수노조 설립을 금지하는 내용이므로 기존 노조가 초기업단위 노조의 지부 또는 분회에 불과한 경우의 새로운 기업별 노조 설립이나 기존에 기업별 노조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이 초기업단위 노조에 가입하여 해당 기업에 초기업단위 노조의 지부 또는 분회에 불과한 산하기구가 설치되는 것은 노조법 부칙에서 금지하고 있는 복수노조의 설립이 아니라는 판단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2004.7.22, 대법 2004다24854 등 다수)
따라서 이 사건처럼 한화개발이 하나의 법인이지만 호텔사업부와 외식사업부로 독립된 두 개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며, 서울프라자호텔노조가 기업별 노조이면서 호텔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서울지역일반노조가 초기업단위인 지역․일반노조일 뿐만 아니라 외식사업부 노동자들만이 이에 가입되어 있으며, 서울지역일반노조의 한화개발 외식사업부분회가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능력이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법 부칙을 들어 서울지역일반노조가 노조법상 한화개발에 대한 적법한 단체교섭권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서울지노위의 이번 결정은 명백히 위법하다.
5. 따라서, 노조법의 취지와 내용 및 법원 판결들을 무시하고 서울지노위가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하여 이른바 복수노조라고 인정한 이번 서울지역일반노조에 대한 행정지도 결정은 명백히 위법․부당할 뿐만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노동삼권을 매우 부당하게 침해하는 심각한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우리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은, 서울지노위가 헌법과 노조법의 취지와 내용 및 대법원의 판결에 맞게, 아울러 노사간의 이익 및 권리분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정․판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신의 존립 위상을 되찾아, 서울지역일반노조에 대하여 행한 이번 행정지도 결정을 조속히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2005년 10월 6일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은 민주노총 및 노동․사회단체에 소속된 노무사들과 노동자 권익구제사건만을 전담하는 노무법인(노무사사무소) 소속 노무사들이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법률지원 및 연대활동을 통해 노동인권 실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2002년에 설립한 단체입니다.
<회원> 고경섭, 배동산, 김철희, 유성규(노무법인 참터), 이경호, 김철우, 김용주(노무법인 참터 대구지사), 이병훈(노무법인 참터 무등지사), 조광복(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 최영주(노무법인 참터 창원지사) / 이오표, 김민, 성명애, 윤선호(노무법인 현장), 최기일, 김은복, 윤성환(노무법인 현장 인천지사) / 이혜수, 윤여림, 이유민, 서종식(민주노무법인) / 이석진(이석진노무사사무소) / 이승진(부광노무사사무소) / 손경미(한맥노무사사무소) / 이명재, 전대길(평등노무법인) / 강대훈, 김현호(동녘합동노무사사무소) / 양도연, 권동희, 박재홍(민주노총 법률원) / 박성우, 구동훈, 강민주(민주노총 서울본부) / 장혜진(민주노총 경기본부) / 이종인(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타) / 한태현(전국과학기술노조) / 김영(한국노동연구원) / 김태영(전국철도노조) / 박경수(전국공무원노조) / 이영록(경기건설산업노조) / 박선희(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 김수정(시화노동정책연구소) / 윤성봉(민주노동당) / 남우근(한국비정규노동센터) / 신명근(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법률원) / 황규혁(민주노총 강원본부 노동상담소) / 장영석(대학노조) / 윤대원, 이현중, 박민정(노무법인 나래) / 김재광, 유상철(노무법인 필) / 장원석(화물통합노조(준)) / 김미영(서울일반노조) / 최진협(한국여성민우회) / 하태현(노무법인 새길) / 고경하(민주노총 제주본부) / 김현준(공공연맹) / 김세희(전국언론노조) / 이선이(금속연맹 법률원) / 한은정 / 이보경 / 이장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