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은 노동절이다. 노동절은 전 세계 노동자의 권익과 복리를 증진시키고 연대와 단결을 빛내기 위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도 '근로자의 날 제정와 관한 법률'에 의거해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정하고, 이 날을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급휴일로 정해놨다. 법에 따라 노동절에는 노동을 제공할 의무가 없고, 일을 하지 않을 경우에도 유급 휴일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고용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7월 첫날, 건설노조 대전건설기계지부·대전충청건설지부등은 대전지방노동청 앞에서 노동자 10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5월 1일 노동절이 유급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수당을 미지급했다며 "유급휴일 미지급수당 청구 및 유급휴일 현장정착을 위한 고용노동청 특별관리감독"을 요청했다.
5월 1일 노동절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을 왜 7월에 와서야 밝히고 투쟁하는 것일까? 이는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유보임금 문제 때문이다. 건설현장에서는 일한 달에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 내지 두 달의 임금을 유보한 뒤 임금을 지급한다. 이를 요보임금(일명 쓰메끼리)라고 부른다.
정부와 노동청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유보임금을 단속한다고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은 5월 임금을 6월 30일에야 수령했고, 이를 통해 노동절에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노동절 휴일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것뿐 아니라, 건설현장의 유보임금 문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건설 현장은 현장마다 고용과 실업이 반복되기 때문에 일용 아닌 일용직·계약직 특수고용직 등 가장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 군으로 구성돼 있다"라면서 "이러한 점을 악용해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편의대로 잇속을 챙길 때는 회사 소속으로, 수당을 챙길 때는 일용직처럼 구분해 노동3권을 박탈하는 이중적인 작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또한 이들은 "건설사들은 5월 1일 노동절이 휴무일임을 고려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5월 1일 휴일유급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라면서 "건설노동자들은 5월 1일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건설 현장의 불법적인 유보임금 때문에 5월 임금을 6월 30일에 임금을 받고나서야 알 수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청의 즉각 적인 특별관리감독'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강석관 건설노조 대전충청건설지부 부지부장은 "건설노동자도 노동자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우리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7월 22일 총파업 투쟁은 이러한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싸움"이라고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김홍일 건설노조 대전충청본부장은 "건설노동자들이 권리를 지키는 투쟁은 아직 멀고도 멀었다, 하지만 잠시 되돌아보면 건설노조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우리가 노동절 유급휴일 수당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라면서 "건설노조를 만들고 투쟁하면서 이제 이만큼 와 있다,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그런 부분을 아쉬움으로 남기는 것이 아닌 만들어가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이강남 민주노총 대전본부 사무처장은 "1년에 오직 하루 노동절만이 법정공휴일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달력의 빨간날은 공무원이 쉬는 날이지 노동자가 쉬는 날이 아니다"라며 "설연휴, 추석연휴 등 명절 휴일까지 없앤 어떤 중소기업에서조차 노동절은 법정공휴일로 쉰다고 한다, 그런데 건설노동자들은 법으로 정해진 그 1년의 단 하루의 휴일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건설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함께할 것임을 약속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건설노동자들은 7월 22일 총파업을 통해 대정부투쟁을 진행할 것을 선언하고, 이날 서울에서 열리는 건설노동자 경고파업 투쟁을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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