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 없는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은 원천무효이다.
굴욕적 매국합의! 한일외교장관회담 규탄한다.
12월28일 진행된 한일외교장관회담을 바라보는 많은 국민과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은 그 결과에 참담함과 분노를 금치 못하였다. 합의안의 주요내용이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이 20여년을 줄기차게 외쳐온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에 대한 내용이 배제된 채, 일본정부의 과거범죄에 대한 면죄부를 주었기 때문이다.
회담발표에 따르면 첫째, ‘위안부’문제에 대해 일본정부가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과 둘째, 아베 총리의 내각총리로서의 사과 표명 셋째, 한국정부가 설립하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에 일본정부가 자금을 일괄 거출하고 이후 양국이 협력하여 사업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책임을 통감한다’는 말은 모호한 표현으로 ‘일본정부와 일본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강제적으로 자행된 범죄’라는 것을 명확히 하지 않았으며, 일본 아베총리의 직접 사죄도 아닌 대독사과에 그쳤다는 것이다. 또한 법적배상이 아닌 한국정부의 재단설립을 통한 일본정부의 보상이라는 것으로 피해자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었다. 이것은 범죄의 가해자로서의 의무와 해결과제를 피해국 정부에 떠넘기겠다는 것으로 참으로 뻔뻔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본정부의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한 우리정부의 태도이다. 우리정부는 일본정부가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을 확인하고, 주일대사관 앞의 평화의소녀상에 대해 민간단체와 함께 협의하여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며, 상호 국제사회에서 비난과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협상에 앞서 평화의소녀상을 철거하라는 등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본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도 모자라서 앞으로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입에 담지도 않겠다는 우리정부의 모습은 참으로 굴욕적이며 국민과 일본군‘위안부’피해자를 기만하는 행위라 말할 수 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박근혜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과 대승적 견지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피해자 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이해를 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였다. 피해자의 의견을 회담에 앞서 경청하지도 않은 채 굴욕적인 협상결과를 놓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으라고 하는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일관계 개선은 식민지배와 관련한 전쟁범죄를 사죄하고, 법적책임을 인정해야 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일본정부가 이번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 보이는 태도가 이처럼 뻔뻔한 데에는 50년 전 박정희 정권의 굴욕적 ‘한일국교 정상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 없이 이루어진 굴욕적 ‘국교정상화’와 ‘한일청구권협정’은 현재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과거사에 대해 일본이 이미 끝난 문제라며 버틸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번에 진행된 한일외교장관회담이 제2의 매국한일협정이라고 비판하는 이유이다.
이 합의문이 발표된 후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은 일제히 “받아들일 수 없다.”“우리와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고 양쪽 정부가 합의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거부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 진정한 해결이란 피해자들이 모두 합의할 수 있어야만 하며 그것은‘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 재발방지, 역사교육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우리는 광복70주년인 올해 3월 1일, 이곳에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과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대전시민의 마음을 담아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하였으며, 그 취지를 이어가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이번에 진행된 한일외교장관회담 합의는 원천무효임을 선언하며, 피해자가 온전히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전면재협상을 진행할 것을 한국과 일본정부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앞으로도 우리는 일본군‘위안부’범죄에 대한 국가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식민지배 범죄행위에 대한 일본정부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를 받아낼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5년 12월 30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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