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지의 시작은 노동자의 권리찾기부터!
-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더불어 장애인 전용 리프트 차량 운전직 노동자의 노동 권리도 보장하라!
2005년 12월은 이곳 대전시에 중증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 달이다. 휠체어에 의지하여 이동해야 하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그들만의 전용 리프트 차량의 운행이 시작된 것이다. 그로부터 10년. 2015년 현재, 63대의 리프트 차량이 운행 중이며 68명의 운전직 노동자와 12명의 콜센터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직 노동자에게는 피눈물을 흘려온 10년이었다. 대전시가 국비 지원 등을 포함하여 지자체 예산으로 직접 운영하는 것이 최선임에도 시각장애인연합회에 위탁 운영함으로써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을 쥐어짜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위탁 운영은 2년을 기본으로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아 적어도 5년의 위탁을 보장하고 있다. 지난 10년은 수탁권자인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일하는 운전직 노동자의 탄압을 보장해온 시기이기도 하다.
그간 시각장애인연합회는 위탁계약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연말과 연초에 각각 계약 해지 통보와 재계약 행위를 관행처럼 진행하여 왔다. 그 과정에서 “회사의 입맛에 맞지 않는” 노동자에 대한 재계약 거부는 물론 계약 후에도 내년의 계약을 들먹이며 노동자들을 주눅 들게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특히 2년차 미만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그 도가 더 심했음은 말할 것도 없으며 2년차 이상의 노동자에게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고 그들 스스로 말하면서도 매년 계약 해지와 재계약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관리자들은 어떤가. 그들은 “싫으면 나가라”는 소리를 아예 입에 달고 산다. 노동자에 대한 모멸감에서 시작해서 편파적인 인사 시행 등은 기본이다. 신차 배정에서부터 진급, 배차에 이르기까지 원칙도 없는 관리의 시행으로 노동자 편 가르기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측에 잘 보이는 노동자에게는 적당한 당근을, 사측에 삐딱한 노동자에게는 짜증나는 불이익”이 다반사다.
게다가 10년을 일한 노동자나 신입 노동자나 같은 기본급에 수당을 지급받고 있다. 경력이라고는 일체 인정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중증 장애인은 이동 중에 어떠한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른다. 이 때문에 경력 있는 고참 노동자는 장애인 회원의 상태에 맞게 운전하는 등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다. 이러한 경력을 전혀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겨우 웃도는 기본급, 차마 식대라고 말하기도 힘든 복지 수당, 장애인 회원들이 이용하면서 내는 운송수익금이 우리 장애인 리프트 차량 운전 노동자의 급여 내용이다. 그 가운데 운송수익금은 매달 운행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사측은 이 운송수익금을 노동자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단적인 예로 노동조합 설립 이후, 단 한 명의 조합원에게도 장거리 운행을 배정하고 있지 않다.
그 뿐인가. 그간 우리는 제대로 된 휴일수당도, 시간외 수당도 받아본 적이 없다. 사측은 그간 행사가 있을 때면 주차 안내 등과 같은 잡무에 수당도 없이 우리 운전직 노동자들을 동원하였다. 심지어 사측이 매입한 땅에 심은 고구마 캐기에도 동원하지 않았던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전선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복지의 그늘 속에서 생존에 허덕이는 노동자들이 있다. 그간 사측은 “봉사 정신”을 들먹이며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여 왔다. 왜 노동자에게만 봉사 정신을 강요하는가. 우리 조합원의 대다수는 노동자이자, 또한 장애인이다. 때문에 중증 장애인 회원의 힘겨움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허리 펴고 당당하게 일하길 원한다. 이제 우리는 제대로 된 수당과 임금을 받으며 일하기를 원한다. 이제 우리는 안정된 직장에서 “내년에도” 일하기를 원한다.
이제 우리 민주노총 대전지역 희망노동조합 대전시 장애인 사랑나눔콜 지회 조합원 일동은 그간 받지 못한 시간 외 수당의 지급을 요구하며 시각장애인연합회와의 지난한 투쟁의 시작을 알린다.
2015년 8월 12일
대전지역 희망노동조합 대전광역시 장애인 사랑나눔콜 센터 지회 조합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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