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왜 ‘생활임금’ 제어 나섰나?

작성자
오구구
작성일
2018-11-02 18:38
조회
26
[관점] 민간부문에 여파, 행정과 노동계의 상반된 시각
‘생활임금’을 바라보는 대전시와 노동계의 상반된 시각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대전시는 최근 ‘생활임금’ 문제로 노동계 반발에 부딪히자, 생활임금위원회 재개최를 통한 추가논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대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31일 오후 지역 노동계 인사들을 만나 ‘생활임금’ 문제에 대한 의견조율에 나섰다. 당장 특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소통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 자리에서 허 시장은 생활임금위원회를 다시 개최해 재논의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고 위원들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혀야 가능한 일이지만 노정갈등으로 치러야 할 사회적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해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생활임금’을 바라보는 행정과 노동계 시각이 크게 엇갈려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생활임금 시급은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기간제 직원, 민간위탁 기관 직원 등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가이드라인으로 조례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대전시 생활임금 조례를 적용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1120명이다.

생활임금 시급 결정이 비단 1120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민간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대전시와 노동계가 모두 동의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대전시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고, 노동계는 민간부문 저임금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전시 고위 관계자는 “대전지역 전체 경제상황을 살펴야 할 행정이 자영업자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단순히 재정투입이 늘어날 것에 대한 우려로 생활임금 상승폭을 제어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동계는 대전시 결정이 제조업 종사자 등 지역 노동시장의 임금수준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광역자치단체 등의 생활임금 상승률과 비교해 대전시 결정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노동계 반발을 사고 있는 이유다.

서울과 경기, 광주, 전남 등 광역단체와 수원, 안양, 화성 등 기초단체의 생활임금 시급은 1만 원을 넘겼으며, 충청권인 당진시 생활임금위원회도 지난달 30일 내년도 생활임금을 1만 140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대전시 결정액인 9600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전시는 생활임금 시급을 적용하고 있는 유성구와 서구 등 자치구와 형평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자치구 생활임금 시급이 9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전시만 1만 원 이상으로 상향시키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 한 인사는 “대전시 생활임금액을 끌어 올려 자치구 생활임금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을 해야지, 대전시 생활임금액을 동결해 하향평준화 시키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행정과 노동계의 팽팽한 시각 차이가 추후 생활임금위원회 재협의를 통해 얼마나 좁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생활임금 결정이 ‘공공분문 저임금 노동자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로 인식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논란이 독보다 득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생활임금 시급 결정을 둘러싼 갈등이 ‘생활임금’ 필요성과 역할에 대한 관심을 불러온 측면이 있다”며 “갈등 조정이 합리적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전시 생활임금위원회가 지난 5일과 11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내년도 생활임금 시급을 9769원으로 결정했으나 대전시가 169원을 삭감해 9600원으로 최종 발표하자, 지역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출처 : 디트news24(http://www.dt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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