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 철폐하고 사람답게 노동세상 대접받자!

작성자
사회민주노동자당
작성일
2021-06-15 21:02
조회
123
민간위탁 철폐하고 사람답게 노동세상 대접받자!

 

솔직히. 경험해보지 못한 나는 잘 모르는 것같다. 생애 첫 파업. 그 두려움과 설레임의 결정. 잠 못 이루고 한 없이 무거웠을 그 부담감.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그 너머에 희미하게 보이는 잡힐듯 잡히지 않는 희망의 끈들.



6년간 9회 근로계약이라는 말도 안되는 고용불안, 17년차 선배와 1년차 신입이 같은 월급을 받는 저임금 구조. 그리고 그것들을 강제하는 민간위탁을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인천관광안내사지회가 오늘 9시. 원청사용자인 인천시청 앞에 모여 파업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다들 조마조마했다. 전날 점검했을 때 모두 온다고 했지만 불안했다. 오전 8시. 시청 후문, 정문, 신관에서 진행하기로 한 선전전 참가자 보고가 하나씩 올라왔다. 파업찬반투표 찬성 22명. 반대 1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23명 전원 참석 확인. 그래도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기 힘들었다.



9시 기자회견 시작10분 전. 후문과 신관에 있던 조합원들이 정문으로 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문에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뭉클하고 든든해보이는 두 번째 사진이 많은 걸 말해준다. 나를 지켜주는 동료를 바라보는 안온한 눈빛, 동지에게 온기를 전하고 싶은 손의 위치, 서로를 향하는 자세 등등. 2021년 맞이했던 가장 감격스러운 장면아니었을까. 10개 사업소로 27명이 산개되어 있는 사업장. 상담초기 '가능할까?'라며 품었던 나의 회의가 기분좋게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나도 조금 성장하지 않았을까.



기자회견에 나선 안내사 조합원들은 자신들이 파업으로 만든 발언의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몇날몇일을 쓰고 고치며 나의 이야기를 다듬었고, 진심을 다해 우리의 이야기로 읽어나갔다. '계약해지 협박'을 떠올리며 울컥한 발언자의 감정은 전이되어 갔고, 이내 안내사들은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되는 감격스런 순간을 맞이했다.



오늘부터 촌스런 파랑색-사계절 한 벌만 주던 유니폼 위에 투쟁조끼를 입고 근무한다. 안내소 내부에 잘 보이는 곳에 노조의 요구가 담긴 피켓을 붙이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헤어지면서 함께 다짐했다. 어제의 우리와 오늘의 우리는 이제 완전히 다르다고. 민간위탁의 노예에서 당당한 노동자로, 인천시정의 주체로 자부심을 갖자고.



앞으로도 험난 한 길이 남았다. 임단협도 쟁취해야 하고, 30년 간 안내사들을 방치하고 민간위탁 장벽을 친 인천시도 상대해야 한다. 그래도 오늘 힘차게 한 발 내딛었다. 서로를 믿고 내일도 한 발 앞으로 나아가면서 외친다. <민간위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P.S: 파업 끝나자마자 조합원 1명이 가입 신청서를 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조합원들의 노력에 감동했다고 한다. 이로써 27명 중 24명 가입.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