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지에서 피는 연꽃

작성자
대전노동자평의회
작성일
2021-07-14 15:40
조회
122




<희망과 대안의 해방구 소성리>


** 7월13일(화) 21번째 사드병참기지공사작전 거부투쟁



매일 1천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요즘, 다시 극성을 떠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다 그로 인한 해고와 생계불안으로 서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다. 이번엔 같은 공간에 있기만 해도 감염율이 높은 델타플러스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어 더 우려가 되고 있고 급기야 문재인 정부가 방역조치를 4단계로 격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소성리에는 여전히 1천명이 없는 경찰을 보내 사드 병참기지공사작전을 강행하 고 있다. 서울 다음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은 경기쪽 경찰들이 우르르 몰려와 주민들을 제압하는 저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폭력성에다 미쳐 돌아가는 군경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사드이고 무법자 미군'이지만 소성리 주민들은 서울 경기쪽 평화시민들에게 연대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정부의 방침에 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들은 주민의 자유로운 통행길인 마을 앞길을 도로교통법 위반이니 집시법 위반이니 불법이니 하며 협박질을 해대고 있다. 인권위에서도 경찰의 이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을 비판하고 있는 입장이다. 새벽 6시10분경 주민들이 소성리 마을 앞길에 앉자마자 저들은 공갈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부산평통사 박석분 운영위원이 참다 못해 분노를 터트렸다.



"우리한테 자꾸 '불법'이라고 하면서 도로에서 나가라고 하니 경찰에게 먼저 한마디 하겠습니다. 당신들의 행동이 적법하다면 우리는 인정할 것이지만 당신들은 헌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평화적인 통일을 규정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드 배치는 한반도에 평화가 아니라 전쟁을 불러오기 때문에 헌법을 유린하고 위반하는 행위인데그 사드를 안정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또 성공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한 그런 공사를 보장하고 있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경찰 당신들은 위법한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적법하지 않은 행위 즉각 중단하세요!!



설령 사드 배치가 한반도에 유리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 또한 한반도 안보에 관한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조약과 같은 법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합니다. 당신들은 잘 모르겠지만 사드 배치에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고 당신들의 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불법 운운할 자격 조차 없습니다."



"맞아요" 라는 추임새를 넣으며 주민과 지킴이들은 불법 경찰 물러가라고 거듭 외쳤다."



" 전국 130여 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남북철도 잇기 평화행진단이 지난 4월 27일 부산역을 출발해 7월27일 임진각 도착을 목표로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중단됐어요. 코로나 때문에. 그 기간 동안 1인 시위나 1인 걷기와 같은 방식으로 평화행진을 이어가자 이러한 의견이 나와서 지금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하고 있어요. 그런 상황이 되니까 저는 솔직히 멘붕이 오고 하루 쉬는데 멍청하게 앉아 있더라고요.

서울 구간이 굉장히 중요한데 좀 아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요. 코로나가 무섭긴 무섭네요. 소성리에는 코로나 방역규정이 적용 안 돼 더 무서워요. 저희들이 이 행진을 중단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소성리였어요. 소성리에 대해 늘 미안했는데 이제 행진을 안 하는 대신 소성리에 갈 수 있겠구나 이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가 7월 7일부터 서울 구간 행진을 하기 전에 성남 수원 안양 군포 인천 부천, 이렇게 걷는 동안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엄지척, 손 흔들기, 눈인사를 보내며 "그래 남북 이어야지 철도 이어야지" 그러면서 행진단에 굉장한 호응을 보내셨어요. 그래서 서울에 와서도 환영받을 거라 기대하며 딱 들어가니까 분위기가 싸한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물론 코로나 상황도 있고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지만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죠. 12일 코로나 4단계 시행 발표가 있기 전인 10일 같은 경우는 저희가 여의도로 행진을 하는데 도로에 있는 시민들 반응이 의외였어요."



이런 서울 시민의 반응은 '행진단이 남북철도를 잇기로 합의한 문재인을 도와주는 거 아닌가?' 라는 의심에서 나온 거라고 박 운영위원은 말했다.



"촛불들어 정권을 바꿔냈는데 그 바꾼 정권조차 저런 식으로 하니 무슨 기대와 희망이 있겠나, 그것이 반영된 거 아닐까 저는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오늘 소성리에 들어오고 어저께 이걸 준비하면서 든 생각은 '가장 정치 의식이 높다는 서울 시민들조차 좌절감에 빠져서 희망을 찾고 있지 못한다. 그러면 서울 시민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되는데 그 희망의 빛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성리'라고 생각했어요. 대안을 두고 있잖아요, 대안!! '투쟁하면 된다!! 문재인 정부에게 맞서서 투쟁해라.'

다시 당신들이 4~5년 전에 지지하고 선택한 정부지만 그 정부가 잘못하면 싸우면 되죠. 그 희망을, 그 빛을, 그 대안을 소성리가 제안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맞습니까?"

"맞습니다."

우리는 감동이 짙게 밴 마음을 담아 함성을 질렀다.



"두 번째 이야기하는, 오늘 아침에 오니까 우리 어머님이 경찰들 때문에 생긴 멍이 든 팔을 보여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게 언제 끝이 나겠노. 우리가 이길 수 있겠나'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제 억장이 막 무너지는 거예요.(ㅠㅠ)

어머니 제가 말씀드렸지만 우리는 이긴 거예요. 까맣게 둘러싸고 있는 이 경찰들을 보면 저도 막 가슴이 답답하고 가끔 오는 저도 그런데 매일이 꼴을 보는 어머님들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투쟁은 이미 전 국민의, 역사의 희망이 된 투쟁이다.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싸우면 돼. 이렇게 싸우면 우리가 역사를 바꿀 수 있어. 지금 당장 우리가 밀려나지만 결코 이 역사에서 밀려나는 투쟁이 아니야.'라는 걸 우리가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

이 지독한 치욕의 역사를 우리가 끊어내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인데 그렇게 하려면 우리가 승리의 빛을 읽어야 합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매번 투쟁해온 우리는 이미 승리해왔고 승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승리'라는 말이 못마땅한지 이 대목에서 경찰은 또 집요한 협박방송을 해대기 시작했다. 도로에서 비키라 하고 형사처벌 운운하며 쇳소리를 뱉아냈다. '아름다운 해방구 소성리'에서 '대한미국' 경찰의 패악질에 맞선 주민과 연대자들은 팔짱을 끼고 진심을 다해 저항하고 있다. 경찰의 제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종희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는다.



"저는 어제 저녁 이재명이라는 잠재적 대권후보가 자기가 발언했던 점령군과 한미동맹에 대한 얘기를 sbs와 인터뷰하는 거 잠깐 들었습니다. 그가 해명하기를 '해방되고 나서 정부수립까지 미군은 점령군이 맞고 이후 한미조약에 의해 맺어졌으므로 동맹이고 앞으로 더욱 더 고도화되고 유지해야 된다' 라는 말을 듣고 '이 위정자들에게 나라를 맡길 순 없다. 이 사드투쟁은 온전히 권력자의 몫이 아니고 우리의 몫이라는 거 제가 누차 얘기한 거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했습니다.



이재명이가 된들 언놈이 된들 사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 되겠습니다. 이재명이든 누구든 권력자에 불과하지 우리의 몸을 칭칭 매고 있고 우리 민족을 말살시키고 있는 한미상호 방위조약은 그 어느 것도 해결하려고 들지 않습니다.(중략)



그런 사슬을 끊는 장소가 이 소성리 사드투쟁현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지들 동의하십니까? 지치지 말고 오늘 이왕 하는 싸움 즐겁고 질기게 합시다. 비록 경찰의 힘에 의해 들려 나가지만 견고하게 싸우다보면 우리의 의지와 자주 정신은 더욱 단단해지고 공고해지리라 봅니다. 투쟁!!"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시작된 경찰의 폭력에 저항하는 주민과 평화시민들. 그들의 모습은 위원장의 말대로 억압받는 우리 민족의 설움과 고난이 그대로 투영되었다. 이미 21번째 군경의 침탈에 몸의 상처가 가실 날이 없는 주민과 지킴이들이다. 지난 번 경찰의 제압으로 갈비뼈의 통증을 호소한 손병숙 지킴이는 오늘 또 폭력을 당해 엠블런스에 실려갔다. 한 여성연대자의 경우, 여경이 끌어내는 과정에 팔을 등쪽으로 뒤로 꺾어 제압하여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경찰들이 현행범을 체포할 때 팔을 등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는 행태를 소성리 평화시민에게도 버젓이 자행하는 게 아닌가. 그는 사드투쟁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모욕적인 행위라고 분노를 했다.



오늘도 곳곳에서 연대자들이 와서 소성리투쟁에 힘을 실어 주었다. 전국 각지의 투쟁 현장을 다니며 기록을 남기는 '미디어로 행동하라'라는 단체의 활동가 모임인 '난리법석팀'이 1박2일 일정으로 소성리에 연대를 와서 응원을 해주었다. 난리법석팀은 연잎밥과 쇠고기, 순두부, 오디차를 직접 준비해와서 주민과 지킴이들을 감동시켰다. 광주에서 온 대진련 회원들과 대구경북 노사과연 청년들, 민주노총 경북본부 경산지부 동지들이 먼길을 달려와 진정성 있는 연대의식을 보여주었다.



박석분 운영위원의 말대로 평화시민들의 가슴에 '희망과 대안의 빛이 되고 있는 소성리'이고, 미제국주의 침략과 분단체제를 온 몸으로 거부하는 아름다운 해방구 소성리이다. 이름만 되뇌여도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게 막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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