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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한국노총 죽이기는 '주범이 종범 치는 격' [2005-05-28]
이 름 : 노동자
내 용
정부의 한국노총 죽이기는 '주범이 종범 치는 격'
- 출발부터 사실상 정부산하 기관...비정규법 강경대응도 영향끼친 듯 -
국민은행 노동조합비 횡령, 택시노련의 기금유용, 복지센터 건립 리베이트, 항운노조 비리.
한국노총의 비리가 끝도 없이 터지고 있다. 이남순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구속되고 권오만 현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사건이 터지자 자취를 감췄다. 이를 놓고 언론을 비롯한 사회각계에서는 ‘노동운동의 도덕성 타락’이라고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과연 한국노총 비리는 노동운동의 도덕성 타락일까?
한국노총의 비리. 그것은 수십년동안 한국노총과 정권과의 유착관계에서 기인한 권력형 비리라는 것이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의 평가다.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것도 아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말하지 않아왔던 진실’이었던 것이다.
한때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을 지냈던 박창완 민주노동당 예결위원장은 이번 비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 절대 다수의 한국노총 조직 간부들에게는 노동운동의 도덕성이 요구되지 않았었다고 말한다.
‘노동자 통제 기관’ 한국노총의 역사
한국노동운동의 맏형. 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을 이렇게 부른다. 그렇지만 정작 노동운동가나 노동관련 학계에서는 한국노총을 노동운동 조직이 아니라 ‘노동자를 통제하기 위한 정부의 기관’ 쯤으로 평가해왔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은 “한국노총의 상당수 단위노조는 제2의 노무부서라고 불릴정도”라고 전했다. 한마디로 노동조합이 현장 노동자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말이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소장도 “한국노총은 정부산하 기관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이번 비리도 정부가 몰랐던 사실을 새로 밝힌게 아니라 눈감아 왔던 사실을 터트려가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창완 민주노동당 예결위원장도 “권력 유착 관계라기보다 종속관계가 더 맞다”면서 “(금융노조 직무대행 시절) 노총 사무실에 노동부, 국정원 직원들이 거의 상주하다시피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게(노동부 직원 상주) 하도 이상해서 회의에서 문제제기 했더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노총과 노동부, 안기부는 동업자 관계”라는 것이다.
하종강 소장도 “사무실 뿐 아니라 노동부 직원들과 사석에서 자주 자리를 같이하고 있다”며 이를 확인해 주었다.
그렇다면 한국노총은 과연 어떤 조직이었나?
해방이후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던 노동운동에 위기감을 감지한 이승만 정부가 전평을 와해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대한노총)>이 한국노총의 전신이다. 대한노총은 애초 노동운동 단체이기보다는 우익 정치인과 자본가, 미군정의 지원을 바탕으로 반공투쟁을 통하여 기존의 노동조합운동을 분쇄하는 정치적 기능을 행사하는 '노동단체 형식을 취한 반공단체'였다.
대한노총은 5.16쿠데타이후 혁명포고령 제6호에 의해 해체되었다가 한국노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한국노총 역시 정부에 의해 만들어지고 정부의 ‘노사협조정책’을 관철하는 기관으로 기능했다는게 학계의 평가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2002년 한국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노총이 어떤 조직인지 알 수 있다.
“과거 노총의 부정적 이미지를 가져 온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전두환 정권 시절의 1987년 4.13 호헌 지지 선언을 가장 많이 들고 있으며, 이외에 90년대 중반에 시도했던 노총-경총 임금합의와 노총위원장 등의 연이은 정계 진출을 들고 있다. 4.13 호헌 선언과 노총위원장의 정계 진출은 공통적으로 노동자의 대중조직인 한국노총 조직을 개인적인 계층상승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강한 비판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형적 권력형 비리, ‘한국노총은 권력이었다’
이렇듯 한국노총은 권력 그 자체 혹은 권력의 하부 기관이었다는 것이 정확한 평가다. 60년동안 권력으로 기능한 한국노총에는 그간 한국의 역대정권이 누려왔던(?) 각종 비리들이 그대로 살아있다.
최근 연이은 한국노총의 비리는 노동운동 과정에서 사용자의 회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조직자체의 권력을 기반으로한 권력형 비리로 볼 수 있다. 기금 횡령이나 건설회사 리베이트 등에서 볼 수 있듯 조직내부로 들어오는 돈을 착복한 전형적 권력형 비리다.
이에 대해 박창완 위원장은 “이들에게 범죄의식은 없다. 애초에 관행화 되어 있어 당연하게 인식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운동의 출발이 다르다. 한국노총 간부가 되는 것은 권력을 얻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조위원장 하면 차도 나오고 현장에서 큰소리도 치고 떡고물도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노총 비리는 노동운동의 타락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만연했던 권력형 부패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애초 한국노총은 도덕성을 기본으로 하는 노동운동이 아니라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비리, 노동운동에 혐오감 주는데 쓰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한국노총은 변화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깃발이 거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파업까지 벌였다. 이용득 위원장은 금융파업을 이끌었던 장본인. 이번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싼 노사정 대화에서 한국노총은 정권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정부의 입장에 서주어야할 한국노총이 완전히 돌아선 것. 이를 놓고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이 왜이러나 싶을 정도였다.
더 이상 한국노총이 정권의 하부기관이기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연이어 터져나온 비리사건들이 지난 4월 비정규입법 노사정 대화 이후라는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리사태가 터지자 언론은 ‘노동운동’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도덕성 문제로 시작한 노동운동에 대한 평가는 급기야 정부가 노동운동을 규제하겠다는 발언까지 나오게 했다.
박창완 위원장은 “비정규 입법을 놓고 정부가 상당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1,2년 전부터 한국노총 비리 파일 얘기가 나돌았다”면서 “검찰이 정치권과 함께 노동계 치면 국민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강 소장은 “정부가 그간의 비리를 모르고 있었다면 거짓말이다. 쵀근 들어 한국노총이 민주노총과 행보를 같이 하고 비정규입법과정에서 양대노총 위원장이 농성했던 것이 비리사건들과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유선 소장은 “유착관계로 굴러가던 정부와 한국노총의 관계가 더 이상 예전같지 않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눈감아 줬던 비리들이 드러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정부가 눈감아 줄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
전문가들은 그러나 검찰과 정부가 한국노총의 비리를 끝까지 추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까지 한국노총의 상당수 노조들이 노사협조주의적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더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들은 노동운동을 위축시키고 국민들에게 노동운동에 대한 혐오감을 자극한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면 수사는 중단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종강 소장은 “이번 수사가 노동운동 전반에 대해 혐오감을 주는 효과는 컸다. 하지만 그 효과로 끝낼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으면 노사협조주의 노조들이 다 거덜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노총 비리수사, 한국노총 거듭나기에 기회될 수 있어
한국노총의 비리사태는 ‘귀족 노동운동가’ ‘노동운동의 위기’ 등의 단어들을 신문지상에 오르게 했다. 정부로써는 한국노총 비리 사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노동운동이 위축될 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혐오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그러나 한국노총 비리 사태가 과연 노동운동의 문제인 것인지 권력의 문제인 것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노총과 노동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차라리 한국노총의 비리는 권력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국노총의 역사는 정부와 가까운 관계였다. 한국노총의 비리는 정부-한국노총의 동반자 관계의 균열에 따르는 보복성이 강하다. 종범이 더이상 말을 듣지 않게 되자, '주범이 종범을 치는' 격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단순하다. 기왕에 시작된 한국노총의 개혁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노총이 ‘정권의 하부기관’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노동운동’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는다면 이야말로 '전화위복'이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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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05-05-30 13:5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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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36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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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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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의 반만 따라오면 노동자의가세상을 밖은다 |
| 2005-05-30 21:57: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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