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피어난 그대 가라하네
<고 한국타이어 배남식 동지 영전에 바침>
강원도 산골마을 아들로 태어났던당신
다람쥐들과 뛰다
오똑 아기다람쥐,
나무뒤 숨어 놀란 눈으로 바라보면
눈 마주지지 않고 씨익 웃음웃던 그대였습니다
지천으로 피어난 진달래 만큼이나,
어린동생들 걱정
가난이 죄가되어 너무나 빨리 늙어 버린
어머니와 아버지의 걱정에
어린시절 잠못들었을 당신이었습니다
벗어나고 싶었겠지요
푼수없는 선생님의 추천이 아니었다 히더라도
가난을,
죽음보다 더한 그 뼈마르는 가난을
어린동생과 병든 부모들이 면할수만 있다면
거기가 어디라 하더라도 ......
참아 알지 못하였겠지요 꿈속에서 조차
가난보다 더 무서운 지옥이 있다는 것
짐승가죽 벗기다 사람가죽 벗기며 부의옥탑
쌓는곳이 기다리고 있었음을 그대
참아 생각치 못했겠지요
노동자 피골음이 단 하루라도
흐르지 않으면 않되는곳
목상동 100번지
순하디 순한, 유난히 커다란 눈
아름다운 그대
죽음보다 더 무서운
동지의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몸서리치게 짤려나간 팔 다리
고기가되어 기계위에 걸려
걸레가된, 감지못한 눈동자
노동자는 고깃덩어리나 기계가 아니라는
떳떳한 외침과 함께이고자
동지의 길을 걸었습니다
복받치는 뜨거움으로 서서
삼가 동지의 영전앞에 머리 숙이며
드립니다
보았습니다
씨알이 만든 따수운 정이엇던
동지의 꽃가슴이
곤죽처럼 으깨어져 붉게 물든 시신
보았습니다
노동자들의 입에서 다시는 인간이라고
외치지 못하게 하기위해
개 백정들에게는 동지의 피가
필요 했겠지요
공포심에 질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하기위해
인간백정들에게는 동지의 목숨이
필요했겠지요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아무도 말할 수 없는
그런 공포심이 필요했던겁니다
그해 죽어간건 동지가 아니라
우리 였다는것을 그땐 몰랐습니다
울지도못하고 서 계시는 늙은 어머니의
소름끼치는 소리없는 통곡을 바라보며
꽃처럼 누워 있다
흰 가루가되어 버린
동지의 뼈 계룡산 동학사 흩 뿌리고서야,
우리도 인간이라고 외쳤던
노.민.추 입에는 재갈이 물렸습니다
개백정짖으로 부를쌓고 인간의 껍데기를
벗겨 살찐 유들거리는 웃음과 함께.
살아서 죽어버린 노.민.추는 멍멍이처럼
자기살 핥으며 살았어야 했네요
동지의 영정이 너무나 늦게 모셔집니다
부활의 노래처럼 그렇게요
가라하네요
동지가 양보할수 없었던,
그래서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야했던 그길
부끄러운 우리 손잡고 달려도 좋겠습니까
서른 다섯이어야할 동지
아직, 늙지않고 서슬푸른 스물 둘
고운 손길로 가라하네요
나를 잊지말라며
가라하네요 서릿발처럼
유들유들 웃는 저 인간백정들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가죽을 벗기라 하네요
노동자 계급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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