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오후2시 부산으로 출발!
어김없이 난 제일 늦게 도착, 내가 타면 차는 떠난다.
아침부터 한진중공업 문제가 해결된 듯 지랄들을 떤다.
그 지랄덕인가..어째든 조금은 느슨한 맘으로 우리는 이미 가을이 한참인 들녘을 지난다.
오늘을 차 한대에 30명 정도가 내려가는 듯.
난 금요일에 마신 술과 커피..이 죽일놈에 커피때문에 밤새 한숨도 못자고 무념무상 괴로운 투쟁중, 다른 분들은 소소한 잡담과 수면.그리고 가을날의 사색을 즐기며 이동중이다
그 가운데 한진중공업 고난의 파업영상이 상영된다
투쟁가가 흐르고 투쟁사가 나오고 가열찬 승리의 함성도 나오고..
그리고...
김주익 열사가 나오고 곽재규열사가 나오고..울부짖는 김진숙이 나오고..열사의 부인이 울고 아이들이 울고..동지들이 울고 있다.
눈으로 볼수 없어 ..멍하게 노란 들녘만 내다본다.
한서린 울음은 날카롭다, 폐부에 꽂힌 비수마냥 날카롭다.
아프다. 그 울음소리들이 우리를 너무 아프게 한다.
매번 이 버스를 타고 보았을 이 영상은 오늘도 우리를 아프게하고 눈물짓게 하며 분노하게 한다.
부산에 도착.톨게이트에서 검문..형식뿐인 검문..지랄을 하세요
부산역은 이미 만원이다.경찰에 보수단체.뭐 발디딜 틈이 없다..여기서도 지랄들을 하세요. 우리는 밥이나 먹으러 갔다.(부산역에서 밥먹고 ..제가 잠시 친구를 만나느라..남포동까지 어찌 진행됐는지 몰라서..후기가 좀 엉성하죠^^)
어째든 우리는 남포동으로 자리를 옮기고 문화제를 갖었다.
제주 강정마을 이야기도 듣고 대학생동지들의 힘찬 투쟁사도 듣고 일본에서 왔다는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노래도 부르고 .율동도 보고...
자 !이제 드디어 한진중공업으로 출발.
남포동 거리에서 대오가 서서히 이동중.
이게 뭔일 물대포가 쏟아지기 시작한다.뭘 했다고.그저 이동하려고 차도에 몇분이 내려선 것인데...대오 뒤에선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조차 모랐다.그러니 동요도 없고 서로들 수다만 떨고 있다.
남포동 문화제 한곳으로 다시 돌아와서야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된 사실을 알았다. 어이없다.
그날 아마도 그들의 시나리오는 이랬다
부산역에서 밥이나 먹고 가는 우리의 모습이 야속했을 것이다.남포동에선 변변한 구호하나 없이 무슨 초딩들 학예회 모양으로 춤추고 웃고 떠드는 우리모습에 점점 불안했을 것이고. 오늘 출동한 경찰이 몇인데, '폭력시위대다' '영화제 망치는 난동자들이다' 해놓은 말들은 있지,속이 탔겠지.몇사람 끌고가면 물병이라도 날라오면 여론 몰이 해줄 튼튼한 언론있겄다 든든한 정권있겠다..근데 이게 뭥미!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이나 잡아가던 경찰놈들이나 이게 뭔가 했을 이 황당한 짓거리가..뭘했어야지..뭘하게 해줬어야지...아이고..참
남포동 바닥에 은박지 깔고 누웠는데 그 죽일놈에 커피가 이제서야 나를 놓아줬다. 대전 동지들은 술먹고 이야기하는데 나만 일찍 퍼잤다.(그래서 이부분도 쓸게 없다...참 이광호 동지가 이부분은 써주삼..ㅋㅋ)
추웠다. 점점 추웠다.잠결에 일어나 앉아 밤하늘을 보니 아까 잘때 보았던 별하나가 분명 내 머리위에 있었는데 저만치 멀어져있네..와 지구는 진짜 돌고 있구나..커다란 지식의 확인!!
새벽녘에 대전분들은 거의 잠이들고,,드디어 안올것 같던 아침!
우리는 아침밥으로 나눠주는 주먹밥을 뒤로하고 대전참가자 두분이 끌려가신 동래 경찰서로 이동! 동래경찰서는 멀었다.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한참을 간다. 지하철안에서 노숙한 티를 팍팍내며 우리는 졸고 있었다.약간 아주 약간 창피했다...
동래서에 도착했다 .벌써 경찰들이 입구를 막고 대치중...동래서에 온 사람들은 대전이 유일하다 겨우 서른명도 안되는데..여기저기 채증하고 경찰서장은 한발짝만 들어오면 잡아들이란다...씨벌눔..어째든 목소리 좋은 대전 여성분들과 어제 밤의 술을 독으로 만들어 분사하신 남성동지들, 그리고 정의에 불타는 대학생동지들,그리고 어른들 싸우는 꼴이 우스웠을 대전 최연소 참가자 채호 ,건호형제...우리 그때 신났던거 맞죠!!우리 대전이 이렇게 열정적일수가....감탄...또 감탄...
대전 사무처분들이 대표로 면담하시고 괜찮다는 소식접하고야 우리는 다시 부산역으로 출발! 힘들었을 내 동지들!고생하셨습니다
부산역에서 겨우 아침밥 먹고 마무리 집회는 간단히하고 우리 대전참가자들만 영도로 다시 들어갔다.뭔일이냐면..ㅋㅋ
우리의 대전 사무처동지들의 빛나는 기지로 집회 끝나고 김진숙을 만나러 우리는 다시 영도로 들어갔다
영도다리 건너자 경찰차가 퇴각한다.차에서 내려 보니 바로 앞에 커다란 크레인이 보인다. 바로 앞에...너무 쉽게 와서 인가..도무지 그 암울한 크레인이라고..사람을 몇이나 잡아 먹은 크레인이라고는 ..김진숙을 1년 가까이 가둬놓은 그것이라고 믿기지 않는 평화롭기까지 한 모습에 나는 조금 당황했다.
김진숙을 부른다. 우렁찬 함성발사!나올까?
또한번 함성! 나온다..그녀도 우리가 여기 온게 신기했으리라.
이 계획되지 않았던 이벤트는 그녀를 우리를 참으로 벅차게 했으리라.
손몇번 흔들어 서로 인사하고..멍하니 우리는 그녀를 올려본다.잠깐의 침묵..그 순간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논하랴..우리의 영웅은 그 곳에 아직도 있고 그녀를 지키자고 간 우리가 그 아래있었다는 것..그리고 먼훗날 그날의 일을 우리 스스로 너무도 자랑스러워 할것이라는 것.
우리의 용감한 대전 동지들은 잠깐의 중국관광객포즈로(?)단체사진 찍고...우리모두 가슴속에 굵은 글씨 새기고 오지 않았을까..
김진숙은 아직도 85호 크레인에 있다. 방심하지마라.그들에게 기대하지 마라.아직도 그녀는 ...
(사설;이광호 동지는 희망버스5차까지 모두 오셨습니다..제가 3차때 못봤다고 우겼죠..당신이 진정한 영웅이삼. 저에게 남포동에서 침낭의 은혜를 베푸신 님! 그 순간만큼은 당신은 저의 열사요.영웅이셨습니당..오임술동지..그담요누가 줬을까,고맙징...채호(9살),건호(10살)!나 (38살)아줌마 아니거든!큰누님으로 불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