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노동자 동지들에게 드리는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 호소문]
전국의 민주노조 총파업투쟁으로! 정규직-비정규직의 연대총파업으로!
비정규 개악안 저지! 권리보장입법 쟁취!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맞서 투쟁을 조직하고 있는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
저희 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은 9월16일, 비정규개악안 저지와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해 열린우리당 의장실 무기한 점거농성에 돌입했으며, 어제(9월17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정부·여당의 파견법 개악안, 기간제법률 제정안은 결국 1,400만 노동자 전체를 비정규직화하겠다는 ‘노예제도의 합법화’에 다름아니기에, 우리들은 구속을 각오한 이번 점거농성에서 군홧발에 짓밟혀 끌려나갈지언정 결단코 제발로 걸어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정권과 자본, 언론은 이번 개악안이 마치 비정규직에게만 적용되는 것처럼 조작·은폐·사기행각을 하며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을 가로막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법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본 동지들이라면, 이번 법안은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을 겨냥한 것이며 나아가 정규직-비정규직의 분열을 통해 전체 노동자의 단결을 가로막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서 ‘가장 낮은 곳의 노동자들’이라고 일컬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우리 비정규직은 더 잃을 것이 없는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법이 어떻게 개악되던 더 나빠질 것도, 더 잃을 것도 없습니다.
이번 비정규 개악안이 진정으로 노리는 먹잇감은 바로 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파견법을 전 업종으로 확대함으로써 정규직 일자리를 파견 노동자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파견법 개악의 음흉한 음모입니다. 기간제 고용사유를 무제한으로 풀어주고 파견허용업종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결국 수많은 정규직 일자리가 기간제와 파견 노동자로 교체될 것이라고 협박하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그래도 아직은 정규직노조가 힘이 있으니 막아줄 수 있겠지” - 그러나 98년 정리해고제가 도입될 때를 기억해 봅시다. 노동자들이 단사의 벽을 뛰어넘어, 업종과 지역을 불문하고 모두 단결하지 않으면, 결코 한 단사의 정리해고조차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조직력과 투쟁력이 강한 몇 개 대기업 정규직노조의 경우, 이번 비정규 개악안 통과만으로 곧장 정규직 일자리 모두가 모조리 비정규직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와 재계가 추진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결국 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기퇴직을 강요하게 될 것이고, 그 자리는 고스란히 기간제 혹은 파견노동자로 대치되어 정규직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고 말 것입니다.
또한 정부·여당의 비정규 개악안은 노동자로서의 생활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신규 취업자들의 일자리 전체를 비정규직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업종에 파견노동과 기간제 사용이 허용되고 그 기간 또한 3년으로 연장될 뿐 아니라, 3년이 지나기 전이라면 해고가 무제한 자유로운 상황인데 어떤 사용자가 정규직 신규채용을 하려 하겠습니까!
정부·여당의 비정규 개악안은 비정규직을 무한 확대·양산함으로써 비정규직을 ‘비정상적인 고용형태’가 아니라 ‘매우 정상적인 고용형태’로 만들려 하는 것입니다. 또한 개악안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을 합법화·영구화하려는 법안입니다. 사실 정부·여당의 비정규 개악안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시켜 전체 노동자의 단결을 가로막으려는 곳에 있습니다.
비정규노동과 차별철폐를 위해 투쟁하고 계신 정규직 노동자 동지들!
만일 올해 정부의 비정규 개악안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민주노조운동은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비정규 개악안이 통과되고 만다면 비정규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신규 취업자들은 민주노조운동에 등을 돌리고 말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노동자의 단결’이란 그저 공허한 메아리고 되고 맙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저희 비정규직노조 대표자들이 열린우리당 의장실 점거 및 단식농성이라는 극한투쟁을 선택한 것은 단순히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여당의 비정규 개악안이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비정규직의 무제한 확대·양산 등 이땅 1,400만 노동자들의 삶에 끼칠 어마어마한 악영향을 저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저지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전국의 정규직·비정규직 동지들!
이번 비정규 개악안은 98년 정리해고제 및 파견법 도입보다 수백배 노동자의 삶에 파탄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1,400만 노동자 전체를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정부·여당의 합동작전입니다. 민주노조운동진영을 우습게 보고 밀어붙이는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노동탄압입니다. 우리들의 동생, 조카, 아이들 등 민주노조운동의 차세대를 이끌고 갈 젊은 신규취업자들의 미래를 저당잡으려는 정권과 자본의 음모입니다.
민주노조진영 전체의 총파업만이 비정규 개악안 저지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제 이 투쟁을 민주노조 전체의 총파업 투쟁으로 만들어 냅시다! 정규직-비정규직의 연대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조직합시다! 96~97 노동법 개악저지 총파업의 기억을, 2004년 하반기에 다시한번 실현합시다!
“총파업 투쟁만으로 막아낼 수 있느냐?” 이런 문제제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총파업투쟁은 비정규 개악안 저지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전국의 민주노조들이 위력적인 총파업투쟁으로 개악안저지의 전선을 친다면, 미래의 비정규직인 학생들도, 비정규직의 신세와 처지가 다르지 않은 빈민들도, 이중의 착취를 겪고 있는 여성들도, 그리고 이땅을 살아가는 양심적 지식인들도 이 전선에 함께할 것입니다. 그 모든 민중들의 투쟁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전제조건이 바로 우리 노동자들의 총파업입니다.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은 정부·여당의 개악안 저지와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해 열린우리당 의장실 점거농성과 함께, 10월10일 비정규직노동자대회 총력 집중 및 비정규개악안 상정시 전국비정규직노조 하루총파업을 결의하였습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에 또다시 구속과 해고, 몽둥이찜질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길을 가겠습니다.
함께 총파업을 결의합시다! 비정규 개악안 상임위 상정시 물러섬없이 총파업투쟁을 결행합시다! 우리들의 결의와 자세가 1,400만 노동자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더 이상 밀리는 싸움이 아니라, 저들의 오만한 비정규 개악안에 맞서 노동자들의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 냅시다!
2004년 9월 18일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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