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더불어 저는 혹시하도 우리의 지도부가 이러저러한 대중들의 비판과 평가에 대해서 절대 색안경을 끼거나, 과민한 반응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러려니 생각하면서 '냉소'를 보내는 것은 더욱 문제 있습니다. 현장대중으로부터의 비판과 평가는 어쩌면 당연스럽게도 매우 거친 표현과 투박한 형태로 제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소한 그 거친 표현과 투박한 형태속에 살아 숨쉬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배우려고 노력하며, 지도집행 과정에 반영하는 것 만이 나와 동지, 조직, 민주노총을 강화하는 것이니까요. 오히려 자유롭게 비판할수 있도록 조치하고, 과정과 과정에 대한 평가의 몫을 현장 대중에게 쥐어 주는 것, 그것 이상의 투쟁 원동력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그래야만 우린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도부 동지들 및 실천단 동지들에게 감히 제안합니다. 우리가 진정 지금 해야할 일은 우리가 포괄하고 있는 많은 조직과 동지들을 자랑하는 것이 아닌, 보다 많은 동지들에게 용기를 붇돋아 주고, 승리의 전망과 희망을 함께 그려 나가는 것입니다. 적들에게 싸워 승리하는 모략을 궁리하는 일, 그 외에 모든 사고와 힘을 온통 그 일에 집중합시다. 그렇게 하면 적들도 이것이 양아치 조직인지, 진짜 무서운 노동자 조직인지 잘 알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저는 비록 잘 배우지는 못했지만, 조직은 그 형태와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싸우고 이기기 위해서 가장 유용한 무기로써 제대로 쓰여질때에만 진정으로 유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주쓰는 표현대로라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우리 조직을 존중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30년전 워낙 조건이 열악하였다해도 전태일 열사가 뭔가 그리 대단한 조직을 가지고 싸운 것이 아니지 않느냐. '삼동친목회', '바보회' 이런 것들이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어디 조직이더냐? 조직, 조직 따지는 사람치고 내가 민주노총이요. 내가 민주노조 그 당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못본 것 같다. 운동하기 날로 어려워지는 것은 비단 적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저는 오늘 매우 건방지지만(결정적으로 너무 길게 쓴 것이 어째???), 매우 솔직하게 저의 변명과 나름의 주장을 펼쳐 놓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노동해방실천단 동지들의 모임에 직접 오셔서 함께 하시다 보면 긴 말이 필요없이 제 주장과 변명(거의 일방적이긴 하지만...)들을 제대로 알아 듣고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어서 오십시오. 실천단으로!
함께 합시다. 열사 정신이 살아있는 연대와 단결, 투쟁이 있는 곳,
바로 대전지역본부 '노동해방실천단'으로 말입니다.
* '자기만 못한 사람을 벗삼지 말라'라고 하는 세상에서, 자기 국민을 선동하여 그들에게 불꽃을 뿜도록 하면서 잠시나마 상황을 이겨 내려 하는 이외에 다른 훌륭한 방법이 우리에게 없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불이 붙은 청년들에 대해 희망하는 바가 있다. 그것은 군중에 대해 그들의 대중분노만 불러 일으키지 말고 내면적인 용기를 주입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들의 감정을 고무시킬 때에 명백한 이성을 극력 계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용기와 이성에 마음을 집중하면서 이제부터 여러 해 동안 계속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리는 물론 단연코 선전포고니 적의 섬멸이니 하고 크게 부르짖는 것만큼 요란하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오히려 더욱 긴요하고 더욱 어렵고도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 주었듯이, 재앙을 당하는 쪽은 적수가 아니라 자기 동포와 자기 자손이 될 것이다. 그 결과 도리어 (대중은)적의 앞잡이가 되고, 적은 그 나라의 이른바 강자에 대해서는 승리자가 되며 동시에 약자에게는 은인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스스로가 미리 서로 잔인한 살육을 저질러 마음에 쌓여 있던 원한과 분노가 이미 다 해소되고 천하도 태평성세가 되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나는 국민에게 만일 지혜도 없고 용기도 없는데 오로지 이른바 '기(氣)' 에만 의지한다면 이는 참으로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더욱 전진하여 보다 견실한 일부터 착수하여야 할때이다. - 노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