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 손가락힘풀고 되지도 않는글 써봅니다.
그냥가만히 있자니 그제와 어제 너무나 즐거웠던일들이 잊혀지는게 못내 아쉬워서....
지난 금요일날아침부터 무지하게 고민중,,,희망버스를타야하나..
또1차,2차때처럼 집안제사라도 끼어있는것없나...(핑계라도 있어야 맘이 편하니깐..) 아쉽지만(?)없다....
대전본부에 전화걸어 물어보니 요번3차에는 차가 3대나 간단다..
야호! 나는 안가도 되겠구나.다행이다 .맘이 너무 편해졌다
토요일 아침..신나게 늦잠자고 아침밥을 누가할건지 엄마랑 실랑이 중인데 ..메세지 발견 ..
어제 대전본부담당자분의 문자! 오시면 2호차를 타란다.
이게 무슨일..여기는 논산이고 메세지 확인시간은 11시45분!출발은 오후2시..내 양심이 꿈틀대기 시작!! 역시 넌 위선자야,,넌 말만있고 실체가없어.. 내양심들은 일제히 내 스스로를 가차없이 공격하고 ..십분만에 샤워하고 엄마는 짐싸주고(그래도 바닷가에 간다고 비키니 수영복도 넣으랬더니 엄마는 날 미친년 쳐다보듯했다) 차시간 알아보고 다행히 12시10분에 차있다네(시골이라 버스없으면 끝나는데..불행히도(?)제시간에 버스가있네)..부랴부랴 나와보니 막 도착한 정류장에서 버스는 뒤통수만보이고 날 버리고 가버리고 ..잠시망설이다 내 미모(?)이용해서 차를잡아보자..하고 손을 들어봐도 휙휙..차들은 무심히 지나가고 ..역시 여자는 화장을 해야돼~~~~라고 자책을 하는 순간 차가 섰다! (근데 조금은 찐덕대는 아저씨라...)아무튼 고맙고 또 고마웁게 차를타고 나와서 대전집에 도착한 시간은 1시20분! 시청남문까지 제부의 도움을 받아 이동!!(우리 착한제부고마워^^항상이렇게 날도와준다)
도착하니 내가 제일 늦은 듯. 그래도 이차에 탄것이 기적이라 생각하며 출발~~~
차안에서 오늘의 동지들을 바라보니 조금은 어색한 조합이다.예전 집회참가대오와는 조금은 다른 색깔이 ...오랜만에 집회참가해서 그런가...차안에서 소개와 인사하고 ..일정은 아무도 몰라 일정이라하고...쌍용차동지들의 분노와 지난 희망차영상집보며..약간은 울기도 하며...뭐...,씁쓸하게 부산에 도착..
부산 남포동 젊은의 거리에서 신나게 노래부르고 율동하고..(진짜이런 집회는 촛불,노사모집회때...느낌..민노총집회의 확고한 의지나 진중함은 사라진 뭐랄까...말그대로 난장이 벌어질것같은 ..약간은 가벼우며 약간은 어리숙한 민중의 난장....나도 모르게 웃고 노래하고 어깨가 들썩여지는...)
하지만 한편으론 아~많이 무거운 김진숙 살리기 집회가 어리숙한 민중의 난장집회라...조금은 걱정되고 조금은 이게 뭐지하는 의구심이들고 ..나중에는 에라 모르겠다..어찌어찌되겠지하는...
이동편하게 다섯명이 한조..나,아영이,최수관아저씨.윤석원씨.백성현씨...나와 아영(휴학중인 자랑스런청년백수)은 백수, 수관아저씨는 화*차운전하시고 윤석원선생님은 정년퇴임선생님,백성현씨는 안희정은 사랑하는모임(일명안사모)회원으로 참가하시고...혼자온 아주 강인한 분들만이 모였다. (역시 이 강인한 정신은 집회중간중간 발휘되었다.기대하시라...개봉박두!!)
남포동에서 살짝놀고 대오는 조별로 삼삼오오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오늘신문 기사 보셨겠지만 보수할아버지들이 차로를 막는바람에 우리는 한참을 버스안에 갖혀있었다(부산은 언덕길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길은 좁았고 그덕에 시민들이 많이 불편하셨을 거다. 버스안에서 영도분들의 불편한 시선을받으며 어딘지도 모르는 그길로 이동했다.) 차에서 내려 여기가 어디여??????골목골목 전경들이 진을 치고 있다..사람하나 겨우들어갈것 같은 골목입구에도 여지없이 전경이 들어차있다..아주 늦은밤 정말 죽이는 밤바다야경이 펼져진 이 언덕배기..여기가 어디여???번듯한 건물하나가 없고 다랑이 논을 연상시키듯 계단계단 올라차있는 집들 모습이 갑갑하면서도 측은한 뭔가가 있는 이곳이 도대체 어디여???? 저멀리 크레인이 보인다. 아! 저기가 한진중공업이구나. 이동네 아래 저멀리 보이는 가로등 불빛에 넘실대는 저게 부산 앞바다구나...그렇구나... 검은 괴물의 앞다리마냥 벌리고 있는 저 검은 실체가 크레인이라는 것이구나, 그위에 그녀가 있구나..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첫 집결지 85번 종점. 그곳의 풍경은 그랬다.
1차집결집에 모인 대오는 한없이 걷기 시작했다. 어디로 간다는 말도 전해듣지 못하고 그냥 막 앞사람 따라 걸었다 . 걷다보니 우리 앞사람들이 웅성댄다. 대오가 없어졌단다. 우리가 바로 뒤따랐는데..우리도 사라진 대오가 어디로 갔는지 보지 못했다. 여기저기 웅성이는데 마침 경찰들이 서있다. 마지못해 다들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았다..ㅋㅋ 그들도 가는사람보랴,오는 사람보랴,,,정신들이 없었기는 그들도 우리나 다를바없었다.. 하나둘 모이다보니 여기저기서 경찰과 시비가 붙기 시작한다. 우리조는 유독 그속에서 빚이난다. 윤석원선생님,최수관아저씨.나...경찰에게 딴지한번씩걸고 말려보는 척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저기서 "여기요"한다. 낙오된 우리들은 또다시 참 잘 짜놓은 거미줄선을 걷듯 이리저리 부산 언덕배기 골목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후로 또 우리조 다섯명만 길을 잃고 헤마다 제일 늦게 되는 민폐범이되었다.그래도 우리조 홧팅!)
짠~골목골목헤치고 뻥뚤린 대로가 나왔다 그곳에 여기저기 펄럭이는 깃발과 웅성웅성 소란스런소리..기다란 철제 담벼락, 그너머 멈춰선 크레인. 그곳에 우리가 왔다.
한진중공업이란곳에 우리가 왔구나..감격스러웠다.조선소를 처음본다.이런곳이구나.이런곳에 그녀가 올라있구나..아 그렇구나.. 가슴이 먹먹해진다. 커다란배를 보며 와 멋지구나! 역시 인간의 힘이란 대단하군! 이정도 느끼며 살아온 내가 그속에 누구의피 땀이 섞이고 누구의 영혼이 녹아있으며 또 누구의설움이 세겨진 것인지 한순간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민망감..그것때문이었을까..
대오가 크다
속속앉아 구호없는 시위가 시작되있었다.투쟁가도 없으며.가열찬승리의 함성도 없다.각잡힌 조직도 없고 해방된자들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닌 그들이 있었다
여기저기 지들끼리 앉아서 술마시고 노래하고,춤추고.수다떨고..
그 가벼워 보이기까지 한 이 해방된자들이 해고 동지를 살려야하는 김진숙의 어깨를 조금은 가볍게 해주는구나. 이들은 김진숙을 죽음의 노동열사반열에 오르게 하지 않겠구나 . 김진숙에게는 지금 오히려 노동가만 들어도 주먹불끈지게하는 우리가 아니라 이런판에 와서 신나게 놀다가는 이런 그들이 더욱 힘이 될수 있겠구나하는 막연한 기쁨과 믿음이 밀려왔다
여기저기 흩어져 나름의 연대를 하는 그들. 대전분들도 술한잔씩하시고 그러다보니 새벽녁이다 밤11시 넘어 도착했으니 화장실 한번다녀오고 맥주 3잔먹고 아주 잠시 수다떠니 새벽2시가 다되간다. 노상에 은박지 깔고 그위에 누워 다들 잠을 청해본다. 여기저기 풍등날리고 인디밴드는 밤새 공연한다하고 이시간에도 속속 참가자들이 계속 모인다.지나가는 청년의 말이 자신들은 산을 타고 내려오는 중이란다.ㅋㅋ우리가 행운아였구나.....밤하늘이 유독 짙은 검은색이다. 잠이 안와 이리뒤척 저리뒤척..책이나 읽어야겠단 생각에 펼쳐놓자마자 잠이 쏟아진다 역시 잠에는 책이 최고야
잠깐 자고 일어났다. 화장실가서 세수하고 나와보니 하나둘 가로등이 꺼지고 신새벽이다. 푸연 연기가 사라진듯 시야가 맑다 .오히려 가로등이 꺼지고 나니 세상이 더욱 선명해진다.날이 밝아오는 것도 모르게 할만큼 인간이 만들어놓은 조명은 제 위세를 밤새 떨치고 있구나 생각하니 밤이 밤일수 없게 만든 저것만 없었으면 노동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이 조금은 덜 힘들었겠다하는 다소 조명에게도 미안한 투정을 부려봤다.(인간을 위해 만들것을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산물이 좋은것으로 또는 나쁜것으로 갈리우게 되는 것아니겠는가..그것들이 무슨죄라고..ㅉㅉ)
이제 날이 밝아 겨우 일어나 앉은 참가자들이 봉사자들이 손수만든 맛난 아침을 먹고 또다시 차를 탔다..(사실 난 혼자 화장실찾다가 부둣가를 우연히 발견하고 낚시하시는 분들하고 몇마디 섞다가 대전대오를 잃어버려서 엄청고생했다. 다시는 딴짓안해야 겠다는 각오! 근데 웃긴건 대전본부장님도 화장실갖다가 대전대오 놓쳐서 헤매시고 있었음..ㅋㅋ)
마지막모인 곳은 한진중공업부산지사..크더군요. 멋지더군요.가세가 기운 집안이라 제 식구 하나 못먹여 나가라는 어이없는 쉰소리하는 기업이 너무 멋지고 너무큰 사옥을 가졌다고 자랑질하는 것같아 역겹더군요. 역겨움 앞에 우리가 왔노라 소리한번 크게 질러주고 또 지하철타고 집가는 버스타러 출발!!
버스탈러온 곳이 부산지방경찰청 앞마당!!
일찍도착한 우리조 일행들이(사실 우리들이 너무 힘들어서 우리조는 택시를 탔다.진짜 너무 힘들어서..) 어슬렁대자 그제서야 여기저기 폴리스라인을 쳐댄다. 경찰청정문에 우리의 용사 최수관 아저씨께서 노동자는 꽃이다라고 쓰여있는 종이를 라인위에 걸었다. 한사람 두사람 도착하면서 그 종이앞에서 자연스럽게 포토존이 만들어졌다. 대~박 한건한 기념으로 내가 손수건을 매달았다 여기 저기 찍고 ...또 대~박
그꼴이 미웠는지 아니면 지들 심사대로 일이 안푸려서 그랬는지 순식간에 경찰들이 달려나와 강제로 우리가 매단 종이와 손수건을 뗄려하는 순간 참가자들이 왜 떼냐고 항의하고 갑자기 상식밖의 경찰이 참가자 멱살을 잡고 그순간 참가자들이 경찰을 뭉테기로 잡아 끄집어 내고...
독이 오른 경찰들이란....너무 착한 시위대를 만나 이게 뭔가하는 것같기도 하고...내가 이 시위를 이해하는데 하루가 걸린 것처럼 그들도 이 희망버스가 뭔가하는 두려운 맘이 먼저드는 것은 아니었는지...아니 이게 민심인가하는 어설픈 공포가아니었을까...
마지막 이 평화시위의 하일라이트는
'너희는 고립되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경찰청을 둘러 싼 것인데.. 이 퍼포먼스는 우리 일박이일의 고생스러움을 한방에 날리는 재미였다.
주말이라 쉬어야하는 직장인, 주부, 학생,어린 꼬마들...
그들도 나처럼 검은 밤하늘에 덩그러니 솟아있는 크레인의 모습이 이렇게 슬프게도 보이는 구나. 한 여인때문에 부산의 언덕배기를 수천명의 경찰이 둘러쌓을 수도있구나,부산의 미로같은 골목이 끝나는 곳에 한진중공업이 있구나, 희망이란 것이 뭐 허망한 말장난이 아닌 현실의 바다처럼 넘실 넘실 춤추는 걸 눈으로 귀로 온 육신으로확인 할수도 있는 것이구나....그래서 우리들의 잊지못할 사랑의 난장을 밑천으로 오늘을, 아니 기나긴 현실의 삶을 살아야하는 김진숙과 사랑하는 한진중공업동지들이 행복해 질수도 있을 거라는 가슴벅찬 뿌듯함을 가질거라는 걸 상상해봅니다
참가못하신분들도 주말내 맘이 아마도 천근쯤 되셨겠죠?
제가 잘압니다.저도 그랬었으니..
4차희망버스는 놓치지 마세요. 나중에 아마도 나중에.. 더욱 후회하실테니깐여^^
김진숙과 한진중공업동지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못난 시대 못나게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
안녕~~~
(추신: 우리5조가 많이 보고싶을듯..다음에우리 다시한번 4차희망버스때도 5조로 다시만나요^^
우리의 대전본부 김성학부장님의 남포동 진행은 최고였어여..오랜만에 대전본부에 인물이 납신듯...물론 다른분들도 최고였구여.박종갑국장님 안삐졌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