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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희망근로 임금, 엄연한 노동의 대가이다
●임금은 통화(通貨)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
이명박 정부가 경제위기에 따른 실업자 및 빈곤층에 대한 일자리 대책으로 발표한 “2009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이달부터 시작되었으나, 그 시행 1주일만에 중도포기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희망근로참가자의 절반 가량이 60세 이상의 중고령노동자인데다 경제위기극복, 소비진작등의 명분하에 임금의 30%를 상품권으로 지급하는등의 이유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의 지급)는 “①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화(通貨)란 국내에서 강제통용력이 있는 한국은행법에 의한 화폐로서 근로기준법의 통화지급의 원칙은 생산품의 사실상 강매행위등의 위험과 현물을 통화로 바꾸는 불편함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단체협약의 정함 또는 노동자의 동의가 없는한 금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헌법상 기본권 침해
정부는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이 일자 고용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부랴부랴 “그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의 동의를 얻어”시행해야 한다는 예외조항을 끼워넣었으나, 당장 일자리가 급한 노동자들 입장에서 상품권 지급에 동의하지 않으면 희망근로 참가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즉 노동자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는 국민들의 헌법상 근로의 권리와 직업선택의 자유마저 침해하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차별을 조장하는 제도
희망근로 사업 대상자는 만 18세 이상인 노동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가구소득이 최저 생계비의 120%이하, 재산이 1.35억원 이하인 자를 우선 선발하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자등은 제외된다. 즉 빈곤층이지만 무상으로 지급되는 보조금이 아니다.
이들에게 당장 시급한 것은 현금이다. 대략 83만원의 임금중 30~ 50%를 상품권으로 사용해야 한다면, 자녀 교육비, 월세 , 전화요금, 보험료, 교통비 각종 공과금등 현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생활비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게다가 상품권을 3개월 이내에 소비하지 못하면 휴지조각이 되어버리며,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제한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와 재계는 경제위기를 이야기하며 ‘약자들의 임금을 삭감하여 일자리를 나누자’는 식으로 호들갑을 떨며 저항할 길 없는 노동자들을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일방적인 임금삭감과 약자들에 대한 고통전가는 있어도 실제 고통을 앞장서서 분담해야 할 재계와 부자들을 위한 정책만 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 겨우 최저임금에 턱걸이하는 노동자의 임금을 30~50%나 상품권으로 지급한다는 발상은 어디서부터 나왔을까? 바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과 그 추종자들에게 최저생계보장 이상의 사회보장은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정신을 해치고 도덕적 해이현상을 가지오기 때문에 불필요하며, 상품권등의 현물지급은 이런 도덕적 해이현상을 막기 위한 아주 유효한 수단인 것이다.
● 분명히 하자 . 희망근로 임금, 노동의 대가이다.
이명박 정부는 어려운 경제극복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명분하에 근로기준법의 기본정신과 원칙마저 훼손하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노동법을 개악하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제도를 만들고 있다. 경제-민생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정부의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09.6.12
민주노총 대전충남법률원
담당 : 공인노무사 최영연 (042-638-495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