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특정부문 종사자를 노조 가입대상에서 배제한 경우 회사측은 단체협약 적용에 제외된 노동자들과 별도의 단체교섭을 벌여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3일 민간서비스연맹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용헌)는 연맹 소속 서비스·유통노조 식음료유통본부가 지난 5월 롯데칠성·해태음료·동아오츠카 등 음료회사를 상대로 낸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복수노조 논란이 제기된 사업장에 대해 법원이 단협 적용 여부를 기준으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3개 회사의 영업직 노동자들이 회사의 기존 노조에서 조합원이나 대의원으로 활동한 적이 없고, 기존 노조는 영업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다"며 "서비스·유통노조가 3개 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에 응하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롯데칠성과 해태음료는 영업직 노동자들이 기존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고, 동아오츠카는 단협 적용 대상에 '영업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자'를 제외하고 있다"며 "서비스·유통노조는 기존 노조와 조직대상이 달라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는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기존 노조와 체결한 단협이 전 직원에게 적용돼 따로 단체교섭의 필요성이 없다'는 롯데칠성 등의 주장에 대해 "영업직 노동자 고유의 노동조건에 대한 단체교섭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회사들이 노동자들에게 서비스·유통노조의 탈퇴를 종용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비스·유통노조 식음료유통본부는 3개 음료회사 소속 영업직 노동자들이 지난 3월 설립한 산별노조다. 노조는 회사측이 '복수노조'라며 단체교섭을 거부하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기사입력 : 2007-12-03 22:14:35
최종편집 : 2007-12-03 22: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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