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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일시 : 2007년 8월 23일(목) 오전 10시 20분 ○장소 : 대전시청 기자회견장
성명서
대전시는 시민들의 건강권에 대한 자치단체의 의무를 포기하려 하는가?
- 시립병원 예정부지의 무책임한 용도변경에 반대한다 -
대전시에는 시립병원이 없다. 의료공공성을 뒷받침할 공공의료기관의 절대적 부족이 대전시만의 문제는 아니나, 대전시는 대도시임에도 시에서 운영하는 시립병원이 없는 몇 안되는 도시 중 하나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이들에게는 이 사실이 별다른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에게는 다르다. 아픈 몸을 기댈 마지막 언덕이 없는 것이다.
물론 공공병원이 늘어난다고 모든 의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민간병원이라해서 모두 의료의 공공성을 외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시립병원은 설립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치단체의 관리감독과 재정적 보조를 받게 되며, 따라서 수익에 대한 부담을 덜 받게 된다. 따라서 가난한 이들에게는 의료적 사회안전망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복지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나 민간병원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시립병원의 존재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이러한 때에 대전시에서 가오지구에 약 9천 평의 의료용지를 확보하고 시립병원 건립을 추진하려 했던 사실은 모두에게 무척 희망찬 일이었다. 그러나 건립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시립병원을 세우는 대신 민간병원을 유치하겠다고 하더니, 이제와서는 아무런 대안도 없이 의료용지 자체를 동구청 청사 이전부지로 용도변경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대전시의 재정상황이 어렵다고는 하나 이 재정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시립병원 부지를, 시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현실적인 대안도 없이, 구청청사 이전부지로 내 준다는 것은 너무도 무원칙하고 무책임한 행정이다. 청사를 헐고 시립병원을 짓자는 요구도 아닌데, 어렵게 의지를 모아 확보한 부지마저 포기하려 한다면, 한마리의 양을 빼앗아 아흔 아홉 마리 양 때의 머리수에 보태려는 귀족행정이라 지탄받지 않겠는가.
현재 중앙정부도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등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병원 설립 및 운영에 지원을 하고자 제반 제도를 정비해 가고 있다. 이는 공공병원에 가난한 사람들의 진료 목적 이외에도 재난상황에서의 응급의료, 노인 및 장애인 의료, 기타 지역주민의 건강향상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고, 공공병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려는 것이다. 또한 외국사례 등을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 한국이 지나치게 공공병원의 수가 적고 그 기능이 미약하다는 진단에 따라 거시적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는 이러한 큰 흐름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공공병원 설립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편리를 위해 진행한 지하철사업의 적자를 이유로, 시민의 건강을 책임질 공공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논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여유없는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사업을 추진했던 것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면, 그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지하철사업 자체에서 찾아야한다. 시립병원은 시민의 건강을 지켜 줄 공적 안전망이며, 따라서 행정적 편의에 의해 포기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대전시 당국에, 시립병원 건립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실천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2007년 8월 23일
단체연명(가나다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전충남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전충청지부, 민주노동당 대전광역시당,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대전노숙인대책협의회, 대전실업극복시민연대 일어서는 사람들,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인권운동본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충남지회,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충청지역노동건강협의회, 희망진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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