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 9일차. 노동탄압 분쇄, 성실교섭 촉구 결의대회 개최
전면파업 15일차, 영동시내를 뒤 흔들겠다!
4월 23일 본사 상경투쟁에 이어 이번에는 영동시내에서 결의대회를 갖는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 파행으로 인해 전체 4만 조합원이 4시간 부분파업을 전개한다. 대전충북지부는 대전 노동청 앞 집회와 영동역 앞 집회를 갖는다. 대전역 집회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의 불법파견 문제를 제대로 판정내릴 것을 촉구하는 집회이며, 영동역 집회는 엔텍지회 노동탄압과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집회이다.
영동역에서 집회를 시작으로 로타리까지 거리행진과 거리 선전전을 하고, 로타리에서 약식집회를 갖는다. 집회와 약식 집회는 (주)엔텍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왜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그리고 사측의 노조파괴 만행들을 폭로할 예정이다.
특히 박유재 회장은 에넥스와 엔텍의 회장이다. 에넥스는 작년 매출액만 2천 3백억이며, 엔텍 6백억을 합치면 무려 3천억이다. 엄청나게 돈을 벌고 있지만 15년 일한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고작 67만원이다. 남성노동자의 임금도 80만원 가량이다.
어떻게 이 돈으로 생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박유재 회장은 충북경총에게 노동조합 파괴를 위임했고, 악질자본의 ‘주구’인 충북경총은 미친 듯이 노조를 깨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 엔텍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행들을 영동시민들과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합원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다. 투쟁이 길어지면 ‘내부’는 단결하고, ‘연대’는 넓게 확산되는 것이 노동조합의 투쟁이다.
충북경총이 엔텍 사원들에게 교육을 실시했는데 요지는
“협상할 것도 없고, 협상하지도 않겠다!”
5월 24일 14시 청주지방노동사무소의 적극적인 중재로 영동 농협 소회의실에서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노동조합은 지부 산안부장과 지회 사무장, 사측은 박차장과 충북경총, 노동부는 근로감독과장과 담당 감독관이 참여했다. 노동부는 노사간 실무교섭을 참관했다.
실무교섭은 14시부터 15시 20분까지 진행되었고, 15시부터 10분간 정회가 있었다. 노동부가 발로 뛰어서 어렵게 실무교섭을 이뤄냈지만 사측과 충북경총은 교섭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교섭 10분 만에 본 교섭을 6월 1일에 잡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실무교섭에서 교섭장소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본 교섭에 들어가도 이 문제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한발 양보해서 한번에 사측과 충북경총에서 요구하는 장소에서 한번 하고, 한번은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장소에서 하자는 것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실무교섭이란 본 교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쟁점되는 부분은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다. 노동조합은 한발 양보해서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사측과 충북경총은 교섭 장소 문제를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도대체 이유가 뭔지에 대해 질문하니까 “교섭을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이다.”라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만 해댔다. 노동조합은 “본교섭을 엔텍 사내에서 할 수 없는 이유는 사원협의회 때문 아니냐, 본 교섭을 사내에서 하게 되면 사원협의회는 ‘닭 쫓는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기에 그런 것 아니냐 ”며 정곡을 찔렀다.
실무교섭을 참관하고 있었던 청주지방노동사무소 근로감독과장은 사측 박차장에게 “이전에 부당노동행위가 몇 건수 접수되었는데, 오늘 이시간 이후부터 회사가 부당노동행위를 한다면 노동부에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사측을 질타했다. 교섭이 엉망진창이 되자 교섭을 참관하고 있었던 노동부가 나섰던 것이다.
충격적인 일은 교섭 이후부터이다.
교섭을 마친 사측과 충북경총은 회사로 들어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원협의회와 비조합원들을 모아놓고 충북경총에서 교육을 20분간 실시했다.
요지는 세 가지다.
첫째, 충북경총에서는 돈 한푼 받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용자들의 단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쉰 소리만 했다. 박진우 대표이사가 충북경총과 1년간 계약했다고 했다. 자기네 들이 뱉은 소리를 자기네들이 주서 담으려고 하니까 얼마나 힘들겠나.
둘째, 6월 1일 본 교섭 잡았지만 진행순서이기에 밟아가고 있는 것이지 협상할 것도 없고, 협상하지 않겠다고 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막말인가? 결국 노조를 깨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나 다름없는 망발이다. 언제까지 이럴 수 있는지 한번 보자.
셋째, 노동조합에서 직장폐쇄 풀어라고 사정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사원협의회로 묶어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직장폐쇄는 사측이 공고했지만 지금이라도 노동조합에서 파업철회를 하면 현장에 복귀시켜야 한다. 만약 사측이 정문을 걸어 잠그고 있으면 ‘공격적인 직장폐쇄’로 법적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교섭에서 직장폐쇄를 짚은 것은 원만한 교섭을 통해 직장폐쇄도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원협의회가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대화와 교섭을 노동조합이 강조하기 위해서 직장폐쇄를 짚은 것이다. 충북경총은 ‘자기 논의 물대는 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웃기는 짬뽕이 따로 없다.
2005년 5월 2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엔텍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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