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미군기지이전확장을 위해 국방부가 14일 팽성읍 토지수용지역 주민들에게 물건감정평가결과인 보상가를 개별적으로 통지하고 이른바 '협의매수'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이 날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등 4080필지 940만㎡에 대해 협의매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용산 및 미 2사단부지 확보를 위한 실시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주민의사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토지수용절차를 전면 거부할 것을 밝히는 기자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 기자
국방부가 협의매수의 시작을 밝히자 팽성주민들과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주민의사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토지수용절차를 전면 거부할 것을 천명했다.
정부는 팽성읍 주민들 다수의 동의도 확보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실시계획을 승인 고시했고, 또한 주민들의 반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보상가를 개별통지하고 '협의매수'절차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팽성읍 대추리로 거주지를 옮겨 4개월 째 현지투쟁을 벌이고 있는 문정현 신부는 "정부가 주민의사는 전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물건조사하고 협의매수를 해서 농민들은 단 한평도 뺐길 수 없다"며 "주민들은 애초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토지수용의 전 과정을 거부해 왔기 때문에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팽성읍 대책위 김지태위원장은 "정부가 토지강제수용을 위해 주민에 대한 말도 안되는 협박과 회유 공작을 하고 있다"며 "허위 공문서까지 만들어대면서 농민들의 땅을 강제고 뺐으려 하는 정부의 작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실제 국방부 토지매수 사업단 등은 주민들을 상대로 협의매수에 응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고 협박하거나, 협의 매수자에게는 상가부지 8평을 특별 공급하고, 나머지 주민들에게는 5평을 공급하겠다고 하는 등 주민들을 분열시키는 공작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물건조사에 적극 협조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없는 물건을 있다고 하거나,건축자재나 농기구의 재질이나 내구연한 종류 등을 속여 비용을 부풀리는 불법적인 방식을 펼치기도.
참가자들은 "허위 공문서 작성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정부의 불법 부당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며 "주민생존권을 짓밟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 주민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 토지강제수용을 거부하며 이의 저지를 위해 강력히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대형 사업승인고시를 삽과 낫으로 부수고 주민들에게 개별적으로 보내진 보상통지서를 찢는 상징의식을 벌이며 분노를 터트렸다.
△정부종합청사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대표단을 막고 있는 경찰들 ⓒ민중의소리 한승호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항의서한을 정부종합청사에 접수시키기 위해 이동하다 이를 막는 경찰들과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지만 곧, 문정현 신부와 김지태 위원장, 노수희 전국연합 공동의장, 팽성 주민 등 4명이 청사 앞으로 이동했다.
그렇지만 청사 관계자들은 "받을 사람이 없다", "문 밖에서 전달하고 가라"며 민원실에 접수하는 것조차 막았고 이에 항의한 대표단들은 청사 정문 앞에 주저앉아 1시간을 기다리기도.
마침내 대표단이 항의서한을 접수하러 청사 안으로 들어갔지만 토지수용기획단 사무관은 계속해서 성의없는 태도를 보였고 이에 분개한 김지태 위원장 등 대표단들은 그 자리에서 항의서한을 찢어버리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정리집회에서 이들은 오는 27일 광화문에서 '미군기지확장반대 300일 촛불집회'를 열고 다음달 7월 10일 평택 대추리에서 10만 평택지킴이들과 함께하는 '7.10 평화대행진'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임을 밝히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