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민주노동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자 등록과 관련하여 이갑용당원의 후보자 등록과 관련하여 이를 거부한 민주노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반려에 대한 반반글입니다.
내용이 논리적이고 합당하여 퍼왔습니다.
당이 시험대에 올랐다.
글쓴이 자하문
1. 우리는 민주노동당에게 묻는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인가?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이었던 적이 있는가? 우리는 지금 당의 동일성과 정체성을 되묻고 싶다.
2. 대통령후보 경선자로 등록하려 한 ‘이갑용’의 신청서를 당 선관위가 반려했다고 한다. 사유는 최근에 법원에서 ‘형’을 선고받았기에 현행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당 선관위의 이같은 ‘준법 정신?’이 과연 당의 동일성, 정체성과 일치하는 것인지를 물으려 한다.
3. 내용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게시판’에 실린 다음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2004년도 공무원 노조 파업투쟁 당시 당 최고위원회는 공무원노조 조합원을 징계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동당 울산동구청장이었던 이갑용 전 구청장은 중앙정부의 징계조치를 거부했다. 울산 북구청장이었던 이상범 전구청장도 이에 보조를 함께 했다. 이에 권력은 형사고발까지 감행하여 두 구청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그러나 북구청장은 이후 비록 경징계이지만 북구 공무원에게 징계조치를 내렸고, 이에 따라 지난 7월 12일 대법원판결에서 파기환송 결정을 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사태를 피해갈 수 있었다. 한편, 당의 지침을 따른 한 당원은 제도상의 권리뿐 만 아니라 당내에서 당원으로서 제반권리마저 박탈당했다. 당 지침을 어긴 사람은 모든 권리를 향유하고 있는데....>
‘절차’와 관련해서도 따질 말이 있겠지만 생략한다.
4. 우리는 정당이 과연 ‘현행 법규에 어긋나는 일을 해서는 안 되느냐’는 근본적인 문제만 잠깐 짚는다.
① 우선 이 경우도, 그 판단을 ‘당원들’에게 맡길 수 없었는지를 먼저 묻는다.
‘현행 법규’에 저촉되는 사태는 그가 경선 후보로 확정되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 당원들은 ‘그런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그를 후보로 지지하는 일을 삼갈지, 오히려 더 지지할지를 자주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노조에서는 ‘해고자’도 어엿하게 위원장으로 뽑지 않는가?
(아시다시피, 권/노/심 세 후보가 한참 경선 활동을 벌인뒤에 이갑용은 느지막이 후보 신청을 했다. 다수표를 얻을 가능성도 실제로 크지 않다.)
② 민노당은 강령에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적혀 있다. 사회주의 사상에서는 ‘현대의 국가’를 자본가 세력의 공동집행위원회요, 노동자계급을 억누르는 폭력기구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세월이 걸리더라도 그 ‘소멸’을 추구한다. 어제오늘 벌어진 이랜드 투쟁에서 우리는 ‘공권력’ 즉 국가기구의 정체를 너무나 극명하게 목도하지 않았는가.
한편, 현대자본주의는 억압기구로서 국가의 정당성을 유지해 가기가 어려워지자 ‘사법부’가 계급 지배의 전면에 나섰다(정치의 사법화). 공무원노조 건설운동에 대해 이갑용 등을 ‘탄압’한 것이 그 명백한 실례다. 그렇다면 민노당이 ‘사법부의 판결’이라고 껍벅 죽어서야 본때있는 사회주의 정당이라 자임하기 부끄럽지 않은가?
③ 열 걸음 양보하여 ‘사회주의는 나중 문제’라 치자. 당의 당명은 ‘민주’노동당이다. 민주주의를 하겠다면 ‘공화주의’의 신념은 상식이다. 어떤 사람의 ‘의견’에는 반대해도 그 사람의 ‘의견 표명권리’를 위해서는 엄호해 싸우겠다는 볼테르, 유태인 드레퓌스의 무죄를 옹호하는 것이 공화국의 존망을 다투는 일이라 단언했던 에밀 졸라... 이렇게 진정성 있는 공화주의의 전통을 민노당은 당연히 이어가야 하지 않는가? 이갑용은 ‘노동권의 옹호’에 동참했다가 ‘선거법에 저촉’되었다. 앞엣것이 뒤엣것보다 윗길의 상위 규범이다. 당은 실증법이 아니라 민주주의, 공화주의의 옹호를 위해 싸워야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닐까?
④ ‘실증법 준수’를 들먹이겠다면 현행 ‘비정규 악법’을 떠올리자. 국회 다수파에 의해 엄연히 합법적으로 제정되었으니 ‘준수하자’고 할 것인가? 국회와 사법부는 다르다고? 비정규 악법이 잘못되었으면 ‘전면 재개정’해야 하고, 법원이 노동자를 탄압하는 판결을 자꾸 내리면, ‘사법부의 민주화’ 가령 ‘대법관을 민중이 선출하자’는 현실변혁 운동에 나서는 것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당이 나갈 길이 아닌가?
⑤ 당 선관위는 민노당이 그동안 입이 닳도록 비판했던 ‘노무현’보다도 더 용렬하다. 예전에는 인기드라마와 관련해 ‘장진구-스럽다’가 최대 욕이었고, 요즘 민중 사이에 최대의 욕설은 아마 ‘노무현-스럽다’는 말일 터인데, 당 선관위는 ‘노무현-스럽기’는커녕 노무현의 그릇에 반에 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89년 노무현은 교사들이 ‘실증법을 묵살하고 전교조를 띄워야 할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악법은 범해서 고치라!”고 대담하게 선동을 했었다. 그때의 노무현 그릇에는 1%도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물론 요즘의 노무현은 타락할대로 타락했다. 그래도 ‘가락’은 남아 있어서 조중동과 맞장뜨거나 선관위, 사법부에 대해 독한 말을 퍼붓기도 한다.
당 선관위는 타락할대로 타락한 노무현에게도 한참 못 미칠 만큼 용렬한 존재인가? 타락한 노무현은 사법부를 서슴없이 ‘단죄’할 줄도 아는데 당 선관위에게는 사법부가 ‘하늘 같은 존재’인가?
5. 오동잎 한 잎이 떨어져서 ‘몰락과 쇠망의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선거법규 하나로 ‘모든 가능성’을 다 막아버리는 당 선관위의 행태는 “관료개량주의 담합 구도가 ‘말기 암’처럼 이미 곳곳에 퍼졌음”을 말없이 웅변해주고 있다.
6. 당의 위기 상황은 ‘비정규 악법’의 국회 통과를 멀거니, 무력하게 지켜보기만 했던 민노당의 ‘순응주의’에서 이미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 그러니 ‘이랜드 노동자’들이 투쟁에 들어갔을 때 ‘당 지도부’는 농성장에 가서 ‘기성세력들의 들러리 서기’만 했던 자신들의 과오를 ‘석고대죄’하는 일부터 했어야 한다. 그런 반성 없이는, 세월이 좀 지난 뒤에 “우리는 이랜드 노동자들을 위해, 할 만큼 했어”하고 또 버젓이 당당한 말을 늘어놓을 것이다. 당 지도부가 진정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해 나설 진정성이 있었다면 비정규법이 통과될 때 국회의원 9명의 금뱃지를 던져버리고, ‘분발’의 기운을 불러내서 차별철폐 투쟁에 온몸으로 나섰을 것이다. 그런 진정성이 지금이라도 있다면 단지 ‘이랜드 싸움 같은 사안이 불거져 나올 때’만 입바른 말 몇 마디 하는 것으로 땜질하지 않고, ‘법개정, 차별철폐 투쟁’에 선거운동에 못지 않게 투신해야 한다. 그런 진정성이 있다면, 이갑용의 후보 등록을 당당하게 받는 한편, 오히려 이갑용으로 하여금 ‘부정의한 판결 불복 운동’과 ‘노동운동 탄압저지 투쟁’에 나서게끔 닦아세워야 마땅하다. 그래야 민중에게 감명을 줄 수 있고, 지금처럼 아무런 선명한 인상도 주지 못하는 민노당이 대선에서 분발할 수 있는 유력한 길도 그 길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