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진~반노동자 집단에 대한 비굴한 구걸행각을 규탄한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사무총장이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하여 지난 시기 갈등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단지 구두로 사과했을 뿐만 아니라 사과공문을 전달했다니 당의 공식적인 사과인 것이다. 당이 한국노총에 사과해야할 어떤 이유도 알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독재정권 아래서 권력과 자본에 빌붙어 자주적 노동운동을 말살하는데 앞장섰던 한국노총의 오랜 과거는 굳이 들출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공세에 야합을 거듭하며 노동계급의 등에 칼을 꽂은 것이 최근의 일들이 아니던가.
복수노조 유예에 야합함으로써 수많은 노동자들이 자기 의사를 대변할 조직결성의 자유를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 저들이 동의한 비정규직 악법에 의해 불안정노동 양산과 대량실업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랜드와 코스콤을 비롯하여 도처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이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노사관계 로드맵 야합에 의해 노동자의 기본권 제약을 합의해줬으며 비정규직의 처절한 투쟁이 격화하는 시점에 정부를 대리하여 외자유치활동에 나섬으로써 투쟁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사실이 이러한데, 당이 한국노총에 무엇을 왜 사과해야한단 말인가. 이런 조직을 비판한 것이 사과할 일이란 말인가? 이는 한국노총이 권력과 자본에 빌붙어 자행한 반노동자 행위를 인정하고 면죄부를 주는 일이다.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정책연대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진행되는 한국노총의 저울질은 그 무슨 감정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저들의 기득권을 지켜줄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을 따름이다. 이미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각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 높은 한나라당 후보에게 줄을 섰듯이, 중앙권력 재편기를 맞아 권력의 이동방향을 추종하는 것이 지금 사태의 본질인 것이다. 따라서 집권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나라당이 연대의 유력한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한국노총의 그러한 행보에 대해 굳이 배신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애초부터 노동계급의 편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개과천선할 수 있는 집단이 아니다. 내부의 건강한 노동조합과 조합원대중을 민주노총으로 조직하고, 그 힘에 의해 아래로부터 와해시키고 해체시켜야 할 대상인 것이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민주노동당의 태도다. 노동자의 생존권 파탄을 초래하는데 일조한 한국노총을 찾아가 고개를 조아리는 것이 명색이 진보정당이 할 일이란 말인가.
당이 보낸 공문에는 사과 외에도 "한국노총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 할 것"이며 “굳건한 연대를 실현하기를 희망”한다는 언급이 있다. 민주노총이 한국노총과의 무의미한 연대에 대한 집착을 포기한 것이 1년 전의 일이다. 한국노총의 거듭된 신자유주의적 반노동자 야합에 의한 당연할 결과로서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결정이라고 볼 것이다. 그런데 노동자의 정당이며 신자유주의 반대를 자임하는 민주노동당이 한국노총과 연대를 희망한다니? 도대체 누구의 희망사항이란 말인가.
이번 사건은 사안 자체의 심각성 외에도 진행과정이 파행적이다. 이런 중대 사안에 대한 결정이 당내 공식논의도 없이 당대표 결정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당내 의사결정구조를 유린하는 일이다.
더구나 김선동 사무총장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심의와 감사에서 한국노총 지역본부와 반드시 상의하라는 내부지침을 공유했다는 발언까지 했다. 이 또한 당내 의사결정구조를 무시하는 월권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지자체의 한국노총에 대한 부적절한 예산지원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지방의원이라면 마땅히 감시하고 비판해야한다. 진보정당 의원으로서의 당연한 임무를 제약하고 봉쇄하겠다는 발상을 가졌다니 어느 당의 사무총장인지 의심스럽다.
진보정당의 발전은 오직 대중운동의 역동적 힘에 의해서만 보장될 수 있다. 눈앞에 닥친 선거에서 알량한 지원이나마 받아보고자 반노동자 집단에게 굴복한다면 당은 노동자 민중의 외면을 면치 못할 것이다.
어용노조와의 투쟁으로 점철된 민주노조운동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비굴한 구걸행각에 대해 [전진]은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며,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해명과 그에 따른 사죄 및 문책을 요구한다. 만일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다면, [전진]은 노동운동 계급성 복원을 위해 투쟁하는 정치조직으로서, 민주노동당이 과연 우리가 몸담을 정당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10월 19일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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