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탄압에 맞선 지역건설일용노조의 투쟁
기관지노힘 제44호
하동현 (전국건설산업연맹 상황실 언론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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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탄압이 들어왔는가?
건설노동자는 일제 시대 때부터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비정규 일용노동자로 존재하고 있다. 일제 시대 때 도입된 다단계하도급과 십장 제도는 고스란히 존속되어 있는 상태이다. 반면에 다른 산업은 대체로 정규직의 고용 형태를 유지하다 1990년대 들어서 한국사회에 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고, IMF 사태 이후 구조조정으로 표현되는 정리해고 열풍이 불면서 비정규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통적인 비정규 일용 노동자, 우리 사회에서 멸시받고 천대받던 건설노동자들이 오랜 억압의 굴레를 깨고자 건설노동조합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2001년도 레미콘 노동자들의 조직인 건설운동노동조합의 투쟁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문제를 사회에 전면화시켰고, 2002년도 여수지역건설노조의 55일간의 파업 투쟁은 여천산단과 여수 지역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2002년과 2003년에 경기, 인천 일대의 40여개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는 '비 오는 날만이 휴일'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며 일요휴무 투쟁을 승리하였고, 경기도 용인 일원에서는 원청 소속 직영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2003년도 5월에 타워는 전국 건설현장의 타워 크레인을 모두 멈출만한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였다가 사용자측의 항복으로 파업 돌입 하루 전에 교섭이 타결되었고, 7월 포항지역에서는 파업 투쟁을 통해 평균 임금 19% 인상과 함께 현장의 노동력 수급과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는 현장소장에 대한 추천권까지 따냄으로써 현장에 강력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불과 2-3년만에 급속도로 조직되고 성장하고 있는 건설노조 운동은 이미 자본과 정권이 판단하기에 방치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충분히 심어줬을 것이다.
건설노조 운동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지역소산별의 형태로 진행되어 왔으며, 사내 하청 노동자의 성격을 띤 일용노동자들이 원청과의 단체협약을 일반화시키는 과정을 여실히 담아내고 있었다.
따라서 이후의 기업별 단사 중심의 노동운동이 비정규직의 양산과 더불어 지역 중심의 소산별로 확장되고 자리 잡는 것에 우려를 가진 자본이 잠복돼 있는 건설노조 운동의 가능성을 사전에 파괴하기 위해 이런 사태를 야기시켰다고 보여진다.
전국의 전현직 노조간부 100여명 구속, 노조활동 전면중단 될 위기
검찰은 현재 2000년부터 체결된 전체 단체협약을 문제삼으며 노조활동에 조금이라고 관여를 하였다면 무조건 소환장을 보내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9개 지역건설노조의 전(全) 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조직가들이 모두 구속되어 향후 100여명의 노조 간부 구속자가 나올 것이며 건설현장의 노조운동은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표- box> 지역건설노조 공안탄압 사건일지--------------(((box시작))
(1) 충청일대지역 건설노조 간부 8명 전원 구속
대전충청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이성휘)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현장조직가) 6인 전원 구속, 전 위원장 및 전임 조직가 불구속 기소.
천안아산지역건설노동조합(위원장 박영재)의 위원장, 부위원장 2인 구속 - 노선균 부위원장은 구속 취소 후 불구속 기소.
양 노조의 구속자 외 전임조직가 등 약 10여명 소환조사
죄명(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노조는 사용자를 협박, 강요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전임비 명복으로 금품을 갈취하였음"
대전 11월27일 2차 공판 진행, 3차 공판 12월11일
천안 11월25일 1차 공판 진행
(2) 경기도지역 소환조사, 곳곳에서 경찰의 내사 수사진행
경기서부지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이준모)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 및 전임 조직가 20명 소환장 발부 - 전원 피의자 신분, 다수의 구속자 발생 우려되는 상황. (소환자 중에는 수년전 활동하다 중단하고 일반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도 다수 있으며, 결혼식을 불과 몇 일 앞둔 사람,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 출산한지 불과 1개월여 밖에 되지 않은 산모도 포함되어 있음)
건설산업연맹은 2000년부터 건설현장과 지역건설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왔고 현재까지 9개 지역노조에서 약 300개 현장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음. (대전, 천안 외 서울, 인천, 경기, 경기서부, 전북, 대구, 부산 등에서도 건설현장의 현장소장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 단체협약에 의거 전임비를 수령하여 왔음.)
현재 구속이 된 대전, 천안노조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로 이미 경기지역에서는 수사가 진행되었고 서울, 부산, 인천, 전북 등 곳곳에서 검찰의 내사가 진행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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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노조 탄압 분쇄 비상대책위 구성
연맹에서는 건설노조의 현장사업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10월6일 임원진 회의와 상집위 회의를 통해 '건설산업연맹 지역 건설노조 탄압 분쇄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을 결정(10월15일 중앙위 승인)하고, 10월7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로 결정하였다.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의 제안배경과 결정 사항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국적 확산이 일거에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시차를 두고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으나, 지역 및 연맹차원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연맹은 중앙 차원에서 대응할 것을 결정하고 '건설산업연맹 지역노조 탄압 분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태영 수석 부위원장) 구성한다.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대전, 천안 탄압을 분쇄하기 위해 대전 현장 조직사업을 복원하고 침탈이 확대될 경우 전국적 단일 대오 구축을 통해 투쟁한다. 중앙에 상황실(실장 백석근 부위원장)을 두고 지역 현황 취합, 선전, 홍보등을 통한 여론 작업, 대 언론 관련 사업, 총 연맹과의 공조 사업 등을 진행하였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시급히 진행한 사업은 대전의 현장 활동 복원과 구속 동지 구출 투쟁, 법률적 대응 사업, 대 여론 반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 연대를 통한 전선의 확대 등이며, 대전 중심 투쟁 본부와 중앙 상황실을 두고 중상모략과 공안탄압에 대응해 나갔다. (민주노총은 탄압이 들어오는 각 지역별로 지역 제 조직들과 함께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하였으며, 면변 노동위에서는 14명의 전국공동변호인단을 구성하였다.)
건설일용노조 탄압 분쇄를 위한 투쟁결사대 구성 및 활동
10월21일 청와대 앞에서 '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투쟁결사대' 발대식을 진행하고, 청와대 및 대한건설협회 등 수도권 지역에서의 집중 투쟁을 시작하였다. 또한 건설노조 탄압의 주범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형 건설사(LG, 포스코, SK, 두산, 풍림, 롯데 등)의 수도권 전 현장에 대한 타격 투쟁에 돌입하였다. 각 현장에서 순회 집회 및 단체교섭을 촉구하고, 건설비리 사안에 대한 체집 활동을 전개하였다.
구성은 현재 탄압의 대상으로 판단되는 전국 9개 지역건설노조의 조직가를 중심으로 구성하였으며, 약 25명이 중앙 집중적인 투쟁을 전개하였다.
결사대 확대 및 현장사업 강화
11월8일 비대위는 중앙대에서 전체 회의를 열어 결사대를 현장사업을 하는 전체 단위로 확장하고, 상황실에 수도권 4개 노조 위원장을 결합시키는 확대 개편안을 결정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앙실천사업을 지속하고, 타 지역은 권역별 결사대 단위의 편재의 실천을 하기로 하였다. 연맹은 공안탄압 분쇄를 위해 11월28일 긴급 임시중앙위원회에서 기업, 지역, 업종을 아우르는 전 조직적 결의를 통해 투쟁기금 모금을 결의하였다.
한편 국제건설목공노련(IFBWW)을 통해 한국정부를 ILO에 제소하고, 각국의 건설노조들이 자국 내에 주재하고 있는 한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 및 항의 서한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다. 이날 한국 내에서도 이에 호응하는 집회를 인권단체들과 공동 개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경의 공안탄압에 대해서 몇 가지 의혹을 지니고 있다. 시점 자체가 건인회(건설업체 인사관리담당자 협의회)에서 민사 소송(전임비 반환 청구소송)에 대한 준비를 태평양 법무법인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한건협(한국건설경제협회)이 건설노조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한 9월 중순경부터 건설노조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은 공교롭다.
더군다나 검.경의 수사 내용 또한 의심을 증폭시킨다. 건인회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원사에 대해 지역건설노조에 대한 대응방침을 전달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건설일용노조 조합원의 대부분이 하청 소속 노동자라는 것을 이유로 원청과의 교섭이 부당하며, 따라서 거부하라는 지침이었다.
어떠한 공식성도 없고, 일개 노무관리자들의 임의조직인 건인회가 그런 방침을 공문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초기 경찰의 수사가 원청과의 교섭의 불법성, 원청 조합원 유무, 교섭 과정의 강압성 등으로 건설자본의 논리와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 지점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안탄압이 건설자본의 조직적 로비에 의한 청탁수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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