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노조인식 자체에 문제 있다”
민주노총 ‘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 긴급토론회’
최근 ‘금품갈취, 공갈협박’ 혐의로 지역건설노조에 대한 검찰의 구속과 기소 등 수사가 확대 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12일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에 대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김선수 변호사는 “변화와 새로운 질서를 부정하는 과거로의 회귀”라며 “실질적인 근로조건의 결정권한이 있는 원청과 단체교섭을 하고 그 결과를 단체협약으로 체결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 무시한 사실왜곡과 법리적 오해들
김 변호사는 “근로관계가 복잡, 다양화되고 사용자-노동자의 관계 역시 중층적인 경우가 많아 근로조건 역시 근로계약당사자 외의 요건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건설현장에서는 원청의 현장소장이 하도급업체 소속 일용노동자들을 직접 지휘감독하고 이들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사실상 및 법률상 영향력과 책임을 부담하므로 단체교섭의 상대방으로서 지위에 있는 사용자다”고 말했다.
즉 노사간 단협에 명시된 불법하도급 근절, 현장출입 등 노조활동 보장, 식당과 화장실 등 복지시설 개선 등의 문제는 원청업체의 전적인 권한이므로 원청업체가 유일한 단체교섭의 상대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이 원청 소속 조합원이 없는 현장에서 노조가 지급받은 전임비를 문제 삼고 있는 것에 대해 김 변호사는 “초기업노조의 전임자는 소속 사업장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자격이 있는 한 전임자로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노조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따라서 지역건설산업노조 전임자 형태는 인정이 될 수 있고 실제로 전임비가 노조활동에 쓰였기 때문에 금품갈취가 아니”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검찰수사는 노조법상 사용자에 대한 일면적이고 단선적인 이해와 노조활동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기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민주노총 법률원 권영국 변호사도 “일상적인 노조 활동이 노동문제를 접근하는 공안부의 잘못된 시각과 이해 부족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후 △검찰 내 노동사건 전담 부서나 팀, 혹은 전담 검사를 둘 것 △일반 형사처벌로 해결되지 않는 노동사건의 특성상 담당자들에 대한 정기교육, 노동부와의 정례협의, 노동계 의견수렴 등을 할 것 등을 제안했다.
건설산업연맹 백석근 부위원장은 “호주건설노조나 국제목공노련 등 외국에서도 건설현장의 원청사와의 교섭이 강화되는 것이 전반적인 추세”라며 “국내서도 지난 3년간 아무 문제없이 노조와 원청사간의 교섭과 협약체결이 이루어졌는데 갑자기 검찰이 나서서 이를 불법으로 모는 행태는 노조의 활동에 대책을 강구해온 건설자본의 최근의 움직임과 일치하고 있다”며 기획·각본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백 부위원장은 “최근 지역일용노조에 대한 본사 차원의 대응이 늘고 있는 것이나 포항지역건설노조의 파업과 관련,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이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은 간부 2명이 실형 10개월, 8개월을 선고받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포항지역건설노조의 경우 내년 3월 새 집행부의 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원청인 포스코와 검찰이 이런 일정까지 감안,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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