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놈의 정부, 이제는 이판사판이다"
용산범대위와 유가족...20일까지 답변 안주면 시신 서울광장으로 옮겨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용산 범대위)와 유가족이 용산참사문제 해결과 관련해 정부가 대답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제시하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12일 이들은 용산 참사 희생자 5명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년을 넘길 수는 없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싸우겠다”며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반년이 되는 오는 20일까지 정부의 문제해결과 관련한 답변이 없을 시 시신 사진을 공개하고 시신을 서울광장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우리의 남편이, 우리의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사진을 공개하려고 한다”며 “정부가 (유가족의 요구를)모르쇠로 일관한다며 반년이 되는 날 우리는 다섯분의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산범대위와 유가족은 ▲검찰이 수사기록 3천여 쪽을 감춰 법정 판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 ▲검찰총장 후보자로 용산 참사 수사 책임자인 천성관을 내정했다는 점 등 더 이상 정부에게 기대할 게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특히 지난 6월19일 용산참사 해결과 관련해 범대위의 서면 질의를 받고 국무총리실이 ‘사인 간의 관계로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자 시신까지도 공개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박래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설명했다.
유가족 권명숙씨는 “가족인데도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을 공개하고 부패할지도 모르는데 안고 가야할까, 사실 갈등도 했는데 이제는 해야겠다. 목숨을 내놓고 마지막 각오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정부가 어떤 공식적인 협상 제의를 한 적이 없다는 점도 이번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이라 설명했다. 용산 범대위와 유가족은 야4당 용산참사문제 공동위원회가 내놓은 대정부 5대 요구안이 유효하다면서도 최소한 정부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용산범대위와 유가족은 용산 참사 희생자 5명의 시신이 안치된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년을 넘길 수는 없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싸우겠다”며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반년이 되는 오는 20일 정부의 문제해결과 관련한 답변이 없을 시 시신 사진을 공개하고 시신을 서울광장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문정현 신부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향후 벌어질 사태에 대해 정부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문 신부는 “지독한 정부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올 때가 왔다”며 “이판사판이다.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냉동차에 시신을 싣고 시청 앞으로 들고 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용산 범대위와 유가족은 20일까지 정부를 압박하고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용산참사 반년, 위령제 및 범국민추모대회’ 등을 비롯한 대규모 행동전을 계획 중이다.
이날 용산 범대위는 ▲ 13일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 철회 촉구 촛불 문화제 ▲14일 철거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서울시청 규탄대회 ▲16일 용산 철거민 열사 시신 사진 공개 기자회견 ▲17일 검찰수사기록 3000쪽 공개 요구 3보 1배 ▲19일 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대회 ▲20일 용산참사 반년, 사회원로 200인 선언 및 범국민추모대회 등 '범국민 추모주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반년이 되는 20일을 '전 국민 추모 행동의 날'로 정하고 전국 광역시·도별로 용산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설치해 국민들의 분향을 받기로 했다.
유가족 전재숙씨는 “해결이 안 되면 뭐든지 할 각오가 돼 있다. 모든 국민들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