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은 어떤 사람을 신뢰하며 어떤 사람을
혐오하는가
《친서민》에 나타난 기만성과 도덕성에 대한 또 하나의 시각
9월중순에 MB의 지지율이 올랐다고 하는 문제를 놓고 여러가지 분석과 해석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것이 MB의 《서민을 위한 정부》에로의 변신(친서민)때문이라고 했다.
이《MB 지지율 증가》때문에 진보진영 안에서도 불안감을 갖는 사람이 있다는 말들이 있지만, 국민들의 70퍼센트는 《친서민》에 《기대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친서민》이라는 것이 초불 시위에 대한 복수전과 각종 악법들이 강행된 이후에 나왔고, 그 한편에서 정부가 여전히 자기 비위에 거슬리는 시민사회 단체들의 활동을 사찰하거나 정부 지원금을 끊고도 모자라 갖가지 압력을 가하고 있음으로 그들이 말하는 《친서민》따위는 위장 술에 불과하며, 나중에는 반드시 본색이 드러날 것이라고 냉소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친서민》과 관련해서 요즘 그 기만성과 함께 도덕성 문제까지 부상했다. 그것이 바로 정 운찬 총리의 등장이다.
정 운찬 씨가 총리가 된 것은 지지율 하락으로 식물정부가 되는 것을 우려했던 MB가 중도실용 노선을 보여주기 위해서 단행된 인사조치 때문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국민의 58.3퍼센트가 정 운찬 씨의 총리 직 수행에 반대했고 지금도 사퇴를 요구하는 까닭은 한 때는 MB의 정책을 비판했던 그가 언제 그랬느냐 하는 듯이 MB 지지자로 변신했던 《박쥐 정치인》, 세금 탈루나 뇌물 수수, 허가 없는 겸직과 영리업무를 금지한 공무원법 위반행위, 그리고 이 같은 일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의 위증 등으로 국민을 우롱하기까지 하는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환멸과 혐오감 때문이다.
글의 본론은 아니지만 필자가 구태여 이 문제에 대해 먼저 언급하는 것은, 혹시 실례로서는 적증치 못할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신뢰하며 어떤 사람을 혐오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진보진영이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박쥐 정치가의 비도덕적 행보가 보여준 교훈
유감스럽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진보운동권의 일부 운동가들 속에서 도덕성이 결여된 사건들이 발생하여 진보 정당, 단체들이 적지 않은 곤경을 치르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의 심각성은 진보진영의 이미지를 심히 손상케 하고 대중을 크게 실망시켰다는데 있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같은 사건들 말고도 최근에 진보진영에 대한 비판 가운데서 대중이탈 문제가 있는데, 이는 요즘의 진보진영 내부에서의 논쟁에서도 볼수 있다.
한마다로 이 논쟁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학자가 《대중은 PD, NL을 모른다》고 지적한 것처럼 그것이 과연 대중의 심금을 얼마나 울리고 있는지, 심지어 대중이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나 하는가 하는 의문마저 나게 한다.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고 해도 대중에게 인식되지 않고, 심지어 동지관계가 어쩌면 적대관계처럼 험악해지기까지 하는, 개인 공명욕에서 출발한 이론은 헛소리나 말공부가 되고 만다.
이 같은 사건이나 편향이 문제를 발생시킨 사람들 자신의 잘못임은 틀림 없지만, 진보운동 차원에서 보면 청렴결백성의 결여 등으로 표현되는 도덕성 문제이자 신념과 지조 문제, 자신을 마치도 대중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처럼 착각하는 사고방식도 문제가 아니겠는가,
대중의 신뢰 상실은 결국 운동가의 자질과 풍모 문제
사람들이 진보 운동가들을 존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운동가의 인물이 잘 나서보다도 그를 만나면 뭔가 배우게 된다거나 힘이 난다고 느끼게 하는 자질과 품성 때문이고, 또한 자기들의 지향이 정당하다는 확신과 그에 따르는 책임성과 지혜, 희생성, 대중에 대한 헌신성, 그를 통해서 체현되는 겸손성과 청렴결백성과 같은 운동가의 풍모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진보운동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권력을 쥐고 서민대중을 되는대로 다루는 꼴로 비춰진다면, 사람들이 어찌 탄식하지 않으며, 이 같은 조직이나 활동가들을 어떻게 존경하고 따르겠는가.
세상에 알려진 기록이나 진보운동, 변혁조직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보면, 그들이 지하에서 활동할 때에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며, 한번 권력을 쥐거나 일정한 지반이 닦아진 다음에, 혹은 운동이 시련기에 들어가거나 장기화될 때에 나타난다.
그렇게 보았을 때 진보 운동가들이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되는 원인이 결코 어떤 인간의 성격상 문제가 아니며 인간의 가치와 품격을 규정짓는 사상, 정신의 발현이며, 또한 독선과 수양의 태만 등에서 오는 미숙성, 그리고 한국 사회가 마치나 과거의 군사독재시기와 근본적으로 달라진 듯이 환상을 갖고 이로부터 초래되는 정신적 해이 등에 기인할 것이다.
MB가 아무리 《친서민》행보를 해도 진보세력에 대한 가혹함은 변함이 없는데, 자기 조직과 그 합법성을 지켜주는 것은 대중과 그들의 신뢰임을 늘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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