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제3기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거의 결과보다 중요한 선거의 과정을 얼마나 알고 계실지 걱정이 앞서 한말씀 드립니다.
대전지역본부는 전국의 어느지역보다도 민주노총을 세우는 과정이 힘들었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2005년 제2기 지역본부선거에서도 이번선거와 똑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니, 당시에는 더 추잡스러웠습니다.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향한 대리투표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자연스레 행해졌었고,
자기가 거부하는 후보를 향한 투표함 탈취는 당당하고도 떳떳하게 행해졌었습니다.
선거파행으로 인해 비상대책위로 조직을 운영하며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해야할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채 2년의 시간이 허비되었습니다. 현장노동자들은 한숨과 낙담으로 지역본부를 바라보며 희망을 잃어갔습니다. 현장조직들은 이완되고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기대와 믿음은 사라져갔습니다.
2008년 우여곡절의 비상대책위 기간을 마감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일부에서 조직적인 선거거부를 결의(?)했다는 소문이 선거운동기간동안 지역을 술렁이게 만들었습니다.
술렁이던 소문이 현실로 드러나고야 말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결과로 드러나고야 말았습니다.
투표거부가 아니었습니다.
과연 현장에서 정상적인 투표행위가 이루어졌는지 아닌지, 확인할 길조차 없어진 결과였습니다.
19개 사업장, 26개 투표함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투표수가 0(빵)이라도 투표함은 제때에 도착했어야 합니다.
이것은 투표거부가 아닙니다.
조직적으로 선거파행을 유도한 선거방해행위입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민주노총의 도덕성에 자해를 가한 범죄행위입니다.
민주노총 총연맹 지도부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내년이면 전국의 민주노총 선거가 직선제로 이루어질 것이라 들었습니다.
전국의 민주노총이 직선제로 대표자 선출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번 대전지역본부선거와 같은 사태를 좌시해선 안될일입니다.
이번 대전지역본부 선거에 출마한 후보측에서는 이미 선관위를 통해 총연맹에 진상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중앙지도부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합니다.
아무리 힘이 없다고 해도, 아무리 탄압을 받는다 해도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은 절대적 보루입니다.
노동자들의 희망인 민주노총이 몇몇 불순한 자들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도록 지켜주십시오!
반드시 바로잡아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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