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을 침해하고 화물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악을 규탄한다!
1. 12월 22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악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 국회를 통과한 이번 개악안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업무개시(복귀)명령제를 포함하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제는 단순히 집에서 쉬기만 해도 국무회의의 '복귀명령'에 불응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무시무시한 악법이다.
3. 또 이 법은 복귀명령에 불응하면 운전자 자격 취소, 운송사업 허가 취소 및 향후 2년간 재취득 금지라는 실로 화물운송업을 하는 운전자들은 "앉아서 죽으라"는 악법이다. 게다가 정부는 도로교통법까지 개악하여 규정속도를 지켜 운행해도 '집단성'만 있으면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은 명백히 국제노동기구(ILO)가 금지하는 강제근로이며, 변호사들조차 위헌성이 있고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하여 도입을 반대한 악법으로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4. 또한 이번 개악안은 겉으로는 화물연대가 요구해왔던 허가제를 취하고 있으나 물류체계 개선의 당사자인 화물연대의 활동을 제한하고 통제하는데 주안점을 둠으로써 허가제의 긍정성을 백지화한 악법이다. 게다가 2004년 12월 31일부터 허가기준이 1대로 변경됨으로써 개별차주인 화물노동자들은 기존 화물업체에서 명의 이전을 할 때 차량소유권과 지입료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전혀 없다. 만일 허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개악안은 적재물 보험과 차고지 요건 등의 모든 부담을 화물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5. 화물운송노동자들은 평균 하루 5시간 수면과 주당 80.7시간의 노동을 하면서 각종 경비를 제하고 나면 법정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죽음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30여 명의 화물연대 조합원이 각종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부채를 비관한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정부와 국회는 화물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는 화물노동자의 실태조사와 이에 기반한 제도 개선은커녕 화물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법 개악을 추진하였다. 이번 법 개악은 화물운송노동자의 처지를 무시하고 지난 5월 15일 정부 스스로가 화물연대와 합의한 사항을 위반하여 추진한 것이다. 또한 이번 법 개악은 경찰력과 법·제도 개악으로 화물운송노동자들을 길들이려는 군사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는 결코 이를 수용할 수 없다.
6. 우리는 이번 법 개악에 찬성한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료들의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태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껏 법 개악의 중단과 물류체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런데도 썩은 보수정치권과 노무현 정권은 민의(民意)를 외면하고 계약해지, 손해배상 청구·가압류, 구속·수배 등 온갖 탄압과 여론 호도, 화물연대 탈퇴 공작 등을 벌여왔다. 우리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썩어빠진 보수 정치권과 노무현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고 화물운송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할 때까지 결사적인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2003년 12월 22일
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
별첨.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악 경과
△11월 4일: 업무복귀명령제-수급조절 없는 개별등록제 등 정부 개악안 국무회의 통과
△11월 24일: 화물연대 의장 단식농성, 조합원 경제속도투쟁, 건교위 소속 국회의원 지구당사 항의 방문(∼25일)
△11월 25일: 국회 건교위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들, 정부안 비판하고 화물연대 의견 수렴 요구
△12월 4일: 국회 건교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국회의원들, 입장을 바꿔 화물악법 개악안 통과
△12월 6일: 화물연대 투쟁 재돌입, 전 지도부 단식농성 및 지구당사 점거농성 집회(∼8일)
△12월 8일: 국회 건교위 전체회의에서 개악안 그대로 통과
△12월 9일: 화물연대 긴급 집행위원회, 결사저지 투쟁방침 확정
△12월 17일: 국회 법사위 개악안 통과
△12월 18일: 화물연대 간부 상경 국회앞 쇠사슬 농성
△12월 22일: 국회 본회의 개악안 통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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