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5월 10일 화물운송시장 수급불균형 조기개선, 화물차주 근로조건 향상, 다단계 운송거래 개선 등 단기·중장기대책을 포함하는 '화물운송산업 종합육성대책(이하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우리 조합은 정부의 종합대책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우선 경유가격 인상에 대한 대책이 없다. 정부는 '에너지세제개편' 계획에 따라 2006년까지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세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방침인데, 이에 따른 부작용을 스스로 인정하여 영업용화물차 등에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보조금은 인상분의 50%만 지급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2006년까지만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운임조정으로 흡수'한다고 하는데, 결국은 기름값 오르는만큼 운송료도 올리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며, 이는 동북아물류중심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가 기업물류비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키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업물류비 부담을 줄이고 종사자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보조금 100% 지급, 중장기적으로는 유가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참고운임제 도입검토 역시 운송시장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우리조합은 중간착취와 덤핑강요가 횡행하는 운송시장에 질서를 잡기위한 방안으로서 표준요율제를 제기하여 왔으며, 이에 대하여 정부는 '화물자동차운수업이 허가제인 경우에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데 작년 화물연대의 두차례 파업으로 등록제로 대표되던 화물자동차운수업 규제완화의 심각한 문제가 충분히 확인되고, 화물자동차운수업을 시장의 자율에 완전히 맡길 수 없다는 공감대에 기초하여 허가제로 전환하는 법개정이 이루어졌다. 이는 표준요율제 시행의 근거가 마련된 것인데, 이제 정부는 특정 업태, 특정 노선에 대한 몇가지 참고기준만 제시하는 것으로 운송시장에 대한 책임을 대신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종합대책의 주요내용인 허가제전환, 개별허가제 연말시행, 화물운송자격제도 등은 금년 1월에 공포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이미 포함된 내용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통행료인하는 작년 5월과 금년 3월에 이미 시행된 조치이며, 휴게소확충은 작년에도 계속 진행중이던 사업이다. 심지어 노사정위원회에서 화물운송노동자 보호방안이 논의된바조차 없음에도 불구하고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허위발표까지 하고 있다.
물론 종합대책에는 불법다단계행위에 대한 관계부처 합동단속, 화물운송분쟁조정협의회 설치, 공제조합 운영위원회에 외부 전문가 영입 등 주목할 만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피해당사자인 화물운송노동자가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방안은 들어 있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 조합의 존재를 부정하고 관변단체를 지원하여 협의의 외적 형식만 갖추려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금번 정부의 종합대책은 우리 조합이 지난 5월 7일 정부에 전달한 2004년도 요구안과 상당부분 상충되어 우려를 금할 수 없으나, 이후 성실한 교섭을 통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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