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노사무분규’선언은 노동자의 ‘고통전담 선언’
대전시가 이른바 지역 ‘노사민정’ 대표자들과 지난 10일 ‘2009년 노사무분규 협력 선언식’을 개최했다.
지난 2월 3일 경총과 한국노총주도로 출범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의 지역판이라 하겠다.
대전시는 이번의 ‘무분규 선언’이 ‘위기상황에 대한 특단의 고용 안정대책‘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해묵은 고통분담 논리를 내세우며 노동자들에게 노동시장 유연화에 동참하라고 선전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전시와 사용자단체가 주도한 이번 ‘무분규 선언’은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오히려 경제위기의 모든 재앙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려는 ‘정치적 쇼’일 뿐이다.
이미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라는 명목으로 공공부분을 필두로 인적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고 나아가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해 비정규직을 대량확산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최소한의 공적기능마저 없애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의 권리포기를 전제로 하는 ‘무분규 선언’은 향후 불어닥칠 정부와 사용자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의 사전 정지용 여론몰이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대전시의 행태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의 확대를 통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중소영세 사업장등 상대적으로 더욱더 고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위한 교육 확대 등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시급히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미 물꼬가 터진 재앙의 둑을 눈가림으로 막을 수는 없다. 모두가 살고자 한다면 그에 걸 맞는 균형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치단체가 이러한 자본편향적 ‘정치적 이벤트’만을 일삼는다면 냉가슴을 뚫고 나온 노동자들의 분노의 화살이 어디로 향할지는 자명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