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7일 보건의료노조 보도자료>
보건의료 산별교섭 극적 타결!
- 비정규직 문제 해결로 연대와 평등에 앞장서는 산별노조
- 의료공공성 합의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산별교섭
- 산별교섭의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확인한 보건의료노조
1. 7월 7일(토) 새벽 2시, 2007 보건의료 산별교섭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보건의료 노사는 한양대의료원에서 열린 11차 산별중앙교섭에서 교섭과 정회를 거듭하는 12시간 마라톤 교섭 끝에 막판 쟁점이었던 ‘비정규직 문제와 임금, 산별 5대 협약’을 일괄 타결하면서 마침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2. 지난 4월 2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두 달 넘게 계속된 보건의료 산별교섭은 조정신청기간과 파업돌입을 2차례나 연기하면서까지 타결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결국 6월 28일 결렬되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돌입 이후 보건의료노조는 막판 쟁점을 좁히면서 타결을 위해 전면파업보다는 간부파업과 부분파업을 진행하면서 교섭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사측의 불성실교섭으로 교섭에 진전이 없어 보건의료노조는 7/3~4일 전국 지부장 및 전임간부 연석회의를 개최하여 본격적인 7월 파업투쟁과 악질사업장 분리타격투쟁을 확정한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7월 11일부터 간부파업을 결의하고, 7월 11~13일 및 7월 18~20일 악질사업장 분리타격투쟁을 예고하자, 7월 5일 열린 10차 산별중앙교섭에서 병원사용자측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포함한 비정규문제 해결 의지를 밝히면서 산별중앙교섭은 급진전되었고, 7월 6일 14:00부터 한양대의료원에서 열린 11차 산별중앙교섭에서 극적인 타결을 이루게 되었다.
3. 산별교섭 4년차인 보건의료 산별교섭의 극적인 타결은 우리나라 노동운동과 의료운동에 있어 몇 가지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보건의료 2007 산별교섭은 비정규 기간제법 시행 속에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산별교섭을 진행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산별합의는 임금과 비정규직 문제를 연동하면서 보건의료노조 산하 병원은 특성별로 임금을 4.0 ～ 5.3% 인상하되, 이중 정규직 임금인상분의 1.3 ～ 1.8%를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시정, 처우개선에 사용하기로 노사합의 했다.
정규직 임금인상 기준으로 볼 때 1.3% ～ 1.8%는 보건의료노조 산하 전 병원을 합계할 경우 3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립대병원의 경우 임금인상 총액 1% 재원은 병원별로 대략 10억 ～ 22억 수준임 )
따라서, 이번 산별합의로 인해 보건의료노조는 산별교섭 타결에 기초하여 300억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 이후 현장교섭을 통해 전체 11,800명의 비정규직(직접고용 비정규직 6,714명, 간접고용비정규직 5,151명, 전 직원 대비 20% 수준) 중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5,500명 이상 정규직화와 간접고용비정규직은 고용보장과 복지혜택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이번 산별 합의로 인해 병원에 종사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은 비정규 악법에 의해 해고되거나 외부 용역화 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화 및 차별시정, 처우개선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산별합의에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산별차원에서 ‘비정규직대책 노사특위’를 구성하여 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화 대책, 단계적 정규직화 방안 등에 관하여 공동으로 연구조사하고 그 효과적인 시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둘째, 이번 보건의료 산별교섭은 우리나라 노동계가 산별교섭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산별 합의에서는 그동안의 노사관행을 넘어 기업을 뛰어넘는 초기업 논의구조를 중층적으로 확보했다.
올해 보건 산별교섭은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임금, 비정규, 5대 협약을 일괄 타결하면서 ‘산별중앙노사운영협의회’ ‘비정규직대책 노사특위’ ‘의료 노사정위원회’ 실질적인 가동 등에 합의함으로서 초기업적 단위 논의와 산별차원의 노사간 대화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올해 금속노조 한미 FTA 정치파업을 둘러싼 보수언론과 자본의 ‘산별교섭 회의론’ 공세를 뛰어넘는 의미 있는 진전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척박한 한국의 노사관계 현실에서 한국의 산별운동은 또 한걸음 전진할 수 있음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다.
보건의료 노사는 산별중앙협약의 체결 후 산별적 노사관계 발전과 보건의료산업 차원의 노사공동과제 논의를 위하여 산별중앙노사운영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이 협의회에서는 산별노사관계의 발전방안, 정책과제연구, 보건의료산업의 발전을 통한 고용안정화 대책의 조사연구와 해결책을 마련하여 효율적인 대안을 수립하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산하에 산별교섭준비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산별교섭 상견례 3개월 전부터 교섭의제와 안건, 절차와 방법 등 제반사항을 준비하기로 하고, 고용안정및교육훈련소위원회는 고용안정 및 산별임금체계에 관한 연구와 정책개발, 교육연수제도의 개선과 보건의료산업연수원 건립기금의 국회 청원, 고용기금활용을 통한 보건의료산업노동자 고용안정대책 강구, 사학연금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목적사업으로 하기로 했다.
셋째, 보건의료 노사는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료기관으로서 의료기관의 공공적 역할 강화와 사회적 기여를 위해 환자 권리를 존중하며, 최선을 다해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환자 권리 장전'을 만들어 선포하고, 이를 공동 실천하기로 했다. 또한 병실을 법정기준 이상으로 확보하고, 환자 편의와 쾌적한 환경을 위해 적정규모 병실면적과 시설을 확보하도록 하기로 했다.
그리고, 환자들에게 안전한 우리 농산물을 제공하고 도농교류 차원에서 1지역본부 또는 1병원 1촌 자매결연운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이 합의는 최근 우리 사회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에서 모범적으로 안전한 먹거리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소중한 토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역과 외국인노동자 등 사회소외계층의 의료수혜를 확대하기 위하여 의료봉사활동을 노사가 함께 추진하고, 의료기관의 혈액부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헌혈운동에 노사가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넷째, 그동안 노사자율교섭을 가로막으면서 노동탄압의 대명사였던 직권중재 악법이 내년 폐지를 앞두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회부가 보류되었고, 이로 인해 합법 파업이 가능해졌다. 이에 노조도 무리한 파업보다는 유연한 전술로 환자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노조의 요구를 사용자와 사회에 효과적으로 알려나갔다. 그리고 합법 공간에서 노사가 자율타결을 통해 빠르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다시한번 직권중재가 없다면 노사자율교섭은 더욱 촉진 될 수 있음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2007 산별교섭이었다.
4. 7월 7일 새벽 2시 산별중앙교섭 잠정합의에 이른 보건의료노조는 곧바로 산별현장교섭에 주력할 예정이며, 산별중앙교섭에서 합의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병원에 대해서는 대각선교섭을 통해 집중타격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노조는 7월 9일(월)~13일(금)을 집중교섭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안에 대한적십자사, 한국보훈병원 등 산별중앙교섭 미타결 특성교섭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포함하여 각 지부별 산별현장교섭 타결을 위해 집중교섭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한, 7월 7일 산별중앙교섭 잠정합의에 따라 7월 11일부터 시작될 간부파업을 유보하되, 산별중앙교섭 미타결 특성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병원, 불성실교섭으로 산별현장교섭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병원에 대해서는 7월 18일(수)~20일(금) 집중타격투쟁을 전개하고, 7월 23일까지도 타결되지 않을 경우 7/23일(월)부터 산별적 교섭력과 투쟁력을 총동원하여 전면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5. 아울러, 보건의료노조는 산별중앙교섭 잠정합의 이후 연대투쟁 차원에서 7월 8일, 각 지역별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차별해고하고 강제로 용역 전환하는 이랜드 그룹 매장 집중타격투쟁에 적극 동참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7월 10일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연세대의료원노조가 파업돌입 시 공동연대투쟁을 강화하기로 했다.
6. 1998년 우리나라 최초로 산별노조를 건설한 보건의료노조는 2004년 첫 산별교섭을 시작하여 2007년 4년차 산별교섭을 진행하였고,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고 고비를 넘기면서 원만하게 타결하였다. 우리는 사용자단체 구성 원년인 2007년 산별교섭이 몇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파국으로 가지 않고 원만하게 마무리된 것과 관련 앞으로 산별노사관계가 더욱 성숙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산별중앙교섭 잠정합의 이후 본격화될 산별현장교섭에서도 사용자측이 성실한 교섭을 통해 원만한 타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특히, 이번 노사합의는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는 하나라는 관점에서 함께 고용안정을 추진하는 과정이며, 안정된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과정이다. 그리고 산별노조로서 노동운동의 연대와 평등정신을 실현하는 사회적 연대활동이다. 이것은 산별노조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보건의료노조가 전향적인 결단을 내린 만큼 비정규직 관련 노사 합의정신을 훼손하지 않고, 임금비용을 줄이기 위해 각종 왜곡과 기만, 불성실과 편법을 동원하지 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처우개선, 차별시정 등을 위해 병원사용자측이 책임있고 성의있게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어 있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새로운 모델과 이정표를 만들고 있는 보건의료 산별교섭 결과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병원사용자측이 이런 사회적 기대와 책임을 외면하지 말기를 바라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병원을 “비정규직 없는 병원, 고용안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공동 노력해나갈 것을 촉구한다. <끝>
2007년 7월 7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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