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2일, 화) 오후 5시 30분.
전교조 대전지부는 시교육청 앞에서 비리교장 징계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대전의 B중학교장은 지난 12월 감사과정에서 교장 임기동안 여교사들을 수차례 성희롱하고 상습적인 금품수수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대전시교육청이 위와 같은 비리교장을 감싸고 돌며 또다시 교장 중임을 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회사를 맡은 권성환(전교조 대전지부) 지부장의 말에 따르면 해당 교장은 비리의 정도가 지나치다.
회식이 끝나면 여교사들을 노래방으로 데려가 춤추게 하면서 속칭 노래방 도우미처럼 행세하게 했다.
자신의 해외여행을 위해 교사들에게 돈을 뜯어내는가 하면, 고등학교 보충수업에 지원가서 받은 수업료의 일부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가관인 것은 협박, 회유, 폭언으로 명백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과정에서 이 같은 행위를 비리교장이 인정했음에도 교육청은 3월 1일자로 교장 중임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권지부장은 "김신호 교육감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징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말 뿐이며 실상은 교장 중임발령을 준비 중이다. 전교조는 해당 비리 교장을 2월 말까지 중징계, 파면할 것을 요구한다. 이 사태 해결이 대전교육청의 청렴의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전교조는 만약 해당 비리교장이 다른 학교 교장으로 발령이 난다면 지역차원으로 대대적으로 알려내며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엄연섭(민주노총 대전본부) 본부장은 "가장 깨끗해야 할 학교에서 가장 추악한 작태가 벌어졌음에도 쉬쉬하는 교육청을 규탄한다. 전교조의 요구대로 2월 말까지 징계 방침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은 지역차원의 투쟁으로 수위를 높일 것"임을 경고했다.
이찬현(전교조 대전지부) 대협실장은 "대전의 여교사들이 900여명이다. 성희롱 피해 여교사의 증언을 들었다. 피해 여교사는 잠이 들때 이 순간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심정이란다. 김신호 교육감은 똑똑히 알아야 한다. 해당 비리교장을 척결하지 않는다면 '무상급식 반대, 차별급식에 앞장 선 교육감, 성희롱 환영, 금품수수 독려하는 교육감'으로 낙인 찍힐 것"이라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신인섭 교사는 "뜸을 들이는 것이 필요한 것은 밥지을 때 뿐"이라며 "교육청은 비리교장 징계를 뜸들이지 말고 즉각 시행 할 것"을 촉구했다.
B중학교장의 비리문제는 전교조대전지부가 지난 12월 15일 성명서를 통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더불어 교육청 감사를 요구했다.
시교육청의 감사 결과 전교조대전지부가 밝힌 B중학교장의 비리는 모두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장도 이를 인정했다.
그런데 시교육청인사위원회에서는 교육부에 해당 비리교장을 '교장 중임 적격' 의견을 제출했다.
전교조대전지부는 이어 교육청을 상대로 지속적인 항의면담 등을 진행했다. 과정에서 밝혀진 것은 교육청 담당자들이 해당 사건에 대해서 관심이 별로 없거나 의도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것 뿐이다.
전교조는 이 사건이 단순 개인 교장과의 싸움이 아닌 지역 교육관료들과의 싸움으로 인식하고 끝까지 투쟁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