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금), 저녁 7시.
'대전풀뿌리사람들' 대강당에서 제11회 대전충남 민족민주열사 합동추모제가 열렸다.
열사의 영전 앞에서 민주노총대전본부 엄연섭 본부장과 롯데백화점지회 김정식 조합원은 당면 투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롯데백화점 동지들은 열사의 영전에 바치는 편지글을 통해 절절한 자신들의 심경을 고백하여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았다.
아래는 롯데백화점 비정규 동지들이 열사의 영전에 바치는 편지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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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여!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넘어 열 한 번째를 맞이하는 열사의 영전에 비통한 마음으로 찾아왔습니다.
열사여! 외람되지만 묻고 싶습니다.
열사가 꿈꿨던 아니 지금도 꿈꾸고 계실 그런 세상은 과연 올까요?
저희가 만들 수 있을까요?
추운 겨울. 동지의 체온과 비닐 한 장에 16일째 길바닥 노숙을 하게 만드는 지금 세상은 얼마나 발전한 세상일까요?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분열시키고 과반수가 넘는 비정규 노동자는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게 하는 사회는 얼마나 상식적인 사회인가요?
노동조합 탈퇴하라고 부모 형제, 자식에게까지 찾아가 협박해도 어디가서 하소연 할 곳도 없는 지금 사회는 희망이 있는 사회인가요?
이리 찢기고, 저리 갈리고 우왕좌왕 갈팡질팡, 형식만 남고 내용은 사라져 가는 우리의 연대와 투쟁의 깃발은 열사가 그리는 세상을 자신있게 가리킬 수 있을까요?
저희는 ‘투쟁’이란 단어도 ‘투쟁가’의 가사 하나도 입밖으로 내지 못했던 노동자입니다.
이런 저희가 집단해고와 노동탄압에 맞서 롯데자본과 투쟁을 하고 투쟁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배열사들이 느꼈을 좌절과 고통, 분노와 설움을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열사여!
어디에서 희망과 용기를! 그리고 기쁨을 느껴야 하는지요?
저희는 열사들의 삶과 죽음을 곱씹어보면서 이것을 찾고자 합니다.
저희는 절망과 설움으로 점철된 이 사회를 노동자 스스로가 찾은 희망과 용기의 색채로 다시 도색하고자 합니다. 버거운 길이지만 대전지역 롯데백화점 비정규 노동자들이 그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항상 저희 옆에 계십시요.
꾸짖어 주시고, 격려 해 주시고,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십시요.
지역의 연대가 폭발하고, 그것이 자본과 권력을 향해 하나의 전선으로 돌진할 때 까지 한시도 저희 곁을 떠나지 마십시요.
이것이 비통함을 비장함으로 전환시켜 선배열사에게 전하는 롯데백화점 비정규노동자의 마음입니다.
2010년 12월 10일
롯데백화점 시설관리 비정규 노동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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