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의 투쟁에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지지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 투쟁 현황과 전망
1. 한국통신계약직 운동의 의의
최근 남한 노동자 운동의 특징적 경향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이 활성화되고 격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본주의 축적이 낳은 필연적 결과임과 동시에 남한 자본주의의 위기를 반영한다. 동시에 이 운동은 대공장 중심주의에 찌들어 있던 남한 노동자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90년대 초반 이후 안착된 대공장 중심의 투쟁은 초기의 긍정성 - 전국적 파급력과 저항력 -을 잃고, 점차 관료화·개량화 되어 가고 있다.
한편 대공장 노동운동의 개량화가 극명히 보여지는 점은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 운동에 대한 태도이다. 한국통신과 현대자동자 등 대공장 집행부는 기업이기주의와 조합주의적 의식에 빠져 있다. 대공장 노동자 대중은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의 처지는 동일하며, 그들간의 경쟁이 곧 모든 노동자들의 처지를 열악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자본주의가 철폐되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정치적 권리는 영구히 보장될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혈을 대가로 주어지는 개량의 떡고물에 일시적이나마 만족해하고 있으며, 이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들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운동과 그들의 경제적·사회적 권리의 강화가 곧 자신들의 기득권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남한 노동자 운동을 주도하던 대공장사업장의 노조지도자들의 개량화가 심각해지고 있을 때, 폭발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매우 소중하고 신선한 바람이다. 이 바람은 일차로는 투쟁의 중심으로부터 소외되어온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단결력과 투쟁력을 높일 것이며, 나아가 대공장 노동자들이 기업별이기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 바람은 87년 민주노조 건설운동과 같은 거대한 태풍으로 전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비정규직노동자 운동이 당시와 같은 폭발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이 운동이 전국화·전계급화되지 못하고 단위사업장으로 또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당면한 생존권 투쟁만으로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업장의 투쟁과 성과가 자생적으로 다른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력 이외에 목적의식적으로 이 운동을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할지가 모색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통신 계약직 운동은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운동에 비해 매우 중요하다. 우선 한국통신 사업장은 어느 누구도 하나의 단사정도로 취급할 수 없는 전국적 파급력이 있다. 노동자의 숫자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하여 50.000(정규직 41.000, 계약직은 10.000명) 이상이다. 그리고 사업장의 분포도 전국적이며, 이는 전노협 운동의 최대 특징인 업종의 벽을 뛰어넘는 지역적 차원의 연대투쟁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침체된 대사업장 운동과 특히 공공부문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앞서 보았듯이 한국통신이나 현대자동차의 집행부는 비정규직들의 운동을 억압했으며, 심지어 비정규직을 정규직의 방패막이로도 이용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공공부문의 경우 IMF이후 정리해고, 명예퇴직, 연봉제, 계약직 확대 등으로 최대의 피해를 당했음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공공부문의 마지막 보루라 일컬어지는 사회보험노조의 최근의 투쟁이 꺾인다면 공공부문은 완전히 자본의 손에 장악되고 말 것이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분출하고 있는 한국통신계약직 운동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통신 계약직 운동은 안으로는 계약직을 비롯하여 일용직, 용역, 파트타임 등의 노동자들을 껴안는 노동조합으로 우뚝서야 하며 밖으로는 전국의 모든 비정규직, 계약직 운동의 선봉이 되어야 한다. 특히 대공장의 기업별이기주의와 투쟁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통신 계약직 운동을 계기로 비정규직 운동은 중소·영세업체별로 각개약진 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전국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전국적 차원과 지역적 차원에서 활발한 연대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둘째로, 관료화되어가는 대공장 노동운동을 현장으로부터 극복해 나가야 한다. 비정규직노동자 운동과 대공장 노동자들의 전국적 연대투쟁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서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운동이 분리될 것인가에서 한국통신 운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2. 투쟁 경과와 현황
1) 계약직 노조의 출범과 5·6월 투쟁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5년에서, 9년이상 근무해온 장기 근속자들이다. 그런데 사측은 2000년 5월 31일 '계약직 관리지침'을 근거로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을 충남과 경북을 중심으로 200명 이상 해고하고, 6월 30일 계약이 만료되는 계약직 중 서울, 부산, 경기, 충북 등에 약 70%정도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정규직을 꿈꾸며 계약직의 설움을 참아왔던 노동자들은 이제껏 한번도 적용되지 않았던 사규를 근거로 해고하는 행위를 인정할 수 없었고, 이는 계약직 노동자들을 고용불안에 빠뜨려 더욱 강한 노동착취를 하겠다는 의도임을 폭로했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마침내 자신들의 소중한 단결의 권리를 찾기 시작했다.
계약직 노조는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충남과 대전, 구미와 대구에 조직되었고, 부산, 아산, 천안 그리고 충북과 전북으로 이어졌다. 서울 지역 계약직 노조는 2월 29일 '계약직 노동자협의회'를 창립하고 한국통신 노조 가입을 추진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리고 3월 31일 계약직 독자 노조를 건설하려 했으나 이 역시 반려되었다. 한국통신 노조의 규약을 근거로 계약직의 독자적인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고자 농성 투쟁과 본사 항의 방문 및 농성 투쟁, 노동부 장관 면담, 국회 법제정 청원, 민주노총·공공연맹 및 한국통신 노조에 대한 압박 투쟁 등을 전개함으로써, 계약직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단결의 구심이 되었다. 4월 초 노조결성 당시 37명에 불과하던 노조원들이 불과 3개월만에 1,200여명으로 40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대학살이 시작되었다. 5월 31일자로 계약이 만료되는 충남, 경북 등지의 계약직 노동자들이 30일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 숫자는 파악된 것만 200여명 가까이 되고 있고, 6월 30일자 계약만료 계약직을 합치면 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것도 아주 교묘하고 비열하기 짝이없는 방법(도급을 줄테니 도급제로 하자, 아르바이트로 다시 일하면 되지 않느냐는 등)을 동원하고 있다. 또한 이것은 충남, 경북뿐 아니라 경기, 충북등 전국적인 현상으로 2년이 넘는 계약직노동자 전부를 해고시키려는 대학살의 서곡인 것이 분명하다. ... ... 입수된 문서에 따르면 현업에서는 일손이 달려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재계약승인을 요청했으나 본부에서 일방적으로 불승인 문서를 내려보낸 것이다. 이는 한국통신의 조직생리상 본사차원의 지침과 계획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계약직관리지침 제11조7항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측이 노리는 것은 다른데 있다. 7월1일 근로자파견법이 발효되기 전에, 계약직노조가 합법화되기 전에 싹을 자르려는 것이다. 게다가 사장의 연임을 위한 성과창출에 계약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형편없는 임금으로 노예처럼 부려먹고는 헌신짝처럼 팽개치는 사측의 비열한 음모가 드러난 것이다. ... ... 이제 음모는 드러났고 우리의 투쟁목표는 명확해 졌다. 이미 구미에서는 계약불승인 즉시 작업을 거부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충남에서는 민주노총과 함께 본부앞 농성을 시작하기로 했다. 투쟁의 불길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퍼져가고 있다. 우리는 이제 강력한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 조직화되지 못한 지역은 빠른 시일내 조직결성을 완료하고, 부당해고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즉각적인 대응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들의 흔들림없는 단결과 강력하고 끈질긴 투쟁만이 우리들의 생존권을 지켜 낼 수 있다. [대학살의 시작! 투쟁만이 살길이다!] <통신자료>
사태가 이렇게 되자 사측은 물론 어용노조 역시 이들에 대해 무조건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사측에서는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일단 5·6월말로 예정된 계약 해지를 취소·연기했고, 어용노조는 9월 대의원 대회에서 노조가입 및 독자노조 인정의 결정 여부를 미뤄두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사측과 어용노조 차원에서는 계약직 노조를 정규직 노조에 가입시키는 것도, 그렇다고 계약직의 독자노조를 인정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물론 양자만을 비교해 볼 때 후자가 전자에 비해 회사 측에 유리하지만, 전자는 사실상 계약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정규직과 동등하게 하는 것이고, 후자도 계약직과 독립적인 임·단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두 가지다 회사에게는 '뜨거운 감자'인 것이다. 따라서 회사는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남은 기간동안 서서히 계약직 노조를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
2) 5·6월 투쟁 이후 자본의 공세
이러한 자본의 의도는 곧바로 드러났다. 자본은 한편으로는 계약직 노동자들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너만은 정규직으로 시켜주겠다." 따위의 회유책을 쓰는 한편 아직 계약직 노조체계로 편입되지 못한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량해고 했다.
회유
계약직노조를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조합원을 만나고 있는 일선 조직활동가들은 요즘 사측으로부터 이상 야릇한 귓속말을 전해듣는다고 한다. 달콤 쌉사름한 이야기는 다름아닌 "너만 조용히 있으면, 정규직으로 특채해 줄게" 라는 사탕발림 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과 인원, 시기는 언급하지 않고 무슨 큰 비밀을 말해주는 것처럼..... 계약직노동자들은 근로시간, 임금, 고용 차별의 고통을 언젠가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달래가며 참아 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특채마저 흐지부지 되었고, IMF이후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해 왔다. 이제 계약직노동자들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에서 자신들의 조직과 깃발을 힘차게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측은 계약직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계약직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탄압과 분열공작을 시도해 오고 있다. 항간에 떠돌고 있는 소수인원 정규직화설도 이러한 분열공작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공사측이 분열공작의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공개적인 조직활동을 하는 열렬한 활동가들이라는 것과 특히 여론에 민감한 공사입장에서 만약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약간명을 선별적으로 정규직화 할 경우 엄청난 비난여론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어설픈 사탕발림, 우리를 뭘로 보고....] <한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홈페이지 통신자료>
개량의 선전
"계약직 불법 단체행동에는 계약해지도 불사" 기량우수자는 정규직원으로 채용 검토. 근무경력·업적실적 따른 충분한 보상실시 모색. 현재 계약직 처우개선에 대해 여러 각도로 검토중이다. 계약직 중 기량우수자로서 기관장의 추천을 받은 자에 대해 해당 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임금에 있어 수행업무별 등급을 세분화하여 계약직 근무 경력 및 업무실적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무 성적 우수자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모색하고 있다. ... 회사에서는 이미 계약직에 대한 처우개선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던 중으로 경영여건 등 여타 여건을 고려하여 조치될 사안이지 이처럼 단체행동을 한다고 해서 요구사항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과거처럼 투쟁이나 폭력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구태의연한 방식은 이제 근절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이번 계약직 중심의 불법집회는 회사에서 지난 3월 계약직에 대한 처우를 일부 개선한 바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민주노총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조직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총과 해고자 일부에서 계약직들을 선동하고 투쟁을 부추김으로써 자신들의 세력확장에 이용하려는 작태는 중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부의 지원이 한국통신 계약직 근로환경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계약직도 자신들의 업무를 소홀히 한 채 불법적인 단체행동에 가담한다면 본인 뿐 아니라 계약직 전체의 고용안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따라서 계약직들은 민주노총 등의 지침에 동요되고 현혹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바란다.
회사도 능력있고 성실한 계약직에 대해서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에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아름소리 제57호 (2000.7.3) 한국통신 인력관리실 노사협력팀]
협박과 탄압
그런데 한국통신 사측은 연.월차 휴가를 제출하고 집회에 참여한 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해 서울과 대전충남지역에서는 전람실 근무자를 텔레마케팅으로 돌리고, 시험실 근무자에게 일을 주지 않고 대기하게 만드는 등 심각한 정신적.물질적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이는 한국통신 사측의 고용불안 행태에 대한 항의와 노동조합 가입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사측의 불법행위와 그 의도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집회에 참여하려는 계약직원들에게 새벽부터 전화를 하여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며 갖은 회유와 압력을 행사하고, 집회에 참여한 계약직원들에게 집회이탈을 협박하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오고 있던 한국통신 충남지역의 계약직 노동자들이 탄 버스를 자신들의 승용차로 가로막는 등의 행위는 연월차 사용의 정당성이 어떻든 합법적인 집회참여를 물리적 폭력으로 가로막는 아주 악랄한 범법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측 탄압에 대한 고소장]
해고
지난 5.6월 계약직에 대한 대량해고를 시도하다가 철회하였던 한국통신은 다시금 야금야금 도발을 시도하고 있다. 6/30일 계약직노조와 연결되어 있지 않던 국제전화국의 계약직을 소리없이 해고하더니, 7/20일 대전의 유성과 둔산 전화국에서 계약직조합원에 대한 해고로 노골적인 도발을 해왔다. 또한 일부지방에서는 3개월 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으로 "3개월 후에는 재계약 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붙이고 계약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해고예고를 한 것이다. 우리 계약직 노동조합은 법적 보장을 받지 못하는 법외노조로 우리 자신을 보호할 무기는 조합원의 단결된 힘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 절실히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 조합은 출발부터 단 한명의 조합원이라도 부당해고될 경우 전체 조합의 생사를 걸고 투쟁할 수밖에 없음을 천명하여 왔다. 우리에게는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사측에 의해 다시 자행된 해고에 대하여 우리 조합은 명백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투쟁에 나설 것이다. 우선 어느 선으로부터 해고 명령이 떨어졌는지 밝히고, 그 명령라인에 서 있던 관리자들에게는 해고로 인한 고통의 몇 배를 되돌려 주겠다. 또한 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한통과의 투쟁은 멈추지 않고 진행될 것이다. 투쟁을 회피하지 않고 철저히 맞서줄 것이다. 결사항전!!! [봇대 4호]
그러나 회유와 협박, 탄압과 해고라는 자본의 전통적인 공격에 맞서 계약직 노동자들은 다시 투쟁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아현 전화국.계약직 동지들 업무거부 투쟁돌입. 아현 전화국 계약직 동지들은 7월1일부터 85만원의 저임금으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어 최저생계비 보장을 위해 업무거부 투쟁에 돌입합니다. 규약에도 없는, 등급별 노동임금을 내놓으면서, 노조가입에서 탈퇴하라. 우리가 지시하는 데로 시행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나마 인상된 임금 삭감 하겠다는 등 온갖 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측의 어떠한, 협박에도 굴하지 말고 더 강력하게 대처해 나갑시다. 전국의 계약직 동지여러분 아현 전화국 동지들 많은 지지바랍니다.
아현 계약직동지 업무거부 및 요구사항
** 3개월 마다 반복되는 계약갱신을 중단하고 고용안정보장
** 계약직 노동자의 단협적용 및 미적용분 3년치 보상
**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화 프로그램과 일정 제시등 입니다.
** 아현 계약직노동자 들은 요구 합니다.
** 인근 다른국과 최고 60만원 차이의 임금을 보상하여 동일한 임금을 보장하라!!!!!
** 우리는 7월1일부터 업무거부투쟁을 문제 해결시 까지 이어진다.
아현 계약직노동자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시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회사측에 있음을 밝힌다. [2000년 7월 1일. 아현 계약직노동자 일동]
이처럼 대중의 억눌려온 분노는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분출하고 있으며, 단순히 재계약의 요구만이 아니라 기간에 누적되어왔던 모든 생존권적 요구가 무더기로 제출되고 있다.
3) 5·6월 투쟁이후 계약직 노조의 움직임
한편 5·6월 투쟁을 일시적으로 마무리 한 계약직 노조는 '계약직 노조의 전국적 확대'와 '노조합법화', 그리고 '계약직 노동자들의 고용·임금 투쟁'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노조의 확대와 전국화
…7월 말 현재, 서울, 대전충남, 구미 대구를 중심으로 조직화가 이루어진 상태에 있으며, 울산과 창원이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태이다. 나머지 부산, 전남, 전북, 충북은 연락선만을 확보한 수준이며, 강원과 경기는 아예 연락선도 없거나 있더라도 긴밀한 연락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수준이다. 대략 500여명이 조직화 상태에 있으며, 행동으로 나설 경우 300 명 정도의 동원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9월까지의 조직적 목표를 '간부역량의 강화와 간부와 기층 조합원의 연결강화, 그리고 조직의 확대'로 두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계획이 마련되어지고 실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조직 지역에 대한 계획은 세우고 있지 못하며, 이 부분에 대한 민주파 동지들의 도움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경기/ 강원/ 114 등, 특히 114의 경우 서울만해도 1000여명의 계약직이 근무하고 있어 전략적인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을 가진다.) [계약직 문제를 둘러싼 하반기 정세 예측-7월21일 한국통신 민주동지회 창립총회 자료]
노조 합법화
…노조 합법화 관련해서는 회사와 중본을 압박하는 다양한 전술(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 8월말 9월초 중본 방문 투쟁, 민주노총에 계약직 독자노조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함으로써 상층압박전술 활용)이 계획되고 있다. 독자노조의 건설은 이후 9월말 투쟁에서 회사측과 합법적인 교섭테이불을 형성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정규직과 계약직의 노노간의 갈등의 요소도 상당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자료]
고용 및 임금투쟁
계약직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이번 한번(6월 재계약)은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9월 재계약)엔 '3개월마다의 계약갱신(해고위협), 85만원'은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다. 만약 9월 재계약에서도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의 대거이탈로 인해 계약직노조 가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위의 자료]
계약직 노동조합은 이와 같이 9월말 재계약을 기점으로 총파업투쟁을 계획하였으나 9월 30일 임시대의원대회가 개최되면서 노조 합법화투쟁으로 진행하였다.
4) 9월 노조합법화 투쟁
정규직 중심의 노조가 계약직원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상당한 부담감이 있으리라고 우리는 판단합니다. 전체 계약직이 1만명을 넘는 상황에서 갑자기 정규직 노조가 계약직의 문제를 모두 끌어안고 해결하기에는 실제 여러 부분에서 부담감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때문에 계약직의 근로조건 문제나 고용안정 문제에 대하여 정규직 동지들과 정규직 노조가 모두를 끌어안고 풀어주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계약직의 문제는 계약직 스스로가 해결한다는 기본원칙을 우리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단, 우리가 정규직 노조에 바라는 것은 헌법에도 보장된 노동3권, 합법적으로 보장된 법적 절차를 통해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규직 노조가 계약직의 단결권을 침해만 하지 말라는 것이 한통노조에 대한 우리의 유일한 요구입니다. 계약직의 희망과 바램을 저버리지 말것을 정규직 동지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위의 자료]
계약직노동자들은 노조합법화를 규약개정을 통한 독자노조로 계획하고 있다. 계약직 노조의 독자건설은 어용노조의 책동을 완전히 무력화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시적인 차선책으로 채택된 것으로 보여진다. 당장에는 독자노조로서 계약직의 단결권을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 이제껏 산적한 생존권적 요구들을 부분적으로 보상받을 수는 있겠지만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투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근본적으로 쟁취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국통신 노동조합은 그동안 계약직 노동조합의 조합가입을 거부하고 복수노조라는 이유로 독자노조설립도 반려되어 법외노조로 존재하고 있다. 계약직노동자들은 "계약직이 정규직에게", "정규직이 계약직에게", 힘내라 봇대야 4호 등의 선전물과 대국민선전전 등을 통해 계약직 노동조합의 처지를 알려내고 한통노조, 공공연맹, 민주노총 등 면담을 통한 압박, 일반적 구속력/단협적용 관련 소액재판. 조합원 지위확인 소송 등 법적 투쟁을 통한 압박, 한통노조에 조합원 가입원서를 등기로 보내는 등 끊임없이 이동걸 집행부을 압박해 왔다. 노동계의 압박속에 계약직 노동조합이 부담스러웠던 이동걸 집행부는 계약직과의 약속을 이행하고 노동계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9월30일 대의원대회을 개최하였다. 그러나 회사는 독자노조설립이나 노동조합가입 모두를 방해하고 현재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대의원대회에서 부결이 나오도록 대의원들을 조직했다. 결국 집행부의 부채 때내기는 실패하고 규약개정은 부결되었다. 규약개정의 부결은 계약직 노동조합의 분노를 자아냈으며 이는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즉각적인 조합가입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처지를 대의원들에게 알리고자 하였다. 그러나 계약직 노동자들은 집행임원들에게 떠밀려 내려졌다. 그러나 이들의 투쟁은 10월11일 또 한번의 규약개정을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약속 받았으며, 대의원대회가 무산되거나 부결될 시 반드시 조합에 가입시킬 것이라는 약속을 대의원대회장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하게 하였다.
10월11일 규약개정을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가 개최되었다. 회사측의 방해로 임시대의원대회의 인원이 1/2이 모이지 않아 대회개최를 예정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게 개최하게 되었다. 이동걸집행부는 39명의 대의원에게 사퇴를 받아내고 대의원대회를 진행하였다. 대의원대회에서 222명 참석, 211명 찬성, 4명 반대, 7명 무효로 규약개정이 되었으며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의 독자설립이 현실화되었다.
한국통신노조의 규약개정으로 계약직노조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 다. 규약개정으로 이제 단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으나, 공식적으로 기존 노조의 보호없이 독자적으로 구조조정을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설립된 계약직노조는 3월에 2차례, 8월말에 1차례 등 모두 3번 의 설립신고서를 내왔지만, 번번히 한국통신노조 가입대상이라며 복수노조 금지를 이유로 반려돼왔고, 8월말 신고서는 연기된 상태다.
이날 규약개정으로 7개월만에 독자노조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계약직노조도 발빠르게 대처하기 시작했다.
계약직노조는 12일 새벽 곧바로 1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총회 를 열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의사를 밝힌 구강회 위원장에 이어 홍준표 신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조직강화특위, 투쟁본부를 구성했다.
또 노조가 합법화되는 시점부터 바로 단체교섭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노조는 12일 한국통신노조가 통과된 규약개정안을 노동부에 신고한 것과 동 시에 이날 서울노동청에 4번째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이들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50% 인원삭감 기한인 연말이 채 3개월도 남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의 교섭요 구를 한국통신측이 미루게 된다면 교섭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그대로 해 고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노조가 합법화된다고 '비정규직의 보호'가 보장 될지는 장담할 수가 없는 과제가 이들 앞에 놓인 것이다. - [2000.10.13. 매일노동뉴스]
10월 11일 규약개정으로 계약직 노동조합은 합법화의 길이 열렸으나 이후 어떻게 투쟁해 나갈 것인가가 계약직 노동조합의 최대의 과제로 남아 있다. 회사는 계약직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최대한 미루면서 계약직노동조합의 조직을 와해하려는 작업을 할 것이다. 계약직노동조합은 정규직과의 단결력을 확보하고, 동등한 지위에서 연대투쟁해 나가야 하며, 계약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내건 투쟁을 지속적으로 조직해 나가야 한다.
3. 투쟁의 전망과 요구
1) 계약직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 투쟁
- 계약직의 정규직화를 핵심요구로 투쟁해야 한다.
9월30일 대의원대회를 기점으로 계약직노동자들의 투쟁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단지 노조 차원의 의지나 계획 때문만이 아니라 계약직 노동자들이 처해진 객관적 조건과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계약직 노동자들의 해고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통신 사측은 지난 5월31일 2년이상 계약직을 부당해고 한 것에 이어 또다시 3개월이 되는 8월31일 2년이하 계약직을 부당해고 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전 둔산전화국의 계약직6명(3개월미만)은 7월20일 해고된 상태이고 대전 용전전화국 계약직3명(8월31일1년)은 7월29일 오늘 국장으로부터 8월31일 계약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금현재 저희는 기본적이고 정당한 요구조건을 가지고 다시한번 국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출퇴근 투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우리의 요구조건은 무시하면서 손쓰기 쉽다고 2년이하 계약직을 부당해고 한다는 것은 우리 1만여 계약직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또다시 해고의 칼바람이 분다.]
회사측은 계약직 4500여명을 어떤 방식으로든 12월에 정리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왜 12월인가? 회사측의 문서를 보면 이런 것이 있다. 이번 3차광역화를 경과하면서 데이타개통요원(ADSL/KORNET/전용회선 등)을 광역국으로 집중화시키고 선로요원들을 지속적으로 교육시켜 데이터 개통요원을 더욱 보강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는 12월까지 점차적으로 선로분야에서 정규직을 줄여나가고 정규직의 (회사측이 보기에는)무능력한 일부와 계약직만을 남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그간 추진해온 선로분할을 연말에 단행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12월까지 선로분야를 담당할 용역회사나 도급회사를 설립해 선로유지 보수업무를 그 회사로 넘기고, 남아있는 계약직들을 그 회사로 흡수하겠다는 시나리오가 정확히 성립한다. 결국 회사측은 그렇게 염원하던 선로분사화와 선로분할을 통한 조합의 약화, 계약직원의 문제해결(정규직의 문제는 전환배치나 명퇴로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등 일거삼득의 효과를 거두게 되는 것이다. [중본은 말로만 아니라 실천으로 해야한다]
그리고 계약직의 해고는 정규직의 정리해고, 명예퇴직과 맞물려 진행될 것이고, 12월까지 계약직과 정규직을 합하여 10.000명 가량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계약직의 투쟁은 단순히 계약직들만의 투쟁이 될 수 없으며, 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 투쟁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것이다.
한편 계약직 노동자들은 노조 결성과 5·6월 투쟁이후 기왕에 억눌려왔던 생존권적 요구를 거침없이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85만원선인 임금의 인상과 고용불안의 해소, 차별대우 철폐, 노동조건의 개선 등을 일괄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당면한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그리고 차별대우 철폐 등을 위해서라도 정규직화는 당면한 목표로 분명히 채택되어야 한다. 정규직화에 대한 요구 없이 계약직의 생존권이 해결될 리 만무하며, 5·6월 투쟁에서처럼 일시적으로 연기·유보되는 것에 불과하다. 그 기간동안 과연 계약직 노동자들은 마음 편하게 노동할 수 있을 것인가. 3개월을 6개월로, 아니 1년으로 바꾼다고 해서 고용불안이 해결될 수 있는가. 또 당장 얼마만큼의 임금을 올린다고 해도 언제 또 다시 삭감될 지 모르는 것이 계약직의 임금이다. 자본은 재계약을 빌미로 언제든지 임금을 다시 깎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계약직 노동자들의 주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모아져야 한다.
2) 투쟁을 통한 조직정비와 확대 - 자본의 이데올로기 깨뜨리기
법외노조로서 그 동안 계약직 노동조합은 회사와 교섭 한번 없었다. 교섭권이 없는 계약직노동조합은 수많은 계약직노동자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조직을 확대하고 정비하기가 어려웠다. 법외노조라는 이유로 회사에서는 단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계약직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을 알려내는 데도 힘겨웠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의 합법화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직을 정비하고 확대하는데 어느 정도는 그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합법노조라고 해서 모든 노동조합이 힘을 가지고 생존권투쟁 등을 힘있게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법외노조라 할지라도 계급적 단결력을 확대하고 자본에 힘있게 투쟁한다면 그 효과는 법외노조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때문에 한국통신 계약직노동조합은 합법노조로서 이전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힘있는 조합으로서 다시 서기 위해서는 첫째, 조직을 정비하고 확대해야 한다. 조직체계 및 조직 내 민주성을 확보하고,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계약직 노동조합의 공동활동을 모색하고, 일상적인 현장활동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일상적인 현장활동으로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으로 다가가야 한다. 또한 조직확대를 책임질 각 지역별 단위를 구성해야 한다.
둘째, 현장의 요구를 집약해서 이러한 현장의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조직화해야 한다. 이는 전국적인 전선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이 투쟁에 민주노총과 공공연맹은 반드시 연대를 만들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계약직노동조합을 넘어 비정규직 노동자전체를 조직해야 한다.
자본은 끊임없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하고자 한다.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은 이러한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수세적으로 대응 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하여 깨뜨려 나가야 한다. 계약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의 계약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 안고 투쟁의 전선을 만들어 낼 때만이 가능하다. 이러한 투쟁속에서만이 계약직노동자들의 조직화는 확대될 것이다.
3) 전국적 연대투쟁 - 투쟁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간의 직접적인 연대
한국통신사업장의 계약직 운동은 단순히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운동은 전체 남한 노동자 운동의 일부분이며, 그 중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투쟁이다. 따라서 이 투쟁이 한 사업장의 투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체 비정규직노동자 운동과의 연대투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계약직 노조의 경우 연대를 단순히 상층기구들간의 연대정도로 축소하는 듯하다.
그동안 비정규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노력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차별에 맞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통신계약직노조(위원장 구강회), 방송사 비정규운전직노조(위원장 주봉희), 대상식품 사내하청노조(위원장 정종득) 등 올 상반기에 결성된 비정규노동자들의 노조는 십여 개에 이른다.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욱 뚜렷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6월15일 12개 비정규직 노조들이 참가한 가운데 결성된 '비정규직 노동조합 전국대표자회의'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9일 노동자대회 개최를 결의했던 대표자회의는 현재 민주노총 산하 60여개 노조를 참가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각 지역별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및 불법 사례가 발견될 경우 공동대응을 나설 것을 결의했다. 여기에 파견법 시행 2년을 맞아 각 사업장에서 '해고'가 남발되는 문제도 노조결성을 통한 대응 분위기를 자극할 전망이다. 이미 파견법 악용사례의 대명사가 돼버린 방송사 비정규 운전직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98년 촉탁직 전환 후 올 6월5일 '파견법'을 이유로 촉탁직원들을 해고시킨 LG캐피탈 등에서는 벌써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노조가 결성된 상황.
워킹보이스에 공개된 상담 사례들도 파견노동자들의 경우가 20여 건으로 가장 많다. 이들 대부분이 '해고'와 같은 극한적 상황에 직면해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
게다가 비정규직 문제를 법적·제도적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최근의 경험이 말해주듯 민주노총을 비롯한 상층중심의 연대, 비정규직 운동을 위한 독립적인 전국기구의 결성 등은 아래로부터의 연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투쟁의 전진을 가로막고 결정적인 시기에 타협을 조장하는 관료적 기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상층 노조관료들이 가장 집착하는 것이 바로 법적·제도적 협상이며 이는 투쟁을 합법적 테두리로 가두는 결과를 낳고 있다. 따라서 한국통신계약직 노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공장과 업종을 넘어 투쟁사업장 노동자들간의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연대와 함께 우리에게 유리한 법은 최대한 활용하지만 우리의 투쟁을 가로막는 악법은 "어겨서 깨뜨린다"는 자세로 투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은 본질적으로 자본가들이 편이며, 노동자 계급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법·제도적 투쟁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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