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부는 영업용 화물자동차에 면세유를 공급해야 하는가?>
지금 우리 화물노동자에게는 매우 엄혹한 현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3년에 900원대이던 경유가격을 1차 경유가 인상(에너지 세제개편)으로 1,000원대로 올려놓은 것도 모자라 이제 2005년부터는 경유자동차 시판에 즈음하여 경유가격을 휘발유값의 85% 수준인 1,136원대로 인상하겠다고 합니다.
IMF이후 사실상 운송료는 동결된 상태에서 고유가 때문에 시름하고 있는 화물노동자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입니다.
정부의 이번 경유가 인상계획은 전혀 정당성이 없습니다.
정부는 우선 지난 2003년 5.15 노정 합의 당시에 화물연대와의 합의에서 “에너지세제개편에 다른 부작용의 예방과 해결을 위해 노동조합, 사업주 단체와 성실히 협의한다”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를 어기고 어물쩡 공청회를 통해 날림으로 경유가 인상계획을 처리하려고 했던 것은 정부의 약속 불이행, 거짓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둘째, 정부가 진정 대기오염을 걱정했다면 경유승용차 시판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대기업 자동차회사들의 로비에 경유승용차를 허용해놓고, 아무런 연료 대체수단이 없는, 애꿎은 생계형 영업용 화물노동자에게 비용부담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이 걱정된다면 기름값을 올릴게 아니라 경유승용차 시판계획을 철회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골프용품, 귀금속, 대형 가전제품 등 서민들은 구경하기도 힘든 사치성 소비재에는 특별소비세를 면세하면서 생계수단으로 필수적인 경유에 대해 영업용 화물차에 특소세의 특별세인 교통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입니다.
넷째, 정부는 “한국에서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가 비율이 외국에 비해 너무 낮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꾸로 OECD국가 가운데 우리나라가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쌉니다. 그러니 경유가를 올릴 게 아니라 휘발유 가격을 내려야 합니다.
다섯째, 오히려 가격 재조정으로 인하할 계획이 있는 LPG에 대해서는 이미 국회에서 면세입법안이 제출되어 있습니다. 운수관련 노동자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비용부담을 늘리는 기름값 인상에 반대하고 있으며, 건설관련 업계나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화련) 등 사업자 단체들까지 경유가 인상 반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정부는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외면하고서 국가물류비를 절감하고 동북아물류중심국가를 건설하겠다는 허황된 장밋빛 계획을 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기름값, 도로비 등 직접 비용이 운임의 절반 이상을 넘어서 적자운행을 계속하고 있는 화물노동자들이 다 죽고 나면 무슨 놈의 물류중심국가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다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우리 화물연대는 정부와 국회에 경유 면세유 공급 법안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유 면세유가 공급되면 정부 계획에 따라 인상될 경유가가 1,136원이라면 이 기준으로 약 760원대에 경유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됩니다. (*교통세와 이에 따르는 주행세, 교육세를 면세할 경우) 이처럼 면세유 공급이 이뤄질 때, 우리 화물노동자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을 지켜낼 수 있는 것입니다.
<재산권 보장과 개별허가제 도입에 앞서 화물노동자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하반기에 화물연대는 전체 화물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이외에 몇 가지 대 정부 요구를 중심으로 싸워나갈 계획입니다.
먼저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올해 연말부터 시행되는 개별허가제 시행에 앞서 화물노동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화물연대의 끈질긴 투쟁으로 수급조절을 위한 허가제가 도입되었으나 문제는 개별화에 있습니다. 개별화는 화물노동자에 대한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시장의 무한경쟁으로 내몰아 가뜩이나 물량 공급은 부족하고 화물차량은 포화인 상태에서 운임 덤핑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화물노동자를 말려 죽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외적으로 개별허가를 받아야 하는 현실이 있음을 인정한 가운데에서 개별허가제 시행 전에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내가 피땀흘려 모은 돈으로 산 내 차를 운수회사에 빼앗기는 기막힌 일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차량등록원부에 명의병기를 의무화하고 운수회사가 이를 거부하면 행정처분 등 강력히 조치해야 합니다. 또한 차량을 처분할 때는 화물노동자(지입차주)의 동의를 반드시 구하도록 하고 지입료도 업무대행료 수준으로 낮춰야 합니다. 또한 위수탁계약만 체결하고 물량을 주지않아 지입료만 떼먹는 사기범들을 강력 처벌해야 합니다.
또한 운임 덤핑경쟁을 막기 위해 기존 운수회사에서 개별허가로 나갈 때 회사차량을 당연 감차시켜야 합니다. 차량 소유권 분쟁에 대비한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공제보험에 대한 전국채산제, 공영차고지 확충, 표준요율제 및 주선료 상한제 도입, 악질 사업자의 운송료 횡령이나 차량 임의처분에 대한 처벌 방안 마련 등이 우리가 개별허가제 시행 전에 요구하는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이 모든 필수적 보호 조치들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화물노동자들의 미래는 점점 힘들고 어두워질 것입니다. 우리의 투쟁은 바로 화물노동자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투쟁입니다.
<실질 산재보험 즉각 적용과 노동3권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 정부에서 도입하려는 산재보험은 화물노동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려는 가짜 산재보험이며 업체가 부담하는 진짜 산재보험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노동3권 보장을 약속했고 노동법상으로 보호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화물운송특수고용노동자인 우리들에게 대통령의 약속은 이행되어야 합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 이목희 노동위원장(제5정조위원장)은 노동법 개정으로 노동3권 보장을 말했지만, 여당의 비정규직 보호 입법안에는 그런 내용이 한 줄도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거짓말은 이제 만천하에 폭로되었습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사고가 나서 다쳐도 죽어도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화물노동자,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껏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화물노동자의 참여를 봉쇄하는 정부가 무슨 참여 정부입니까?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가자! 10.16 여의도로! 화물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하여!>
이제 우리의 요구사항들을 쟁취하기 위해 화물연대는 10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철도, 택시 노동자들과 함께 서울에서 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 투쟁을 전개합니다.
화물뿐만 아니라, 운수노동자들의 생존권 쟁취를 위하여 우리는 투쟁에 떨쳐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물류대란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화물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려 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화물법안이 일부 손질되긴 하였지만, 현재의 악순환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물류대국은 그당사자인 화물노동자들을 죽이고서는 이룰 수 없습니다.
화물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때, 물류대국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입니다.
화물노동자들의 현실에 다시한번 귀기울여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화물노동자 생존권 투쟁에 많은 지지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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