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을 위해 대형 아름드리 산림 벌채를 중단하라!! 숲은 인류의 고향이고 지구의 허파이다. 벌목통제권을 주민들에게!!

작성자
파리평려회의
작성일
2021-05-30 17:05
조회
162

대형 나무 벌채는 식민지적 착취, 주민이 가꾼 숲이 생물다양성이 더 풍부하다. 숲과  나무는 주민이 주인이다. 벌목통제권을 주민들에게!!



엊그제 거대한 삼나무가 트럭에 실려가는 사진 한 장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에 있는 밴쿠버 섬에서 찍힌 사진. 나오미 클라인도 이 사진을 리트윗하고 '외설적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벌채 문제 때문에 그녀도 잔뜩 상기된 상황.



천 년, 혹은 이천 년. 웬만한 인류 문화 유산보다 더 오래 살아온 삼나무들이 쓰러지는 곳,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Fairy Creek. 여기가 지금 문제다. 최근 며칠 동안 120여명이 체포됐고, 경찰들은 벌채와 임도를 봉쇄하고 있는 환경운동가들을 붙잡아가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는 세계 온대 다우림의 25% 가량이 몰려 있는 곳이다. 삼나무, 전나무 등 오래된 나무들의 고향이다. 별명이 있다. '키 큰 나무들의 고향'. 그래서 임업이 발달해 있다. 나무를 벌채해 수출하는 것으로 먹고 산다. 그 탓에 항간에서는 '북미의 아마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아마존 숲이 소고기와 콩과 목초를 위해 불태워지고 있다면, 여기 잘사는 북반부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 숲은 세계 목재 산업을 위해 잘려나가고 있다. 이케아를 비롯한 질 좋은 가구들.



뿐더러,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벌채되는 나무의 12%가 유럽의 펠릿 공장으로 실려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펠릿 발전소 중 하나인 영국 Drax가 수입하는 펠릿의 17% 가량이 바로 여기에서 온다. 유럽의 경우, 기후위기 때문에 석탄을 못 때게 하니까 나무를 펠릿으로 가공해 '탄소중립'으로 미화된 채 열심히 불태우고 있다. 탄소를 잔뜩 머금고 있는 나무를 불태워 에너지를 얻는 건 결코 탄소중립이 아니다.



여기 브리티시 콜롬비아 지역에서 고대 삼나무가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 Fairy Creek. 캐다나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는 고대 원시림, 적어도 1만 년 전부터 형성돼 온 고대의 천연림, 캐나다에서 희귀종 생물이 가장 많이 사는 곳, 세계에서 이제 2, 3%밖에 남지 않았다는 가장 오래된 숲 중 하나, 퍼스트 네이션을 비롯해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이곳을 끝내 주지사와 목재 회사들이 벌채하기로 한 것이다.



벌채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경운동가들과 시민들이 몇 달 전부터 임도를 봉쇄해버렸다. 임도 위에 텐트를 치고, 나무 위에 올라가고, 벌채 기계 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주 법정이 벌채를 허용했고, 경찰들이 활동가들을 체포해 실어나르고 있는 것이다.



이곳 브리티시 콜롬비아는 캐나다 불복종 시민운동과 환경운동이 벌어진 곳이다. 캐나다 역사에서 가장 큰 불복종 시위가 벌어졌다. 80년대부터 벌채 반대 운동이 시작됐고, 1993년에는 9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바로 그곳에서 체포됐다. '숲속의 전쟁'이라고 회자되던 그 투쟁이다.



환경운동가들은 하나같이 '식민지적 착취'라고 입을 모은다. 원주민들과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고 있는 고대 숲을 북반부 자본주의의 목재와 전기를 위해 베어내고 있다. 풍요의 생물다양성과 에코시스템도 덩달아 부서졌다. 정치 관료와 벌채 기업들이 돈과 회유를 통해 원주민을 '찬성/반대'로 분리시키는 것도 전형적인 식민 착취와 똑같다. 한편의 원주민들은 임도를 봉쇄하고 있는 환경운동가들에게 나가달라고 말하고, 또 한편의 원주민들은 고향을 잃을 수 없다며 시민들과 투쟁하며 경찰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다. 전형적인 분리 전략.



하지만 캐나다 환경단체들과 과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그냥 방치해둔 고대 숲보다 원주민들이 관리하고 살펴온 산림이 훨씬 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에코 시스템이 견고하다고 한다. 쓰임에 따라 부분적으로 벌채를 하고, 숲의 균형을 관리해온 숲지기들이 바로 원주민들이었다고.



정답은 이미 이렇게 선연하다. 벌채 산업에 종사해온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공정하게 전환시키고, 숲의 관리를 원주민들에게 맡기는 '전환'. 이윤만을 위한 대규모 벌채는 모든 붕괴의 지름길일 뿐이다.



과연 제 2의 '숲속의 전쟁'이 시작될까. 속속 체포되고 있지만, 캐나다 시민들은 계속 Fairy Creek에 당도하고 있다.



한편에선 탄소중립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계속 세계의 숲을 베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숲을 베어내는 한 탄소중립은 그냥 말장난일 뿐이다. 탄소흡수원을 소멸시키고, 육지 생물다양성의 원천을 소멸시키는데, 테슬라 자동차가 당신들을 구원할 수 있을 것 같은가. 편리와 자본의 이윤 때문에 자연 착취를 고수해왔던 패턴을 바꾸지 않는 한, 기후위기는 더욱 증식할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쓰고 한국 현실을 보니. 화력 발전소도 나몰라라, 대규모 산림 벌목도 나몰라라, 그저 그린워싱하느라 세월 가는 줄 모르는 문재인 정부가 P4G인지 뭔지를 하겠다고 코메디를 하는 현실.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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