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전본부는 3. 8(월) 11:00시 용두동에 위치한 민주당 대전시당 앞에서 113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문재인정부 여성노동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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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는 이영주 민주노총 수석부본부장을 비롯해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대전지회 이조은 지회장, 충남대학교병원지부 조항남 조직부장, 교육공무직본부대전지부 신은정 정책국장, 여성장애인연대 유승화 대표, 철도노조 고객센터지부 조지현 지부장 등이 참석해 여성노동자의 저임금, 고용불안, 노동권익 등 여성노동자가 겪고 있는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토로했다.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는 필수노동, 대면노동, 돌봄노동, 여성노동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규탄대회 참가 일동은 “2021년을 코로나19 시기에 드러난 취약한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바꿔내는 시작점으로 삼고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계기로 여성노동자의 요구를 전사회적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세상을 향해 투쟁 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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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전문>

불안정과 위험을 넘어 여성노동자의 투쟁으로 계승하는

113주년 세계여성의 날

 

K방역은 유례 없는 신화를 만들어냈으나, 여성은 어느 때 보다 불안정해졌다.

방역의 최전선에는 여성노동자들이 앞장섰고, 필수노동이라도 부르는 영역에는 여성들이 동원되고 위험을 감수하는 불안한 노동을 도맡아왔다. 그러나 그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가난하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산재승인 판정을 받은 노동자들이 속한 직업은 요양보호사,간호사,간호조무사,콜센터상담원이 가장 많았다. 모두 여성들이 밀집된 일자리다.

2021년 1월 여성고용률이 50.6%에서 47.7%로 하락했다. 무려 59만7천명의 여성이 일자리를 잃었다.

중소영세제조업, 관광서비스, 학교방과후를 비롯한 일자리는 사라지거나 잠정적인 실업을 맞았으며, 뒤이어 그들이 찾은 일자리는 택배물류창고의 야간 분류작업과 코호트 격리된 요양시설의 단기간 시간제 일자리다. 여성들이 물류창고에서 요양보호시설에서 일하다 죽어 나가고 있다. 더 위험하고 더 불안해졌다.

우리 사회 가장 낮은 일자리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는 한파에 얼어 죽었지만 결코 낯선 소식이 아니다.

학교가 닫히고 공적돌봄이 약화되면서 가정내 돌봄 부담으로 여성들은 퇴직을 선택해야 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이 선택을 자발적 선택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나마 간절하게 요구했던 한 가지. 코로나 시기 만이라도 모든 해고를 금지하라는 우리의 요구는 무시당했고, 해고를 당하는 비정규직여성노동자의 투쟁이 대기업에서 학교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 발표한 정부의 여성고용대책은 고용절벽에 놓인 여성들에게 실직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가? 일자리 대책은 여전히 저임금과 단기일자리등 불안정고용의 형태로 채워져 있다. 십수 년 일하던 곳에서 밀려난 여성들이, 이제 생애 첫 일자리를 찾을 청년여성들이 맞이할 일자리가 6개월짜리, 경력관리도 어려운 일자리 대책으로 마련된 점은 분노스럽다. 이 정부가 여성들의 노동을 또다시 분절되고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로 누구나 힘들다”고 “모두 힘드니 조금만 더 참고 이겨 내자”는 것은, 이 사회가 여성을 동원하고 희생시키면서 만들어낸 착취의 논리에 불과하기에 우리는 투쟁한다.

우리는 지금을 전환의 시기로 만들 것이다. 더이상 여성의 노동으로 유지해온 K방역과 안전한 사회는 없다. 돌봄과 대면 서비스, 그린 뉴딜에도 대체되지 않을 노동. 그 노동을 이제 필수노동이라 부르고 있다. 이제야 드러난 여성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113년 전 선배여성들이 외쳤던 노동하는 시민으로서 여성의 권리를 찾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빵과 장미. 참정권과 임금을 말하던 존엄과 생존의 요구를 2021년 지금,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이다.

– 여성에게 전가된 독박 돌봄을 중단할 것이다. 공적 돌봄 확대하고 돌봄사회로 전면 전환하라.

– 여성만을 비정규직으로 사용하던 일자리의 고용관행 중단하고 정규직화 실시하라.

– K방역은 사기다. 코로나 전담병원의 인력 대책 마련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하라.

– 청년여성이 위험하다. 청년여성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라.

– 혐오 정치를 중단하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을 비롯한 모든 사회구성원의 안전하고 평등한 노동권을 보장하라.

우리는 지금의 재난이 우리가 속한 일터를 넘어 민족과 인종. 국경을 넘어선 모든 여성노동자의 문제이며, 우리와 연대하는 소수자의 문제임을 밝힌다. 감염병과 함께 찾아온 혐오의 정치는 확대되었고 성폭력 피해 여성은 물론이고 트랜스젠더, 이주민, 장애인을 일자리에서 쫓아내고 죽음으로 내몰았다.

민주노총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한 달간 사회적 타살로 생을 마감한 세 분 변희수, 김기홍,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또 다른 성소수자를 기억하며, 혐오에 맞선 연대투쟁으로 모든 존재가 일터에서 평등하게 삶을 유지하는 성평등 세상을 향해 투쟁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20213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기자회견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