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장에서 갓 취직했을 때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 (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전태일).
전태일은 194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60년 남대문초등학교, 1963년 청옥고등공민학교를 잠깐씩 다녔지만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학업을 계속 할 수 없어 신문팔이와 구두닦이, 손수레 뒤밀이, 삼발이 장사 등을 하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1965년 가을 서울 평화시장에 있는 삼일사에 취직을 하면서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평화시장의 참혹한 노동현실을 경험하게 된다. 1969년에는 재단사 모임인 ‘바보회’, 1970년에는 ‘삼동친목회’를 만들어 청계천 일대의 노동실태를 조사해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노동청에 제출하는 등 갖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근로조건이 개선되기는 커녕 사업주의 횡포와 노동청 등 정부당국의 멸시만 이어졌다.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은 평화시장 앞길에서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치르며,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를 외치며 분신항거했다.
▲어린시절
전태일은 1948년 8월 26일 대구에서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한국 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해 소규모 양복 제조업을 하던 전태일의 아버지는 염색을 맡긴 원단이 잘못되는 바람에 빚더미에 앉고 만다. 결국 전태일의 아버지는 가족을 이끌고 1954년 서울로 올라온다. 재봉 기술이 있었지만 취직하기가 어려웠고 평화시장이나 중부시장 등에서 그때그때 생기는 일거리를 해주고 몇 푼의 돈만을 만질 수 있었다. 가족들은 서울역 앞 염천교 다리 밑에서 한댓잠을 자며 만리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동냥으로 연명했다.
▲소년시절
1960년 초에 전태일은 남대문 국민학교에 편입해 4학년이 됐다. 그 꿈도 잠시 4.19 혁명 직전에 학생복을 단체로 주문받은 전태일의 아버지는 여기 저기서 빚을 얻어 원단을 구입하고 제품을 만들어 납품을 했다. 그러나 곧바로 4.19 혁명이 일어나자 주문을 받아온 브로커가 중간에서 대금을 가지고 사라져버려자 전태일의 아버지는 또 다시 빚더미에 앉게 됐다. 하루 아침에 빈털터리가 돼 다시 길거리에 나앉게 된 것이다. 먹는 때보다 굶는 때가 많은 나날을 보내던 전태일은 신문팔이를 시작한다. 12살 소년 전태일은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신문을 팔기 시작했으나 차츰 신문을 팔아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절박함이 전태일을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만들어 결국 4학년 초에 전태일은 학교를 중퇴하고 생계를 위한 노동을 시작하게 된다.
▲청년시절
떠돌이 생활을 전전하던 전태일이 안정된 직장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버지에게서 배운 미싱 기술 덕분이었다. 안정된 직장이라고는 하지만 하루 일당이 50원에 불과했다. 당시 다방에서 차 한잔 값이 50원이었으니 하루 14시간을 힘겹게 일한 대가가 일반 사람들이 차 한잔 마시는 것에 불과했다. 전태일의 나이 17살이 되던 1965년, 그는 평화시장의 삼일사에 취직하게 된다. 어머니를 비롯해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서 살게 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이제 흩어졌던 가족도 다시 모이고, 어머니도 행상을 해서 돈을 벌고 태일도 매달 적은 돈이지만 월급을 받아오게 되어 가난한 가정에도 작은 희망이 싹텄다. 삼일사에서 미싱보조로 미싱일을 배운 전태일은 1966년 가을에 통일사에 미싱사로 전직한다. 평화시장에 발을 들여놓은지 1년여 동안 태일은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게 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평화시장에서 일하는 나이 어린 여공,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보며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특히 열 두세살의 어린 소녀들이 일당 70원을 받으며 점심도 굶은 채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가슴 속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의 회오리가 일게 된다. 이 후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죽는 것 빼고 다해본 그는 22세였던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 책을 가슴에 품은 채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치며 그렇게 타들어갔다.
▲다시 부활한 전태일
전태일이 자신의 생명을 던짐으로써 한국노동운동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전태일의 죽음으로 시작된 노동운동의 발달은 1970년대 청계피복노동조합의 활동을 비롯해 민주노동운동의 발달에 있어 근원이 됐다. 또한 지식인들이 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민중의 삶과 투쟁이 역사의 전면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기폭제가 됐으며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역사적 사건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