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우
민주노총 대전본부
사회공공성강화위원장
바야흐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시대라고 할까, 우리나라에서 요즘 트위터를 하는 사람이 600만명에 육박하고 페이스북 이용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이 잇따라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옮긴 탓인지 싸이월드 이용자수는 한 때 2200만명을 넘어섰다가 최근에서 19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모바일웹2.0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스마트폰이라는 휴대전화가 만들어낸 엄청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트윗(twit)’은 새처럼 쉴새없이 재잘거리는 행위를 말하고, ‘팔로잉(following)’과 ‘팔로워(followers)’라는 느슨한 관계들 사이에서 트윗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트위터(twitter)’란 서비스이다.
트위터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빠른 전파력에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때 그때마다 생각하는 것들을 휴대전화, 특히 스마트폰의 트위터 프로그램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전할 수 있고, 이것은 리트윗(retwit) 기능을 통해 순식간에 세상으로 퍼져 나간다. 지난 추석 전날 불시에 수도권 지역을 강타했던 물난리 소식을 사람들은 트위터를 통해서 맨 먼저 접했고 그 후 시시각각으로 물이 차오르던 서울 시내 각지의 모습 또한 트위터를 통해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공중파 TV의 뒤늦은 뉴스 속보에서조차 트위터에 이미 올라온 영상들을 소개하면서 물난리의 긴박함과 심각성을 알릴 정도였다. 그만큼 트위터는 특정한 사건이나 사실을 바로 공유하는데 탁월한 소통의 수단이다.
트위터의 또 다른 특징은 엄청난 정보량이다. 기본적으로 겨우 140자에 지나지 않은 짧은 글이지만 링크 걸기 등을 통해서 참으로 많은 정보들을 실어 나른다. 겨우 150여명을 팔로잉하고 100여명의 팔로워로 두고 있는 나 자신만 하더라도 하루에 수천 건의 트윗(정보)을 만나게 된다. 트위터를 통해서 그 날의 의미있는 기사를 접하고, 좋은 글을 잃고,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이따금 근사한 사진이나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 물론 그 정보들의 참과 거짓,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이용자의 몫이다. 일상생활에서 트위터의 덕을 톡톡히 보기는 하지만 나는 아직 트위터를 통해서 좋은 정보를 직접 생산하고 나눠주는 데에는 인색하다.
트위터에 완전히 몰입하기에는 뭔가 불편하고 어색한 것이 있다. 가령 트위터로 연결된 사람들은 내가 직접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은데, 그들에게 거리낌 없이 내 얘기를 내뱉는 것이 낯설다. 나의 재잘거림(트윗)들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익한 것인지도 자신이 없다. 더러 유익한 것을 생산하더라도 가까운 이웃과 친한 동료보다 먼저 미지의 트위터리안들에게 보내는 것이 미안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스마트폰을 맘껏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정보격차도 내 맘을 편치 않게 한다.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살면서 정작 꼭 챙겨야 할 것들은 놓칠까봐 걱정된다.
다른 사람들의 사적인 얘기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의 일상에 끼어드는 것도 늘 반갑지만은 않다. 때로 현실사회에서의 권력관계가 그대로 트위터에 전이되는 것을 볼 때도 참 안타깝다. 나는 꼭 필요한 때나 충분히 여유가 있을 때가 아니면 스마트폰을 켜지 않는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얘기를 나눌 시간을 트위터에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이다.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그 어떤 생동감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 하더라도 지역과 내 이웃의 문제를 공유하고 그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오프라인 만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