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해당 교사들이 혹독한 시련을 맞고 있다.
전국적으로 기소된 교사 183명에 대한 징계요구가 11일까지여서 파면 또는 해임 등 사실상 생존권을 박탈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전도 공립 4명과 사립 5명 등 총 9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교조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7일부터 기자회견을 비롯해 농성, 1인시위, 대시민선전전 등 11일까지 징계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는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대전시교육청은 해당 교사들이 제출했거나 제출할 소명자료를 충분히 검토해 징계 유무를 공정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기자 브리핑을 통해 전교조?공무원노조의 교사와 공무원들이 특정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하고 매월 일정 금액을 정당 계좌로 납부행 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공무원노조 103명, 전교조 190명 등 총 293명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6일 공무원 노조 90명, 전교조 183명 등 273명을 정당법, 국가(지방)공무원법,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고, 각 시도 교육청에 공무원범죄사실을 통보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행정안전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기소된 273명 중 217명을 파면?해임시키겠다는 징계방침을 발표했다.
◆정부, 논리가 빈약하다
교과부는 이 사건 기소자 전원에 대해 파면과 해임 등의 중징계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교육공무원징계령에 의해 교과부가 징계권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우선 이 사건 징계의결요구 및 징계양정을 결정할 지위에 있지 않을뿐더러 유무죄가 가려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단순히 공소가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파면, 해임과 같은 배제징계 또는 중징계 요구를 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비례의 원칙에 반해 징계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정부가 국가공무원법에 '징계의결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어 대부분 징계시효시간이 지났는데도, '특정 당과의 관계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추정으로 중징계 방침을 세워 관련 교사들을 징계하려 한다'고 시민사회단체는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동일한 교육공무원으로 최근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서울교육청 소속 모 교장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됐지만 형사판결 이후에 징계절차가 개시된 사례가 있고, 2000~2008년까지 공무원이 정당 가입 등 정치활동으로 형사처벌이나 징계된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6.2 교육감선거 결과가 변수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7일 시교육청 앞에서 '교사?공무원 정치탄압 중단, 부당징계 즉각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 농성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는 12일에는 대규모 대시민 선전전도 계획돼 있다.
징계대상자에 포함돼 있는 이찬현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정부가 사법적 판결도 나오기 전에 공무원·교사 전원을 파면·해임조치 하겠다고 나선 것은 정부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보복하는 행위"이라며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에 대한 탄압에 열을 올리는 이러한 정부는 결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는 "몇 년 전 민노당에 가입한 적도 없고 10만 원도 안되는 액수를 딱 한 번 후원했을 뿐인데 대전시교육청은 당원가입탈퇴서를 가져오라고 한다"며 "입당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탈당서를 가져오라는게 무슨 의미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들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고 있고, 11일 징계위원회가 징계의결 요구를 받아도 60일이내에 의결하면 되고 30일 더 연장할 수 있어 총 90일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당장 징계할 방침은 미지수"고 말했다.
그러나 진짜 변수는 이번 6.2 교육감 선거 결과이다.
서울과 경기, 강원, 광주, 전북, 전남 등 6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고, 교육위원도 26명이 출마해 16명이나 당선됐다.
이중 전교조 출신은 14명이다.
전교조는 "국민은 이번 교육감 선거를 통해 정부의 전교조 죽이기가 잘못된 것임을 명백히 보여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징계 문제는 새 교육감이 판단할 문제이지 현 교육감의 소관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대전교육감 당선자는 수성에 성공한 보수로 분류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징계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도 "대전시만 결정 내릴 수는 없다. 전국적인 상황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