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계룡대지회장>
“육·해·공군 통합 지휘본부 등 국가안보의 주요 시설을 관리하는 계룡대 노동자 이직률이 38%나 된다. 해마다 100명 중 40명 가까이가 일터를 떠나는 것이다. 높은 이직률은 계룡대 노동자들이 얼마만큼 힘든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공공노조 대전일반지부 김호경(41) 계룡대지회장은 계룡대 실태를 이렇게 전한다.
김 지회장은 “대부분 입사하는 직원들은 입사하고 나서야 자신이 1년 계약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되는 것을 안다. 더구나 기계설비, 전기설비, 장비설비 등의 기사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입사하지만 현실은 경비업무였다”며 “이 같은 부당함에 노동조합을 만들었더니 돌아오는 것은 반복적 해고였다”고 분노했다.
김 지회장은 2008년 9월 계룡대에 시설관리를 위해 기계기사로 입사했다.
자신이 군인공제회 자회사의 용역직원이라는 신분을 알게 된 것은 며칠이 지나서였다.
사측은 임금을 줄이려 이들을 감시적·단속적 근로자라는 명분으로 설비 기사 일이 아닌 경비업무를 시킨 것이다.
한 달을 일하나 몇 년을 일하나 주당 평균 75시간(월 약 320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받는 임금은 고작 124만 원이었다.
그는 “이 같은 고노동·저임금에 청와대 등 각 공공기관에 탄원서를 내 보았지만 답변은 단 한 곳도 없었다”며 “오히려 관리소장 등이 회유해 오면서 사측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고 마음 받는 동료들과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 결성을 이유로 반복적인 부당 해고를 일삼는 등 탄압하기 시작했다.
작은 평수의 월세에 부양가족이 7명이나 되는 김 지회장은 2번의 부당 해고를 당해도 흔들림 없이 1년이 넘게 노동조합을 한명의 이탈자 없이 이끌어 오고 있다.
그는 “계룡대도, 사측인 군인공제회도 알고 있고, 우리도 알고 있는 사실은 계룡대가 국가와 국방에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우리의 주장은 국가 중요시설에 관리 및 보수 설비가 잘 유지되기 위해 그 곳을 맡고 있는 노동자들의 기본적 인격 존중과 기본적 생활보장, 고용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이상 사측의 탄압으로 군 시설 관리 및 보수 설비에 희망이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며 “우리를 위해서도, 계룡대를 위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도 이번 투쟁은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국가적 중요 시설에 근무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의의를 갖고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일할 수 있도록 사측은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그 결과물에 대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로 실업급여 조차 마감된 김 지회장은 또 다른 해고자들과 함께 생계에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며 장기간 투쟁으로 건강까지 악화일로인 상황이다.
김 지회장은 “우리는 입사 시 1달 이상 신원조회를 거쳐 들어와 일을 했다. 주간, 야간 토요일, 일요일 없이 365일 돌아가는 기계처럼 쉼 없이 업무에 충실했다”며 “이제는 사측이 우리들에게 대답할 차례이다. 대답이 없다면 더 이상 국가안보도 없다”고 말을 맺었다.
